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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왕과 형상 이론 : 플라톤의 국가
Unit 8-1 철인왕과 플라톤의 저서 “국가”
1.요약
소크라테스의 제자였던 플라톤은 스승의 억울한 죽음을 보고 정치에 환멸을 느낀다. 당시의 민주주의 사회의 모순을 보고 실망한다. 그래서 그는 철학에 몰두하게 되고 윤리와 도덕의 정초를 시도한다.
그의 스승 소크라테스는 정의와 진리를 추구한 삶을 살았으나 무엇이 선이고 정의인지 에대해서 답을 주지는 못했다.
이런 면에서 소크라테스는 학자라기 보다는 성자(saint)라고 해야한다.
또 소크라테스는 스스로 덕(virtue)이 뭔지 모른다고 실토했다. 이를 "무지의 지" 라고 한다.
당시 소크라테스는 소피스트의 한 명이라고 인식되기도 했다.
플라톤 역시 초기에는 덕, 정의 등의 가치 개념을 인식가능 하다고 보지 못했다.
그러다가 가치 개념의 인식가능성을
선포하고 이를 토대로 윤리와 사회 철학을 선포한 것이 바로 플라톤의 "국가" 편이다.
테아이테토스 편에서도 플라톤은 상대주의를 비판하기는 했으나 아직 절대주의 혹은 객관주의를 확고히 하지는 못했다.
플라톤으로 하여금 가치의 상대주의를 벗어나 가치와 존재의
절대주의의 가능성을 준 것이 바로 파르메니데스의 "존재" 개념이다.
이전의 강의에서 상세히 밝힌 것 처럼
파르메니데스는 1.존재는 부정이 없다
2. 따라서 존재의 부정을 포함하는 변화나 생성 현상은 ㅡ눈에는 보이나 ㅡ 환상이나 거짓이다.
3.존재는 사유와 같다. 4.존재는 영원하고 변화가 없다.
그런데 후대인들은 이를 "참다운 존재는 변화가 없다"는 식으로 단순화했다.
이런 차원에서 플라톤은
가치 개념들 즉 선(善)과 미(美) 그리고 정의(正義) 등이 단순한 개념이나 단어가 아니라
이에 상응하는 객관적이고 불변적인 실체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바로 이데아 이다.
이데아(Idea, Eidos)를 형상(Form)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플라톤은 파르메니데스와 달리 현상계도 그것이 이데아 세계를 반영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보았다. 현상계는 개별적인 사물이나 사람의 세계인데 이들이 형상에 참가한다고 본다(참여이론).
일반인들은 모두 개별자의 세계에 빠져있는 반면 일부인들은 이데아, 형상의 인식을 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데아의 인식은 감각적 지식과 수학적 논리적 훈련을 거친 사람이 마지막에 도달하는 궁극적인 통찰의 세계이다. 이는 지적인 직관 비슷한 상태이다. 이를 공부한 사람이 철학자이다.
특히 지도자는 이데아의 인식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철학자가 왕이 되어야 한다. 이데아 혹은 형상을 맛본 자는 현실의 욕정이나 탐욕에 빠질 필요가 없다. 국가의 조직도 구성원의 본성에 따라 수호계급(왕, 지도자), 군인계급 그리고 생산 계급으로 나뉜다.
전문 full rext
제8-1강 : 플라톤의 국가 : 철인(哲人) 왕 과 형상 이론
7강에서 우리는 플라톤이 대화 "테아이테투스"에서 프로타고라스의 상대주의를 비판한 것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여기서 프로타고라스의 상대주의는 헤라클리토스의 만물유전 이론 (Flux-Theory) 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테아에테투스」의 인식론에서는 '지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 풀리지 않았습니다. 「테아에테투스」의 인식론은 주관적인 관점에서 접근합니다 : 나의 인식, 나의 판단, 나의 이성을 출발점으로 하는데 이를 경우 객관적인 인식이 보장될 수 없습니다. 한편 저는 “플라톤이 파르메니데스의 존재(Parmenidean Being)를 통해 지식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본다“ 라고 했습니다.
플라톤은 테아이테토스 대화를 통해 철학의 도전과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 왔고 그 결과 플라톤의 “국가“편에서 플라톤의 철학의 자기 주장이자 독립 선언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대화에서 소크라테스의 관심은 바뀌어 집니다: “국가”의 소크라테스는 분명히 플라톤 자신의 사상을 대변합니다. 이전의 대화에서 소크라테스는 실제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혼합이라고 봐야 합니다.
또 다른 차이점은 전에는 소크라테스가 윤리와 도덕 등 주로 개인의 가치로 다루는 반면 “국가”에서는 주로 국가와 정치의 문제를 언급한다는 점입니다. 그간 보이지 않던 플라톤의 형제들이 드디어 대화의 현장에 나타나 소크라테스와 더불어 사회와 국가의 개혁을 열렬히 토론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플라톤의 관심은 실천적이고 개혁 지향적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는 국가 전체의 개혁을 원했고 이상적인 국가를 어떻게 수립할 것인가를 연구했습니다. 그는 실제로도 자신의 이상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플라톤은 시라쿠스 왕 디오니시오스 2세와 함께 시칠리의 시라쿠스 왕국의 국가 개혁에 참여하려고 시도했습니다. 이 디오니시오스 2는 플라톤이 철인왕으로 만들려고 했던 사람입니다. 물론 실패로 끝났습니다.
“국가“에서 나라의 조직, 국민의 덕목, 통치, 교육에 관한 이야기들이 플라톤의 이데아론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분명하고 체계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플라톤의 반대파인 소피스트들은 그들의 전문기술의 판매(주론 변론술)에만 만족하지 않고 가치의 상대주의를 옹호하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당대의 가장 위대한 궤변가 프로타고라스는 "인간은 만물의 척도"라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나의 관심이나 이해가 가치나 진실 혹은 정의의 기준이라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소피스트들은 "내가 하는 일은 언제나 옳다"와 같은 논쟁의 방식을 가르치고 팔고 있었습니다. 이 논리는 특히 재판 변론에 적용되었습니다. 의뢰인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게 변호사의 논리인 셈입니다. ‘재판에서 이겨서 돈을 벌 수 있다'는 변호사의 마음은 소피스트의 인간 만물척도 교리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당시 유명한 소피스트(Sophic)는 그에게 변론 기술을 배운 사람이라면 재판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는 과장된 광고를 냈다고 한다. 또 "자기한테 배운 졸업생이 재판에서 패소하면 등록금을 전액 환불하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소피스트들은 정의는 강한 사람들에게 이익을 주는 사회 시스템이라며 정의의 개념을 왜곡했습니다. 트라시마코스는 "정의는 강한 자의 이익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것은 공정성이나 정의와는 거리가 멉니다. 그러나 지식의 상인 소피스트들은 이런 주장을 공개적으로 했습니다. 이와 같이 궤변론자들은 상대주의의 가치론을 공공연히 외쳐 당시 사회를 더욱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그런 허식적인 상대주의를 파괴하는 것이 소크라테스의 역할이었습니다. 이것은 저의 7-1 강의에서 다루었습니다. 플라톤은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올바른 가치 개념을 확립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궤변론자들에게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플라톤은 가치의 객관성을 증명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현대에도 가치 개념의 본질은 매우 어렵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현대 철학에서 "자연주의적 오류"라고 합니다.
자연주의적인 오류는 "사실"에서 "가치"를 끌어내기 위한 시도입니다. 예: 사람은 부자가 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사람은 부자가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 라고 추론하는 것입니다.
플라톤의 "국가"는 제1장부터 제5장까지의 국가와 다양한 직업의 구성을 다룹니다. 국가는 세 계급으로 나뉘어집니다. 첫째는 지배계급(수호자)이고, 둘째는 군대 계급, 셋째는 생산계급(농부, 장인, 상인)입니다. 그리고 각 계급은 직무에 따라 각기 미덕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의 덕은 지혜인데 이는 형상(=이데아, 에이도스)에 대한 지식을 말합니다. 둘째 계급의 덕은 용기, 셋째의 덕은 절제입니다.
그리고 정의란 이 세 계급과 덕목이 서로 균형을 이룬다는 것입니다. 정의, 지혜, 용기, 절제를 플라톤의 4대 덕목이라고 합니다. (4주덕) 그런데 플라톤은 지배계급이 철학을 알아야 한다는 다소 뜬금없는 주장을 합니다. 이른바 철학자 왕(Philosopher King)의 사상입니다. 플라톤이 말하는 철학자는 형상에 대한 지식을 가진 사람입니다. 이 책의 화자인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철학자들은 창조와 소멸에 흔들리지 않고 언제나 확고한 현실을 제공할 수 있는 학습에 열성적이다.“ (- - -)
그리고 그들은 모든 실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다."(플라토, 국가 김민홍, 완역본, 제1권)
여기서 철학자들은 이데아 학문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형상의 본질은 파르메니데스의 존재와 같습니다. 창조와 소멸과 같은 현상계(現象界 : phenomenon) 밖에 있는 본체계(本體界) 혹은 예지계(睿智界, noumenon)의 세계에 존재하는 형상이나 '존재'를 아는 사람이 바로 철학자입니다.
그런 사람은 세속적인 욕망이나 이기적인 욕심에 탐닉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최고의 존재, 즉 선과 미의 형상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통치자는 철학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도자들의 부패로 나라가 재앙을 면할 수 없다.
또한 통치자는 애국심이 강해야 한다. "통치자가 될 사람들은 여러 가지 쾌락과 고통 속에서 갈고 닦은 애국자들임을 증명해야 한다".(국가)
정치는 많은 경우 부패되고 국민들의 복지보다는 정치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국가와 국민에게 피해를주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플라톤은 정치의 목적이 특정 계층의 이익이 아니라 전 계층이 두루 행복한 나라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때 우리의 첫 번째 임무는 행복한 국가의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그 안에서 작은 계층을 격리시키고 그들의 행복을 상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행복을 요구한다". (420c)
이처럼 어떤 특정 계급만이 아니라 모든 계층이 두루 행복한 공동체를 국가 혹은 공화국이라고 합니다. 이를 담보할 지도자는 철학적 지혜를 갖춘 왕입니다. 이를 보면 플라톤은 민주주의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플라톤은 "철학자들이 왕이 되지 않는 한, 우리 국가나 인류에게도 분쟁의 종식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정치권력과 철학적 지능이라는 이 두 가지가 결합되어야 하는 것이다.
플라톤의 철학자란 그의 생각이 아름다움 자체를 인식하는 사람을 말하며, 그는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과 거기에 참여하는 것을 구별할 수 있다.
플라톤의 이데아 설 모형
"그 자체의 미(美) " 또는 "미(美) 그 자체"를 형상, 즉 아름다운 것의 형상이라고 부른다. 플라톤에 따르면 아름다운 여성을 포함한 아름다운 것들은 후자가 전자를 모방하거나 후자가 전자에 참여하기 때문에 아름답다 고 한다. 미의 형상(이데아) 란 아름다운 것들 사이의 공통적인 요소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름다움의 본질은 단순명료하게 정의하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미의 정의(定義)를 균형, 조화, 개성, 생동감, 매력 등 여러 가지 시도가 있으나 어느 하나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미의 개념이 이처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항상 아름다움 의 개념에 대해서 생각하고 말합니다.
생각할 수 있고 말할 수 있고 또 배울 수 있는 존재한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파르메니데스, 플라톤과 일치하기도 합니다.
보이는 아름다운 것들과 달리 아름다움 그 자체는 눈에 보이지 않고, 이해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플라톤의 형상은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를 암시합니다. 우리가 2강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는 불변적이고 가지(可知)적입니다. 존재와 생각은 하나입니다.
파르메니데스의 존재, 즉 하나의 존재에 대비하여 플라톤의 형상(=이데아, 에이도스)는 복수입니다. 그것은 아름다움, 선, 정의의 형상 등이 있습니다. 따라서 플라톤은 다원적입니다. 플라톤의 형상-이론은 가치와 도덕의 문제에 두드러지게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 플라톤에 의한 파르메니데스와 헤라클레투스의 결혼
그러나 플라톤의 형상-이론은 파르메니데스적인 존재뿐만 아니라 헤라클리토스의 플럭스-이론에도 근거합니다. 파르메니데스는 또한 변화와 생성의 필요성을 알고 있었지만 변화의 세계를 학문적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었습니다. 따라서 그는 변화의 세계를 진실과 반대되는 의견(doxa), 망상의 방식이라고 묘사했습니다. 파르메니데스는 결과적으로 전자와 후자를 연결시킬 수 없었습니다. 두 세계는 나란히 있을 뿐이었습니다.
플라톤은 국가에서 두 세계를 연결시키려 하는 한편, 의견의 방식(현상)을 헤라클리투스의 플럭스Flux 세계와 동일시합니다. 이것은 아무래도 문제가 있습니다.
이와 같이 플라톤은 파르메니데스와 헤라클리투스를 결합시킵니다. 그는 존재의 세계와 생성의 세계를 결합하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플라톤은 존재의 생성의 종합 계획을 정교하게 기술합니다.
가시적 세계(visible world, sensible world)는 다시 상상력과 지각의 두 부분으로 나뉘어지고, 가지적 세계는 추론와 철학적 직관의 두 부분으로 나뉘어 집니다.
즉 상상력 ㅡ 지각 ㅡ 추론 ㅡ 철학적 직관
이를 "선분의 비유"라고 합니다.
감성적 세계
이성적 세계
이러한 이전의 연구의 상세한 분석과 종합으로 플라톤은 철학의 왕국을 건설하고 철학과 철학자 왕에 지배하는 이상적인 국가를 설계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질적 요소들의 결합은 많은 철학적 어려움을 야기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