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의 신비로움이 살아져 가는 ‘돌오름’(2011.06.04)
전주에는 청주에서 제주로 전근 온 딸네 이삿짐이 도착하는 날이라 오름 가는 것을 포기하였다. 내가 거들 것은 없었지만 괜히 걱정스러웠다. 세가족의 보금자리가 있는 삼양동은 검은 모래 해수욕장과 시원한 용출수, 그리고 원당봉이 있어 이름 난 곳으로 사람이 살기에는 좋은 환경을 지닌 곳이다.
금주 산행은 오후에 출발하는 날이라 가까운 숲속 오름으로 생각했는데, 다수의 주장이 있어 돌오름으로 정하였다. 지난주에 채우지 못한 것을 채울 요량이었다. 낮이 짧은 동절기었다면 불가한 코스이다.
돌오름으로 접근 할 수 있는 코스는 1100도로, 어오름, 나인브리지골프장, 광평 영아리오름 등 다섯 코스이나 그 중 세코스는 중간에서 합쳐지고 결국엔 네코스가 돌오름 기슭에서 하나가 되어 오르게 된다.
예전에는 접근성이 난이한 오름으로 분류되어 신비로움 마져 깃든 오름이었지만, 요즘은 임도가 너무나 잘(?) 정비되어 있어 접근성은 좋아졌지만, 자연과 원시의 신비로움이 반감되고 있어 그 훼손이 걱정스럽다.
옛 임도는 물에 쓸려 내린 곳도 있고, 파 헤쳐져 용암석이 돌출된 곳도 있었지만 흙과 돌을 밟으며 나무숲길을 걸을 수 있어 좋았었다. 하지만, 지금의 임도는 차량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넓혀졌고, 석분으로 포장되어 있어 옛 정취를 잃고 있는 느낌이다.
돌오름(石岳, 乭峰)은 돌이 많다 하여, 또는 등성이를 한바퀴 빙 돌 수 있어 '돌오름'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에 위치한 오름으로 안덕면 소재 오름 중 한라산 1100도로 가까이에 있는 오름이다. 표고 865.8m, 비고 71m, 둘레 2,489m이다. 오름의 남사면은 매우 가파르고 큰 돌들이 많으며, 북사면은 비교적 완만하게 동서로 길게 누워있는 화산체이다. 산상에는 제법 넓고, 얕게 서쪽으로 벌어진 듯이 보이는 원형 분화구가 있으며, 그 안에는 삼나무와 자연림이 우거지고, 오름 각 사면도 자연림의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그리 넓지 않은 정상에서 보는 한라산의 서남부 스카이라인의 경관은 압권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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