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020 푼돈까지 먹잇감… ‘저인망식’ 보이스피싱 판친다
20대 이하 피해액 급증… 30~40대보다 많아져
권순완 기자
입력 2023.09.08. 05:00업데이트 2023.09.08. 08:18
지난 4월 20대 남성 A씨는 전화 한 통을 받고 깜짝 놀랐다. 전화를 건 사람은 “서울중앙지검 유○○ 검사입니다”라며 “A씨 명의 계좌가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사기 범행에 사용됐으니, 공범이 아니라면 빨리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A씨는 그 말에 따라 자신의 은행 예금 2000만원을 ‘금융감독원 계좌’란 곳에 계좌이체했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 것은 온라인으로 문화상품권 200만원어치를 산 뒤, 그 일련번호를 불러주기까지 한 뒤였다. 구체적으로 따져 물으려 하니 연락이 곧 끊겼다. 이후 알아보니 전화 건 사람은 검사가 아니었고, A씨가 2000만원을 입금한 계좌도 금감원 것이 아니었다. 차곡차곡 모은 목돈 2200만원이 하루 아침에 보이스피싱 사기 범죄에 날아간 것이다.
그래픽=김하경
그래픽=김하경
최근 A씨처럼 20대 이하 젊은 층이 보이스피싱에 당하는 피해 규모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돈이 많지만 어수룩한 노인들’을 주로 노린다는 통념과 달리, 1020들도 피싱범들의 주요 타깃이 된 것이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20대 이하의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110억원으로 전체 피해액 827억원(법인 피해 제외)의 13.3%에 달했다. 작년 상반기에 이 비율은 5.4%(35억원)였는데, 금액과 비율이 2~3배가량 증가했다. 20대 이하 피해 건수도 작년 상반기 384건에서 올해 1089건으로 약 3배가 됐다.
1020세대의 피해 금액 비율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상승 중이다. 지난 2020년(상반기 기준)엔 2.4%에 불과했지만 2021년 3.3%, 작년 5.4%에 이어 올해 10%대를 넘겼다. 특히 작년엔 20대 이하 비율이 30대 비율을 처음으로 제쳤고, 올해는 30대(10%)·40대(9%)의 비율을 모두 넘어섰다. 60대 이상(38%)·50대(29%)에 이어 가장 보이스피싱 피해가 큰 연령대가 됐다.
이는 요즘 ‘저인망식’으로 바뀌는 보이스피싱의 행태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몇 년 전만 해도 피싱범들은 자산이 많은 중·장년층을 주로 노렸고, 길게는 일주일 넘게 ‘작업’을 진행했다. 피해자를 속여 예금을 빼앗고 대출을 받게 하는가 하면, 그 계좌를 대포 통장으로 만드는 등 완전히 털어가는 수법이었다.
그런데 요즘엔 은행 등 각 금융회사가 보이스피싱 적발 시스템을 강화하면서, 과거처럼 길게 작업을 했다간 걸릴 확률이 높아졌다. 대신 소액이라도 하루 안에 승부를 보는 ‘단타 범죄’가 많아졌고, 그 과정에서 자산이 얼마 없는 10~20대들도 이들의 그물망에 걸려들었다는 것이다. 보이스피싱 건당 평균 피해액은 2020년 910만원에서 작년 507만원으로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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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은 사회 경험이 비교적 적은 탓에 검사나 금감원 직원을 사칭하는 피싱범들에게 곧잘 위축되기도 한다. 피싱범들은 이 점을 파고든다고 한다. 한 수사 관계자는 “특히 피해자가 성매매 업소 등 떳떳하지 않은 곳에서 돈을 지출한 경험이 있으면 ‘자금 추적을 하겠다’는 사칭범의 압박에 쉽게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유동수 의원은 “이제 보이스피싱은 청·노년층 등 연령을 불문하고 누구나 속을 수 있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의 재산을 지켜낼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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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동(39) 전직 보이스피싱 총책 20190112 중앙 外 https://cafe.daum.net/bondong1920/8dIJ/5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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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자(50) 보이스피싱 범죄 추적극 ‘시민 덕희’ 20240129 조선外 https://cafe.daum.net/bondong1920/8dIJ/6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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