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승시인

1913. 4. 4 평양~ 1975. 4. 11 서울.

 

 

가을의 기도〉를 비롯한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시를 많이 썼다. 호는 다형(茶兄)·남풍(南風). 제주도와 광주에서 어린시절을 보내고 1926년 전남 광주의 숭실학교 초등과를 마쳤으며 평양 숭실중학교를 거쳐 1932년 숭실전문학교 문과에 입학했다. 1934년 장시 〈쓸쓸한 겨울 저녁이 올 때 당신들은〉·〈어린 새벽은 우리를 찾아온다 합니다〉를 양주동의 추천으로 〈동아일보〉에 발표하여 문단에 나왔다. 이어 1934년 〈동아일보〉에 암울한 일제시대 속에서도 민족의 희망을 노래한 〈새벽〉·〈새벽은 당신을 부르고 있읍니다〉 등을 발표했다. 1936년 숭실학교에서 교사생활을 하다가 1937년 신사참배를 거부하여 투옥되기도 했다. 해방이 되자 〈내일〉(민성, 1949. 6)·〈창〉(경향신문, 1946. 5) 등을 발표했고 1950년대에는 기독교적인 구원의식을 바탕으로 하여 전쟁 뒤에 오는 허무·상실을 노래했다. 1955년 한국시인협회 제1회 시인상 수상자로 결정되었으나 수상을 거부했다. 1957년 첫 시집 〈김현승시초(詩抄)〉를 펴냈으며 한국문인협회 상임위원을 지냈다. 조선대학교·숭실대학교 교수를 지냈으며 1961년 한국문인협회 이사로 뽑혔다.

두번째 시집 〈옹호자의 노래〉(1963)는 자연과 인생에 대한 종교적인 사색을 노래했는데 잘 알려진 〈가을의 기도〉 등 가을 연작시와 신적(神的) 세계질서에 대한 열망과 자유를 노래한 〈지상의 시〉 등을 실었다.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위원장과 부이사장을 지냈다. 1968년 고독을 시의 주제로 삼은 〈견고한 고독〉과 1970년 〈절대고독〉 등의 시집을 펴냈다. 〈견고한 고독〉은 간결한 시 형식을 취한 데 비해 〈절대고독〉은 비유·상징과 어려운 말을 자주 쓴 것이 특징이다. 〈절대고독〉은 신의 존재를 느낄 수 없을 만큼 개별화된 현대인의 삶의 고독감을 노래한 것이다. 1973년 서울특별시 문화상을 받았고 1974년 〈김현승 시전집〉을 펴냈다. 1975년 숭실대학교 채플 시간에 기도하다가 고혈압으로 죽었다. 유고시집으로 〈마지막 지상에서〉(1975), 산문집으로 〈고독과 시〉(1977)·〈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1984), 저서로 〈한국 현대시 해설〉(1972)·〈세계문예사조사〉(1974) 등이 있다.

 


1.Pisimo Chopinu (Letter to Chopin)
Anna Ger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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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충의 지조의 시 스크랩 [김현승 시인]의 시 - 견고(堅固)한 고독
은하수 추천 0 조회 115 13.05.21 07:3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견고(堅固)한 고독

 

                            -김현승

 

 

껍질을 더 벗길 수도 없이
단단하게 마른
흰 얼굴

그늘에 빚지지 않고
어느 햇볕에도 기대지 않는
단 하나의 손발 


모든 신들의 거대한 정의 앞엔
이 가느다란 창끝으로 거슬리고
생각하는 사람들 굶주려 돌아오면
이 마른 떡을 하룻밤
네 살과 같이 떼어주며 


결정(結晶)된 빛의 눈물
그 이슬과 사상에도 녹슬지 않는
견고한 칼날 - 발 딛지 않는
피와 살 


뜨거운 햇빛 오랜 시간의 회유(懷柔)에도
더 휘지 않는
마를 대로 마른 목관 악기의 가을
그 높은 언덕에 떨어지는
굳은 열매 


쌉쓸한 자양(滋養)
에 스며드는
에 스며드는
네 생명의 마지막 남은 맛! 

 

 

 

                                           - [現代文學] 1965년 -

 

 

 

 

[작품해설]

 

 

견고(堅固)한 고독(孤獨)

 

 

 

껍질을 더 벗길 수도 없이

   ◎ 본질에 가까운 견고성

단단하게 마른

흰 얼굴

   ◎ 고독의 형상(모습)-순수하고 결백한 것

 

    ▶ 1연 - 고독의 형상

 

 

 

그늘에 빚지지 않고

어느 햇볕에도 기대지 않는

   ◎ 외부의 힘에 지배당하지 않는 독립성

단 하나의 손발

   ◎ 고독의 독자적 가치(화자의 정신자세)

 

    ▶2연 - 화자의 정신 자세

 

 

 

모든 신들의 거대한 정의 앞엔

이 가느다란 창끝으로 거슬리고

   ◎ 고독은 신과도 맞설 수 있는 인간의 최대의 가치이며 무기임. 생명적 운명적 본질이라는 확신

생각하는 사람들 굶주려 돌아오면

이 마른 떡을 하룻밤

네 살과 같이 떼어주며               

               ∠명사형이 아님

   ◎ 고독이 상대적 의미(정의의 신에 대한 강렬한 긍정-역설)

 

    ▶3연 - 정의를 위한 화자의 행동 양식

 

 

 

결정(結晶)된 빛의 눈물

그 이슬과 사랑에도 녹슬지 않는

견고한 칼날 발 딛지 않는

   ◎ 고독이 지닌 굳세고 강한 힘

피와 살

   ◎ 생명 그 자체

 

    ▶4연 - 정의 실현을 위한 시련의 암시

 

 

 

뜨거운 햇빛 오랜 시간의 회유에도

더 휘지 않는

마를 대로 마른 목관악기의 가을

                 ∠고독의 심미성

그 높은 언덕에 떨어지는

굳은 열매

   ◎ 심의 섭리이면서 그것을 뛰어 넘는 생명적인 견고성

 

 

 

씁쓸한 자양(滋養)

에 스며드는

에 스며드는

네 생명의 마지막 남은 맛

   ◎ 최후의 재산이며 인간적 가치라는 확신

 

    ▶5,6연- 고독 견지와 삶을 윤택하게 함

 

[핵심정리]

 

성격 - 종교적, 사색적, 윤리적, 상징적, 주지적

특징 - 고독의 관념을 사물에 비유하여 표현함

제재 - 굳은 열매

주제 - 생명의 본질인 고독에 대한 추구

출전 - <현대문학>통권 130호 (1965.10)

 

 

[작품 해설]

 

김현승은 식민지 시대의 암울한 사회 현실 속에서 카프(경향파)의 문학에 대한 날카로운 거부감을 느끼며 관념의 세계로 기울어져 갔다.

<쓸쓸한 겨울이 올 때>에서 출발하여 <절대 고독>에 도달한 그의 시는 고독의 단단한 껍질로 자신을 감싸려는 몸짓이다.

이러한 갱신의 노정은 타락한 현실의 유혹으로부터 자신의 양심을 지키기 위하여 고독에 침잠하거나 신 또는 초월적 진리 속으로 은퇴한다. 그가 시집 <절대 고독>에서 "고독을 표현하는 것은 ……윤리적 차원에서 참되고 굳세고자 함이다."라고 언급한 것은 그의 정신 자세가 윤리와 양심의 차원에서 개인적인 고독의 문제로 지향하고 있음을 드러내 주는 것이다.  

<견고한 고독>에서 시인은 그의 고독을 하나의 굳은 열매에 비유하고 자신을 그 열매에 자양을 바치느라고 마를 대로 마른 나뭇가지에 비유하고  있다.

 

1연은 고독의 형상.

 

2연은 고독의 열매를 지탱하려는 나뭇가지, 즉 시인의 정신 자세를 나타내고 있다.

 

3연은 신과 인간의 사이에 있는 자신의 행동 양식을 보여 준다. 신의 거대한 정의가 인간 세상에 제대로 실현되지 못함을 깨닫고 그는 신의 정의 앞에 '창끝(단 하나의 손발=나뭇가지=곧은 정신세계)'으로 거슬리며 동시에 굶주린 사람에게 '마른 떡'을 제 살과 같이 나누어준다. 이 부분은 기독교적 발상의 시상으로 그의 시의 지향점을 보여준다. 정의의 신에 대한 강력한 긍정의 표현이다.

 

4연은 불분명하나마 그러한 경지에 들어가는데 필요한 시련을 암시한다. 눈물과 견고한 칼날과 피와 살- 이러한 육체적 수련은 신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한 시련을 말한다.

 

5, 6연은 4연에서 말한 그러한 시련을 극복한 다음에 그러한 시련들이 '쌉쓸한 자양'이 되어 스며있는 고독의 열매는 그가 혼신의 노력 끝에 이룩한 '생명의 마지막 남은 맛'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출처: 음악과 시마을    글쓴이: 송승희

 

 

김현승시인

1913. 4. 4 평양~ 1975. 4. 11 서울.

 

 

가을의 기도〉를 비롯한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시를 많이 썼다. 호는 다형(茶兄)·남풍(南風). 제주도와 광주에서 어린시절을 보내고 1926년 전남 광주의 숭실학교 초등과를 마쳤으며 평양 숭실중학교를 거쳐 1932년 숭실전문학교 문과에 입학했다. 1934년 장시 〈쓸쓸한 겨울 저녁이 올 때 당신들은〉·〈어린 새벽은 우리를 찾아온다 합니다〉를 양주동의 추천으로 〈동아일보〉에 발표하여 문단에 나왔다. 이어 1934년 〈동아일보〉에 암울한 일제시대 속에서도 민족의 희망을 노래한 〈새벽〉·〈새벽은 당신을 부르고 있읍니다〉 등을 발표했다. 1936년 숭실학교에서 교사생활을 하다가 1937년 신사참배를 거부하여 투옥되기도 했다. 해방이 되자 〈내일〉(민성, 1949. 6)·〈창〉(경향신문, 1946. 5) 등을 발표했고 1950년대에는 기독교적인 구원의식을 바탕으로 하여 전쟁 뒤에 오는 허무·상실을 노래했다. 1955년 한국시인협회 제1회 시인상 수상자로 결정되었으나 수상을 거부했다. 1957년 첫 시집 〈김현승시초(詩抄)〉를 펴냈으며 한국문인협회 상임위원을 지냈다. 조선대학교·숭실대학교 교수를 지냈으며 1961년 한국문인협회 이사로 뽑혔다.

두번째 시집 〈옹호자의 노래〉(1963)는 자연과 인생에 대한 종교적인 사색을 노래했는데 잘 알려진 〈가을의 기도〉 등 가을 연작시와 신적(神的) 세계질서에 대한 열망과 자유를 노래한 〈지상의 시〉 등을 실었다.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위원장과 부이사장을 지냈다. 1968년 고독을 시의 주제로 삼은 〈견고한 고독〉과 1970년 〈절대고독〉 등의 시집을 펴냈다. 〈견고한 고독〉은 간결한 시 형식을 취한 데 비해 〈절대고독〉은 비유·상징과 어려운 말을 자주 쓴 것이 특징이다. 〈절대고독〉은 신의 존재를 느낄 수 없을 만큼 개별화된 현대인의 삶의 고독감을 노래한 것이다. 1973년 서울특별시 문화상을 받았고 1974년 〈김현승 시전집〉을 펴냈다. 1975년 숭실대학교 채플 시간에 기도하다가 고혈압으로 죽었다. 유고시집으로 〈마지막 지상에서〉(1975), 산문집으로 〈고독과 시〉(1977)·〈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1984), 저서로 〈한국 현대시 해설〉(1972)·〈세계문예사조사〉(1974)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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