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블랑은 이름은 프랑스 식이지만, 사실은 이탈리아가 기원인 요리입니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요리사인 '죠반니 플라티나'가 1475년에 출판한 요리 책에 처음 등장하는데, 당시 이름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국경에 위치한 알프스의 최고봉인 '몽블랑'의 모양을 본따서 만든 것이라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하죠. 아, 이탈리아인 요리사가 만든 것이므로 최초 만들어질 당시의 이름은 몽블랑의 이탈리아식 명칭인 '몬테 비앙코' 였습니다.
전형적인 형태의, 스펀지 케이크 위에 밤 크림을 얹은 디저트 몽블랑.
처음 만들어진 몽블랑은 알프스 최고봉인 몽블랑의 모양을 흉내낸 것이므로, 당연히 '뾰족한 뿔모양'의 디저트였습니다. 바닥에는 카스테라를 재단해서 깔고, 그 위에 몽블랑에 덮인 흰 눈을 표현한 화이트 크림을 올린 것이었죠. 하지만 당시는 냉장보관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시절이라, 화이트 크림(흰 생크림)은 장시간 보관이 불가능 하다보니 조금 더 오래가고 보관이 편한 '마롱(밤) 페이스트(마롱 퓌레)'를 이용해서 만든 마롱크림을 장식에 쓰기 시작했죠. 그리고 이때, 장식으로 마롱 크림을 얹을 때 사용하는 모양깍지로 마치 국수가닥처럼 2개, 혹은 여러개의 가느다란 구멍이 뚫린 모양깍지를 이용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이것을 '마롱깍지'라고 부르게 되었기도 합니다.
여담이 길었는데, 여튼 몽블랑은 알프스 최고봉인 '몽블랑'을 흉내내어 만들어진 것이어서 특유의 '뾰족한 원뿔모양'을 하게 되었고, 이후 최초의 몽블랑과는 전혀 다르지만 뾰족한 뿔 모양으로 만든 빵이나 패이스트리 등에도 '몽블랑' 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죠. 아마도 그래서 디저트인 몽블랑과는 전혀 다른, 뾰족한 빵에도 '몽블랑 빵'이라고 이름을 붙인 듯 하네요. 사실 빵이라기 보다는 패이스트리 입니다. 데니쉬 페이스트리 반죽을 약간 변형한 반죽을, 돌돌 말아서 전용 틀에 팬닝해서 구워낸 거죠.
파리바게트의 스위트몽블랑. 디저트 몽블랑과는 다른, 페이스트리의 일종이다.
아참,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디저트 몽블랑 역시 지금은 많이 바뀌었죠.
최초에는 카스테라를 바닥시트로 사용했지만 요즘은 취향에 따라서 타르트, 스펀지 케이크 등을 쓰기도 하며, 크림 역시 화이트 크림이나 밤 페이스트 크림 뿐만 아니라 고구마 크림, 단호박 크림, 블루베리 크림이나 크림치즈 등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거의 모양만 처음과 비슷할 뿐, 전혀 다른 디저트가 되었다고 할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