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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Life of Hollywood Kid, 1994)
감독 : 정지영
출연 : 최민수 (임병석 역), 독고영재 (윤명길 역), 신혜수 (현숙 역),
윤수진 (소미 역), 김일우 (영화사 사장 역),
김정현 (병석의 고등학생 시절), 홍경인 (명길의 고등학생 시절).
정순례(현숙의 고등학생 시절)
요약정보 : 드라마 | 한국 | 120 분|
제15회(1994년) 청룡영화제 대상, 아카데미 외국어영화부문 출품작.
영화라고는 헐리우드 영화 밖에 구경할 수 없었던 시절.
명길의 초등학교 시절, 모두가 두려워하는 벼랑 꼭대기에서 높이 날아
멋지게 다이빙을 해내는 병석을 보고서 그에게 관심을 가지며 매료당한다.
중학교에 진학하여 같은 반이 된 두 사람은 영화이야기를 하면서 말이 통해
서로 친해지게 된다.
쉬는시간 10분동안 946명 배우들의 출석부를 작성하고, 드라큐라 영화에서도
에로티시즘의 진수를 발견해 내며 영화 제목만으로도 끝나지 않는 이야기를
엮어내는 병석.
각종 영화서적을 집어 삼켜먹은 듯 헐리우드영화의 소식통으로 군림하며,
영화에 대해 그렇게도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영화만을 위해 사는 병석.
영화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된 명길은, 비단을 몰래 팔아 영화비를 조달하기도
하고, 병석의 방대한 영화 지식을 질투하여 그의 자료들을 훔치기도 한다.
고등학교로 진학하자 병석(김정현)은 '황야의 7인'이라는 영화 서클을 만들어
기상천외한 영화 순례를 주도한다.
아버지나 누나등 자기 가족들의 일반적인 도덕 기준에 벗어나는 이상한 행동들도
아무렇지도 않게 구경할 정도로 자신의 현실을 자신의 것으로 느끼지 않는 병석은,
오로지 헐리우드에 관한 일들만을 동경하며, 명길(홍경인)을 비롯한 친구들과 함께
야한 영화를 보러 다니기도 하고, 헐리우드로 가기위한 밀항을 시도하기도 하며,
심지어는 자신이 영화 제작을 시도하기도 한다.
그 동안에 병석과 명길은 둘도 없는 친구 사이로 발전하지만 현실적인 사고를 가진
명길은, 영화에 대한 환상에만 젖어서 살아가는 병석의 생활에서 그의 불안한
미래를 예감한다.
'황야의 7인'에게 자주 영화를 제공해 주던 병석의 누나 소미(윤수진)에게
명길은 '젤소미나'라는 별명을 붙여주는데.. 그 '젤소미나'에게 이끌려 성에
눈뜨는 기이한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러던 중 명길은 극장에서 현숙(정순례)이라는 여학생에게 한 눈에 반하여
사그녀와 귀게 되고, 현숙은 그들의 영화서클에 가입한다.
영화를 찍게 되면서 현숙이 연출을 맡은 병석에게 더 관심을 보이자 명길은
병석과 크게 다투고 그들과 절교를 한다.
어느 날, 함께 '미성년자 관람 불가' 영화를 보러 간 친구 대추씨가 단속반을
피해 도망치다가 추락사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병식과 명길은 대추씨의 장례식
자리에서 서로 어색하게 화해한다.
● ● ● ● ●
군 제대 후, 충무로에 영화계에 뛰어든 명길(독고영재)은 병석(최민수)의
소식을 듣고 찾아가지만...
술집 여자에 얹혀 사는 그의 생활에 실망하고 한동안 연락이 끊어진다.
소식이 끊긴 병석에 대해서는 미국에 간 누나의 초청장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소문만 들었을 뿐이다.
♣ ♣ ♣ ♣ ♣
대학을 졸업하고 조감독 생활을 하던 명길에게 어느 날 병석의 소식이 날아
드는데... 병석의 집에 화재가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어린아이는 구하지 않고
영화 시나리오만 가지고 나왔다는 이야기와, 현재 실어증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있다는 것을 듣고 명길은 그 병원으로 병석을 찾아간다.
현숙(신혜수)은 전 남편이 죽은 뒤 병석과 살게 되었으며, 병석에 대해선
무조건적인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을 명길은 알게된다.
병원에서 병석은 한편의 시나리오 <가면고. 假面考>를 명길에게 건네 준다.
그것은 병석이 평생동안 고쳐 쓴 완벽한 구조의, 세련되고 치밀한 대사로
이루어진 작품으로, 병석 자신의 목숨보다 아꼈던 것이다.
명길은 그 시나리오로 영화를 만들어 개봉하고, 영화 <가면고>는 평단과
관객들에게 큰 호평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깊은 의구심을 느꼈던 명길은 필름을 돌려 보다가,
영화의 대사가 모두 헐리우드의 전성기때 나온 오래 된 영화속 대사들의
짜깁기에 불과한 것 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어 분노한다.
청룡영화제 시상식날.
명길은 참석하지 않고 착잡한 마음으로 TV를 보고 있었다.
작품상 수상 차례가 되어 그 수상자로 <가면고>의 병석이 호명되고,
사회자가 임병석씨를 몇번을 부르다가, 그 전에 전혀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병석이었기에 그의 친구인 윤명길 감독에게 대신 수상해 달라고 요청한다.
그런데...
수상하러 올라 온 사람은 뜻밖에도 병석 본인이었다.
수상 후, 수상 소감도 말하지도 않고 트로피만 들고 식장을 빠져나오는 병석.
TV를 보고있던 명길은 급히 차를 몰아 영화제 식장을 빠져 나오는 병석을
강제로 차에 태우고, 기자와 카메라맨들을 뿌리치고는 그 자리를 떠난다.
병석의 수상 트로피는 주인을 잃고 땅바닥에 버려져 뒹굴고...
명길은 차 운전을 하면서 병석이 엉터리 시나리오로 수상한 뻔뻔스러움을
질책하며, 그 목적이 나를 망하게 하려는 것이냐고 따진다.
영화제의 절정의 순간인 대상 발표 시간...
영화 <가면고>는 최고의 영예인 대상을 받게 되나..... 그 시간에...
영화진흥공사 사무실로 돌아온 명길은 그 시나리오를 꺼내놓고, 그 대사 내용
한마디 한마디 모두 표절한 것을 지적하고, 또 며칠 밤을 세워가며 편집해 놓은
<가면고>와 다른 헐리우드 영화를 같이 틀어놓고, 화면상에서 표절한 대사를
비교해가며 보여주면서...
처음엔, 다그치는 명길에게 반감을 가졌다가, 명길의 말을 듣고, <가면고>와
오래 전의 헐리우드 영화들의 화면을 비교해 가면서 보는 병석의 얼굴은 점점
심각한 표정으로 변해 간다.
명길은,
"너의 천재적인 두뇌로 나 뿐만이 아니고 대한민국의 모든 관객을 농락한 기분이
그렇게도 감동스러우냐, 왜 이렇게 나를 비참하게 만드느냐" 며 병석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며 크게 화를 내지만...
병석은.....
"그래, 모든 걸 다 인정할게... 하지만, 한가지만 믿어줘. 난 널 망치려 한게 아니야...
난 널 속인게 아니란 말이야... 정말이야... 나도... 나도 내 자신한테 속은거야.....
모든 게.. 모든 게 내 창작인 줄 알았어.... 무슨 말인지 알겠니?... 나 임병석이가...
헐리우드 키드한테 속은거다....."
라고 울부짖으며 그 자리를 뛰쳐 나간다.
잠시 후, 명길은 병석의 뒤를 쫓아 이리 뛰고, 저리 뛰며... 한참을 찾았지만,
어디로 갔는지 찾지 못한다.
병석은 온갖 생각에 잠기며 길을 걷다가 길 건너편에 보이는 높은 바위 벼랑을 본다.
어릴 적 다이빙하러 뛰어내리던 그와 비슷하게 생긴 바위 벼랑을...
다른 친구들이 감히 뛰어내리지 못했었던, 그러나 자기만은 언제나 자신만만하게
뛰어내릴 수있었던 그 바위 벼랑을 생각했을까?
그 벼랑쪽으로 정신없이 찻길을 가로 질러 건너가다가 결국은..... 달리던 차에 치어
죽고 만다.
장례 절차가 끝나고,
병석이 오래 전부터, 그 무엇보다 소중하게 보물처럼 간직해 왔던 수많은 영화
포스터들과 광고 전단들이... 현숙과 명길에 의해, 그 옛날 다이빙하며 수영하던
강에 뿌려진다.
이 작품은 작가 안정효의 소설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를 영화화 한 것이다.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는 영화의 매력에 빠져든 나머지 영화 속 환상과
극장 밖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 채 죽어간 한 인물의 일대기를 담고있다.
1950년대 후반~60년대 초반 중고등학교에 다닌 학생들이 보았음직한, 수많은
영화와 배우, 감독들 이름을 나열하면서 한 시대의 문화적 초상을 그려낸다.
1950년대 한국전쟁이 끝나고, 정신적인 공허와 물질적인 어려움이 지배하던
현실을 살아야 했던 이 학생들이 그 현실을 벗어나 극장 안에서 행복을 누린다.
서양의 얼굴을 자신들이라고 잘못 알고 자라왔으며. 남의 나라에서 생산된
시각과 문화에 젖어 불결한 정신 환경속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Theme from 'The Magnificent Seven' (황야의 7인)
(본 영화음악은 구하지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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