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원암에서 산길은 잠시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 길은 크게 휘어돌며 경사를 완만하게 죽여놓았고 곧장 내려서는 길은 발 한 번 헛디디면 바닥까지 엉덩방아 찧으며 떨어질 것 같지만 다듬잇돌 형태의 돌멩이를 켜켜이 쌓아올려 만든 곧장 뻗은 산길은 그야말로 ‘산사 가는 길’의 전형을 보여주어 더욱 마음에 와닿는다.
이 길을 내려서면 간이매점이 하나 나타나고 그 아래 수락산을 대표하는 금류폭포(金流瀑布)가 바위치마처럼 드리워져 있다. 상단에 ‘金流洞天’이란 해서체의 글자가 새겨져 있는 금류폭포는 약 30m 높이의 2단 폭포로서 예전 겨울이면 클라이 머들이 빙벽등반을 하기 위 해 찾는 등반 명소다.
▲ 청학동 계곡 상류에 자리 잡은 내원암.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1435~1493)이 수양대군이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에 올랐다는 얘기를 듣고 통분하고 방황하던 중 10년간 이 일대에서 머물렀다 전해지고 있다.
폭포를 지난 이후 산길은 바위협곡을 이룬 골짜기와 거리를 두고 이어지다가 간이매점 앞으로 내려선 다음 평범한 산길로 변한다. 이후 체력단련장, 화기물보관소에 이어 차량차단기가 설치된 산중 카페 예당을 지나면서 유원지로 변신한다. 예당에서 골을 빠져나가 도로에 닿기까지 골짜기 대부분 수려한 암반이 뻗어 있고 수량이 넉넉한 골짜기 대부분 유원지 식당들이 점유하고 있어 아쉽게 하는 구간이다.
만가대~도정봉~창바위~수락산장~수락산유원지 산행은 3시간 정도 걸린다.
[ 명소 ]
매주 토일요일 라이브 카페로 변신하는수락산장
▲ 수락산장 여주인 곽정순씨.
수락산장은 토요일과 일요일이면 산중 라이브카페로 변신한다. 정상 바로 아래 위치한 수락산장은 40여 년 전 세워진 대피소에 잇대어 만들어진 산중 간이식당이지만 보기에도 예사롭지 않은 곳이다. 한쪽은 주방에 각종 먹거리가 놓인 전형적인 식당이지만 그 옆에는 기타와 봉고, 미니 전자오르간 등 각종 연주기기가 놓여 있다.
이 악기들은 매주 토일요일이면 임자를 만난다. 점심때쯤 이곳을 찾는 ‘언더그라운드 가수’나 노래에 자신 있는 등산인들이 기타를 비롯한 악기를 손에 드는 순간 멋들어진 노래가 울려퍼지곤 한다. 남편 한만희씨와 함께 20년간 산장식당을 운영해온 곽정순(58)씨 또한 악기 임자 중 한 사람이다.
‘태평가’ 외에는 노래를 부를 줄 몰랐으나 남편의 권유에 따라 3년 전 기타를 든 이후 기타 솜씨도 많이 늘고 여러 사람 앞에서 ‘뻔뻔스럽게’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었다는 곽씨는 주말 휴일에는 주방일이 바빠 ‘주방 아줌마’로 지내야 하지만 평일에는 라면 먹는 손님, 막걸리 한 잔 하는 손님을 위해 은은한 노래를 불러주기도 한다.
‘기타 소리가 귀로 들어와 머리로 스며들고 가슴을 울리면서 부르게 되었다’는 노래도 노래지만 자연산 버섯전(1만 원)과 버섯라면(5,000원)은 곽정순씨가 자신 있게 내놓을 만큼 맛도 그럴싸하다. 비빔국수와 도토리묵(소 6,000원, 대 1만 원) 이슬·천마·삼지·생강차(각 3,000원)도 판다. 010-5242-9379.
교통
의정부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1번, 1-1번, 3번 버스를 타고 만가대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전철 2호선 강변역에서 의정부역행 경기고속 1-1번 버스를 타도 만가대 앞에 선다.
수락산유원지에서 경기고속 10번·10-5번 버스를 타면 만가대나 지하철4호선 종점인 당고개역까지 갈 수 있다. 33-1번 별내면마을버스도 당고개역까지 운행한다.
맛집
산행기점 마을에 있는 의정부역 일산칼국수(031-847-1727)는 닭칼국수(6,000원), 바지락칼국수(6,000원), 왕만두(6,000원)로 이름난 음식점이다. 만가대 초소 부근의 할매보리밥집(010-5601-9214)는 보리밥(5000원) 외에 순두부(5,000원), 토종닭(4만5,000원·예약에 한함)도 내놓는다.
청학동계곡 입구에는 옻닭 등 토종닭 전문음식점이 즐비하다. 음식값은 옻닭 4만 원, 옻오리탕 4만5,000원, 엄나무·황기백숙 4만 원 정도로 대동소이하다. 먹골옻닭 841-3354, 수락정 841-7679, 청운가든 841-6591. 산넘어향기(848-8420)는 퓨전한정식을 전문으로 한다. 2인 이상 주문을 받으며 음식 내용에 따라 1인분 1만5,000·2만5,0000원·3만5,000원. 수락명가(841-8784)는 장작구이 전문음식점이다. 오리훈제바비큐 4만 원(3인 기준), 삼겹살바비큐 2만2,000원(2인), 오리로스 2만8,000원(3~4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