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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주민 열집 가운데 한집은 기초생활수급 대상 가구입니다. 반송동은 60년대 수정동에서 강제철거당한 이주민들과 90년대 이후 서민 아파트 입주한 주민 등이 어울려 사는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지역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호황은 몸으로 느끼기 어렵지만, 불황은 당장의 생계가 어려울 정도의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옵니다. IMF구제 금융을 받은 97년 즈음해서 '희망을 꽃피우는 지역공동체'라는 기치를 내걸고 '반송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이름으로 활동가 몇 명이 뜻을 모았습니다. 그러던 중 반송지역으로 산업폐기물매립장이 들어오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희망세상은 석면 등 환경에 문제를 이유로 반대활동을 했습니다. 처음엔 찬성하던 주민과 직접 만나 설득하며 주민들과 가까워졌고, 반송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단체를 지역에 알려내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생각을 같이하는 주민들이 둘러 모였고, 그들은 마을의 이야기를 담은 소식지를 만들고 직접 발품을 팔아 집집마다 소식을 전하며 동네 구석구석을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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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음알음 회원은 늘어갔고, 회원 중 결혼한 여자들이 많다보니 집안일 때문에 모임운영이 힘들었습니다. 그러자 남편들도 모임을 만들면 어떨까 제안이 있었고 ‘좋은 아버지 모임’(당시에는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한 모임)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모인 ‘반송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힘을 모아 한 일은 아이들이 함께 어우러져 자랄 수 있는 마을 공부방이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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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해마다 열린 어린이날 행사를 진행하였고 지금은 5천명 이상의 주민이 모이는 반송지역의 축제로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꼬박 10년을 차곡차곡 채워가며 활동하다, 작년엔 어린이 도서관을 만들었습니다. 주민이 주체가 되어 십시일반, 벽돌 한 장 값을 소중히 모아 주민의 힘으로 도서관을 만들어 낸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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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송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활동을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희망세상’이라고 단체명 바꾸며 10년간 지역 활동의 경험을 이웃하는 단체와 나눠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희망세상은 지역의 코디네이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코디네이터를 자처 했습니다. 반송동에서 쌓은 십년의 지역운동경험을 다른 지역으로 퍼뜨리고 활동의 폭을 넓히고 싶었습니다. 우선 지역에서 함께 활동하는 단체들과 살기 좋은 마을공동체에 대한 고민을 함께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마을일꾼들이 모일 수 있는 모임, 그리고 그 모임을 채울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반송 마을일꾼학교 “마을의 허리세대를 만들자”를 기획하였고 아름다운재단의 ‘변화의 시나리오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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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송(盤松)이란 마을 이름은 키가 작고 가지가 사방으로 퍼진 소나무가 울창하게 자란 데서 유래했습니다. 홀로 높이 뻗어나갈 줄만 아는 소나무와 달리 사방으로 가지를 늘어뜨려 주위에 시원한 그늘을 만들며 사시사철 푸르른 반송은 반송지역의 단체들이 만드는 지향점과 여러모로 닮은듯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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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다른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마을에서 서로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간다면 그것이 살기 좋은 마을일 것입니다. 앞으로도 반송이라는 희망텃밭을 주민들과 더불어 지역단체들이 더욱 더 아름답게 일구어 나가길 기원하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