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옛 시인이었던 천이는 천하제일의 산수 절경을 보며 사는 이곳 사람들을 부러워하며 이런 말을 했다. "신선이 된 것보다 구이린에 사는 것이 낫다." 빼어난 풍경을 자랑하는 구이린은 중국에서 만리장성 다음으로 많은 사람이 찾는 곳. 리강을 따라가는 유람선에 몸을 싣고 화가가 되기도 하고 옛 시인이 돼 인생도 노래해 본다. 리강 물줄기는 광시좡족자치구 먀오얼산에서 시작돼 섬강으로 흘러 들어가는데 총 길이는 426㎞. 그 가운데서도 구이린을 관통해 양숴(陽朔)에 도착하는 83㎞ 리강 물길이 구이린 절경을 만들어 낸다. 우리에게 익숙한 중국 동양화 대부분이 구이린을 배경으로 했을 정도로 예부터 이곳의 빼어난 산수(山水)는 유명했다. 그리고 구이린 산수의 절경을 만들어내는 것은 리강을 따라 자연이 만드는 오묘함과 아름다움이다. 여기저기 펼쳐진 10만여 개 산봉우리와 불쑥 솟아난 기암괴석을 따라가는 리강 유람은 구이린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관광 코스가 됐다. 약 6시간 동안 눈에 들어오는 풍경 하나하나가 살아 움직이는 산수화가 된다. 뗏목에 앉아 낚시질하는 강태공들을 마주하면 왜 그렇게 정신없이 지내왔는지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리강 여행 최적기는 우기인 3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 이때는 강 수위가 높아서 유람선을 타고 구이린에서 양숴까지 곧바로 갈 수 있어 절경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 구이린은 밤이 되면 또 다른 장관을 연출하는데 양강(리강ㆍ타오화강)과 사호(무룽후ㆍ구이후ㆍ룽후ㆍ산후)에서 즐기는 야경 유람을 빼놓을 수 없다. 유람선에서 전통악기 연주곡이 시작되고 호수 주변 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구이린 풍경만 가지고 떠나기에는 뭔가 허전하다. 웅장하고 화려한 중국 전통공연이 보고 싶어진다. 1654㎢ 야외 수상무대에서 70분 동안 펼쳐지는 야외극 `인샹류산제(印象劉三姐)`는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리강과 12개 산봉우리가 만들어내는 무대를 배경으로 출연진 600여 명이 매일 밤 2600여 관객을 만난다. `인샹류산제`는 장이머우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준비 기간만 5년5개월이 소요됐을 만큼 철저한 준비를 거쳐 무대에 올려졌다. 특히 공연에 출연하는 사공 가운데 대부분이 낮에는 강에서 일하고 밤에는 공연을 펼치는 실제 사공들. 이들에게 강은 공연 무대가 아닌 삶의 터전이며, 이들은 관객들에게 연기가 아닌 삶 자체를 보여주고 있을지 모른다. 비오는 날엔 우비를 입은 채 극을 보고 더운 여름에는 방충제를 뿌려가며 벌레를 쫓아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악천후에서는 공연이 취소되기도 한다. 그러나 구이린 산수의 힘이 더해져 관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주니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몽환리강 쇼 역시 구이린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공연. 세계적인 중국 전통 서커스와 발레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 △항공=중국 난팡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서 인천~구이린 구간 직항편을 운항한다. 소요 시간은 약 3시간30분. △현지 교통=구이린 시내를 다니는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해 주요 여행지를 돌아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