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의 배는 주주형태를 이룹니다.
누가 선주가 없고 잡아서는 똑같이 분배됩니다.
오늘 같은 날만 한달 지속된다면???
어부들의 깊은 주름도 활짝 펴질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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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하기 전날은 장보기부터 시작됩니다.
일단 들여 온 채소류는 다듬기부터 시작됩니다.
우선 무우를 꺼내어 수세미로 깨끗이 닦고(무지하게 힘들었슴)
배추는 쭈욱 반을 갈라 소금 왕창뿌려 소금물에 담가 놓고
쪽파를 뿌리부분 잘라 누렇게 변한 부분 떼어 놓고
갓을 물에 씻으며 다듬기를 실시하고
미나리도 조금...
마늘의 밑둥도 잘라야 겠네요.
생강까는 것은 딸래미를 시키고...
양파도 조금...
일차 준비가 되었습니다.
교회를 다녀 와서
마누라 친구인 후배를 불렀습니다.
김장은 같이, 더불어 하는 것이 제맛 이므로...
무우 채썰기도 이제는 좋은 것이 나와서 마치 칼로 썬듯한...
예전에는 무우즙이 흐를 정도의 웅툴붕툴한 것이었는데...
무우를 채썰다 보니 속에 병이 들었나~~~ 시커멓습니다.
깍두기까지 하려던 무우 반정도는 버리고...
마늘, 생강은 믹서기에 왕창 돌려 즙으로 만듭니다.
이제부터 양팔에 고무장갑 끼고 버무리기가 시작됩니다.
무우채에 소금, 고추가루 왕창 넣어 비비고 또 비비고...
조그맣게 썰어 놓은 쪽파와 갓, 그리고 미나리를 넣어 비비고 또 비비고...
즙으로 변한 마늘, 생강을 넣어 비비고 또 비비고...
이 때 생강을 너무 많이 넣으면 쓴 맛이 난다고 합니다.
가늘게 썬 양파를 넣어 비비고 또 비비고...
믹서기에 간 생새우를 넣고 비비고 또 비비고...
새우젓과 까나리 액젓을 넣어 비비고 또 비비고...
약간의 미원을 넣을까 말까???
약간의 당원도???
자~~~ 비비기가 얼추 끝난 듯...
이제 소금에 절인 배추를 날라 와야 겠네요.
척척 노란 속을 뒤지며 준비된 속을 넣는 모습이 한두번 솜씨가 아닌 듯...
아마 마누라에게 교육(?)을 많이 받은 모양입니다.
속을 넣은 김치는 척하니 접어서 겉의 푸른 잎으로 감싸고...
차곡차곡 넣은 모습이 먹음직 스럽습니다.
중간 정도 채워진 독에는 큼직하게 썰은 무우를 개켜 넣고
소금을 대충 뿌리고...
다시금 속이 찬 배추는 올려지고...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이 여성이라면???
아무런 이상이 없을지 모르지만
남정네가 쓴다고 생각하니 절로 웃기는 짬뽕(?)입니다...
아무튼 올해의 김장은 끝났습니다.
내가 먹어 봐도 맛있는 김치입니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건만
저녘 수라상(?)에는 어김없이 수육이 올라 왔습니다.
절여진 노랑배추에 새우젓 찍은 고기 한점 척하니 얹어 넣고
냉동실에서 약간 얼려진 쏘주 한잔에
입안 가득히 들어 가는 보쌈맛은 그만입니다.
첫댓글 착한 남편이다. 간큰 우리 남자는 일을 시키면 뒷일이 더 많으니,......하여튼 쓸만한 남자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