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책자에 우리동네 자랑하고 싶은 맛집 이야기를 올렸으면 해서 간략히 적어 봤습니다.
우리나라 대표 사람 맛집 「블랙&압구정」
「블랙&압구정」?! 겉모습은 우리가 알고 있는 흔한 중국집입니다.
그러나 그 운영방법에 대한 얘기를 듣고 나면....‘오 이런 중국집’이라는 감탄사가 나오는 정말 남다른 독창성을 가진 중국집입니다!
왤까요? 이제 그 이야기를 신협의 웹진 「해피 스토리(HAPPY STORY)」에 보도된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 동네 같이 사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시작할까 합니다.
1990년만 해도 현재 행당역 주변 이 동네는 산만하지만 참 많은 저소득 서민들이 모여 사는 동네였습니다. 행당동 달동네! 그냥 그 땐 우리들도 다른 동네 사람들도 그렇게 불렀어요.
1994년 무렵 이 동네가 재개발로 철거되고 새롭게 넓혀진 행당로, 1997년 초에 5호선 행당역이 생기고 새롭게 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아파트 상가들이 행당로를 따라 쭈욱 만들어 졌습니다. 이 글을 쓰는 저는 그 때 이 길을 지나며 높이가 안 맞는 촌스러운 상가들이 참 많이 생겼네....하며 지나곤 했지요
바로 그 때 행당대림 아파트 상가에 멋진 이름으로 새롭게 생긴 중국집이 바로 「블랙&압구정」이었습니다. 사실 그 때 우리 동네의 로망은 압구정이었습니다. 엄청 세련된 강남의 선두주자^^;
그러나 그냥 흔한 중국집「블랙&압구정」은 아래 이야기에서처럼 사람 사는 맛이 함께 더해진 멋진 대한민국 유일의 우리 동네 맛집으로 계속 발전합니다. 짜잔~
채혁(블랙&압구정의 창업자)씨가 중화요리전문점 「블랙&압구정」을 오픈한 것은 1999년.
그리고 그로부터 딱 10년 후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경영 방식을 도입해 재창업했다. 바로 협동의 방식을 식당에 도입해 직원들이 공동 대표로 공동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블랙&압구정」의 직원들 중 3년 이상 근무한 직원에 한해 각각의 사정에 따라 자본금을 출자할 수 있게 했는데, 본점의 경우 당시 사장이었던 채혁씨를 비롯해 직원 4명이 출자를 해서 공동사업체로 새출발을 했다. 그리고 현재는 2호점(금호점)과 3호점(중천)까지 생겨났다.
“식당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대부분 자기 가게를 가지는 것이 꿈이지만, 현실은 100개의 식당 중 5개의 식당만이 성공할 뿐이죠. 그래서 저는 직원들과 공동 출자를 해서 같이 운영해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자본금은 논골신협의 신용 대출 및 보증금 대출 등을 통해 출자했는데, 현재 직원들 대부분이 논골신협과 거래하고 있으니 win-win이죠.”
본점에서 매니저를 맡고 있는 이성진 씨는 일한 지 6년이 된 배태랑 직원이자, 1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공동 대표다.
“솔직히 처음에 사장님에게 그런 제의를 받았을 때는 황당했죠. 과연 잘 될 수 있을지 의문도 들었고요.”
성진 씨는 “직원으로 일할 때는 그냥 그 만큼의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가게가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는데, 지분을 갖게 되면서부터는 주인의식도 갖게 되고 장사가 안 될 때는 이유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했다.
주방장으로 일하고 있는 이영학 씨 역시 오래 근무한 직원이자 공동 대표다. 그는 중국인이지만, 한국인 아내와 결혼하면서 지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매출 상승, 장기근속자 증가 등 긍정적인 효과 발휘 이렇게 직원들이 하나 둘 지분을 갖기 시작하면서 현재 본점에서 지분을 갖고 있는 사람은 모두 8명. 일하고 있는 18명의 직원들 중 약 44%가 지분을 갖고 공동 대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주방에서 일하는 중국인들이 지분을 갖기 어렵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절반 이상이 지분을 갖고 있는 셈이다.
아직 3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 중에서 여러 가지 사정으로 지분을 갖지 못한 직원들도 있는데, 앞으로는 이런 직원들에게 단 1%의 지분이라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채혁 씨의 생각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매장 마다 20%의 지분만 가지고 나머지는 모두 직원들에게 나눠주려고 한다.
지분이 줄어들면 가져가는 돈도 줄어들 텐데 그에 대한 걱정은 없는지 물어봤더니 돌아오는 말이 현답이다.
“지분율이 줄어든다고 해서 수익금이 줄어든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처음에는 손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생각해보면 절대 손해가 아니거든요. 직원들이 지분을 갖고 있으면 자기 가게라는 생각에 책임감을 갖고 더 열심히 일할 테고, 그러면 가게도 잘 될 테고, 결과적으로는 이익도 많이 창출할 테니 지분율이 줄어든다고 가져가는 액수가 줄어드는 건 아니잖아요. 결국 같이 마음을 모아서 협동을 하게 되면 그만큼 이익이 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협동조합 방식으로 경영 방법을 바꾸고 나니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매출이 15% 정도 상승한 것은 물론이고, 이직률이 높은 업종임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근무하는 직원들이 많아져 팀워크도 좋아졌다.
나만 벌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같이 일하고 같이 벌어서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채혁 씨.
채혁 씨는 보다 전문적으로 공동 운영을 하기 위해 4월 내로 상표 등록을 마치고 차근차근 준비해 올해 안으로 협동조합을 신청할 계획이다. 비록 아직은 미완성이지만, 머지않아 국내 최초의 중화요리전문점 협동조합 탄생이라는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직원들과 함께하는 기업 뿐 아니라 사회에 공헌하는 음식점을 만드는데도 노력하고 있다. 현재 블랙&압구정 수익금의 3%는 네팔 어린이, 시흥 꿈터 건립 등을 후원하는데 쓰인다. 1)
저도 돈이 미워서 원없이 벌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참 돈을 많이 쫒아 다녀봤습니다. 말은 쉽지만 「다 같이 잘 살자」는 거 돈 앞에서는 정말 어렵다는 것을 이젠 확실히 알았죠. 이런 사정을 잘 알기에 이 지랄 같은 인정머리없는 황금만능주의 사회에 사람 사는 맛을 음식에 담아 주는 「블랙&압구정」.... 그 속 마음을 알고 먹으면 맛도 행복감도 백배!! 우리 동네 아니 대한민국 대표 사람사는 맛집 「블랙&압구정」이었습니다. 오늘 저녁에 잠깐 갔다 올렵니다. ^^
1) 2013.4월 472회 신협웹진 HAPPY STORY
■ 블랙&압구정(중국음식점, 행당본점, 금호점, 중천점)
○ 위치: 서울 성동구 행당2동 317-40번지
- 행당역 1번 출구로 나와서 금호동쪽으로 길 건너 200M 올라오시면 있어요
○ 전화번호: 02-6217-6217
○ 추천 맛있는 음식: 잡채밥, (사천)탕수육, 간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