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도서관에 오는 가장 큰 이유는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이다.
언제부턴가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것 보다 그것이 더 중요한 이유가 되었다.
사실 나의 경우 도서관에서는 책을 잘 읽지 않는다. 아니 잘 읽히지가 않는다.
책이 하도 많으니까 책이 시시해 보인다. 그래서 책 한권 한권에 의미 부여가 안 된다.
그냥 이 책 저 책을 떠들어만 보다가 그만 둘 때가 많다.
오늘 내가 찾아 온 곳은 성북정보도서관이다.
어제는 정독도서관이었다.
배가 고파 도서관에 오자마자 먼저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값싸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엔 도서관 식당만한 곳이 없다.
성북정보도서관 식당도 그 중의 한 곳이다.
온전한 한 끼 식사로 부족함이 없는 백반이 4천 원이다.
반찬엔 항상 고기반찬 하나는 딸려 나온다. 오늘 식사엔 상당히 큰 생선 한 토막이 고기반찬으로 나왔는데 상당히 먹음직스럽게 보였다.
가볍게 허기를 때울 수 있는 라면은 2천5백 원이다. 계란 하나는 족히 들어갔을 라면이다.
공기 밥 한 그릇은 1천 원인데 양이 아주 실하다.
꽉꽉 눌러 소복하게 담아 주는 밥 한 그릇의 양은 웬만한 식당의 공기 밥 두 그릇 분량이다.
공기 밥만 한 그릇 주문해서 먹으면 1천 원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때 반찬은 김치로 해결하면 된다. 이 곳에서 김치는 자유롭게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다. 공기 밥 한 그릇에 김치를 듬뿍 담아다 먹으면 아쉬운 대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배가 심하게 고프면 공기밥 두 그릇을 먹으면 되는 데 그래도 2천원이면 된다.
( 점심을 먹으며 이런 생각을 했다. 도서관에서 밥을 먹을 땐 이와 비슷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 옛날 가난하던 시절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성북도서관에는 상당히 고급스럽게 느껴지는 카페가 있다.
맛있는 ‘아메리카노’ 한 잔이 1천5백 원이다.
그 커피를 안락한 의자에 앉아 마실 수 있다.
이곳의 의자는 시중의 어느 유명한 커피전문점 의자보다 훨씬 크고 편안하고 푹신하다.
게다가 여기에는 책이 비치되어 있어서 커피를 마시며 독서를 할 수 있다. 물론 노트북을 가져와 인터넷을 할 수도 있고 글을 쓸 수도 있다.
이 글도 그곳에서 커피를 마시며 쓴 것이다.
나는 경제적으로 궁핍하지 않다. 좀 더 비싼 밥을 먹을 수 있고, 비싼 커피를 마실 수도 있다. 그러나 도서관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밥을 먹고 (때로) 커피를 마시면 기분이 좋아진다.
굳이 책을 읽지 않아도 도서관의 책들을 이리저리 뒤적여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충실해진다.
내가 요즘 도서관에 오는 진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첫댓글 ㅋㅋㅋㅋ 저희동네 도서관은 무지 건물후져서 식당도 화장실도 많이 불편해 가기 싫더라구요ㅋㅋ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도서관 정도 되야 공부할 맛이 ㅋㅋㅋ
종사가 이곳 둘러봤는데 너무 좋다고 여기서 수양하라네요~ ㅋㅋㅋㅋㅋ 앞으로 이곳에서 수양하겠음다~ 오드리님~ ^^
아이때문에 도서관에 자주 갔었는데 갈때마다 노곤노곤 잠이 와요~ ㅋㅋ 도서관 식당 저도 추천합니다~~~~~ ^^
나도 추천~~~^^
앗! 깐딱이야~ ㅋㅋㅋㅋㅋ
샘의 "잡설"을 두번 읽고 나니, 또 다른 잡설이 막 기대됩니다..^^
저는 도서관에서 자는 잠이 젤 맛있는 것 같습니다 ㅋ
직접 뵙고 댓글보니.... 아~ 그러실 수 있겠다하고 웃음이 나와요~ ㅋㅋㅋㅋ
쌤... 이 글 좀 제가 놀고 있는 카페로 퍼갈께요~ 감사합니다! ^^ 굿모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