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자술서―四季/김성애
1.섣달
외로움이 가득한 당신의 일대기처럼 온기 없는 마른 사랑 입술에 고여 있네 시간은 바지랑대에서 마디숨을 내쉬고
2.SNS
바람의 딸꾹질에 흉터 넓게 불거져서 새새틈틈 박힌 말로 신경을 긁어 댄다 잘 익은 단풍잎들이 무더기로 지는데
3.몽돌해변
당신이 보내 주신 문자를 지운 저녁, 손가락 뭉개지고 손바닥만 이리 남아 흰 파도 아우성 위에 펼쳐놓은 물의 시詩
4.탁상달력
바투 잡은 어둠이 날뛰며 짖어대지만 흐르는 해와 달을 말뚝에다 묶어놓고 충혈된 수많은 슬픔 온몸으로 되읽는
<2021 제11회 천강문학상 시조부문 우수상>
제11회천강문학상 수상작품집 경남,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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