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희의 마음도 있다” (루카 12,34 )
가진 재산을 다 팔아 자선을 베풀고 하늘에 보물을 쌓으라고 말씀하신 것을 볼 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보물은 우리들의 재물을 두고 하신 말씀이신 것 같다.
그런데 우리들의 마음에는 재물보다 더 귀한 것이 있음을 나는 이제 알게 되었다.
“열정”이 바로 그것이다. 지금 나의 모습은 이 “열정”이라는 뜨거운 불덩어리를 가슴에 지닌 채
평생을 살아온 결과이다. 나뿐만 아니라 내주위에서 행복하게, 의미있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볼 때,
그들은 모두 한결같이 이 불덩이를 가슴에 지니고 있다.
“열정”은 말 그대로 뜨거운 에너지다. 하느님은 우리 모두에게 이런 불덩이를 주셨는데,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그런 뜨거움이 있는 것조차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간다.
때로는 그것을 느끼면서도 그자체가 “욕망”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다가와 그것을
억제하려고 노력 하는 것을 볼 때가 있어 안타깝다.
“욕망” 과 “열정”은 결코 같은 의미가 아니다. 그러나 아주 무관하지는 않다.
열정이라는 큰 산실에서 태어나 우리들을 휘들르는 것이 곧 욕망인데, 욕망이 결코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다 크고 작은 욕망이라는 것이 있게 마련이다.
그 욕망이 하느님을 향해 갈 때는 승격되어 거룩한 갈망이나 열망으로 표현된다.
그 욕망이 자신만을 위한 재물이나 명예, 권력으로 향해 달음질 칠 때는 욕심이나 탐욕으로 격하된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의 목적을 향해 온힘을 다함으로써 원하는 것을 얻게 되는데,
이를 보고 세상 사람들은 성공했다고 말하며 그들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열정은 뜨겁기도 하지만 선한 에너지다. 그러나 무질서한 욕망이 날개를 펴면 어둠과 고통을 가져다준다.
열정은 그 어떤 목적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자신의 하는 일에 몰두하면서 기쁨을 느끼는 반면에,
욕망은 반드시 목적을 향해 질주하는 과정에서 방해가 되는 요소들(사람들과 환경)을 제거하려는 반사회적인
행동을 거침없이 행함으로 자신과 이웃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열정은 지속적이고 건설적이지만, 욕망은 얻어지면 또 다른 것을 원하기 때문에 자주 변질된다.
자신을 위해 더 많은 것 , 더 큰 것을 취해야만 쾌감이 오기 때문에 결코 행복하다는 느낌을 모르며 살아간다.
그런 에너지는 언제가는 소진되어 절망하게 되며 때로는 파괴적이다. 객관적으로 볼 때,
부러울 것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자살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내가 젊었을 때, 나는 성공하고 싶은 욕망으로 불탔다.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너무도 강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또 많은 것을 이루어냈다.
그러나 그것을 이루기 위해 나는 많은 것을 포기했었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도 주었다.
그러나 그 성취감도 잠시뿐, 나는 더 많은 것을 얻으려고 몸부림쳤지만,
막상 내가 하고 있는 일에 큰 기쁨이나 보람을 느끼지 못하면서 스트레스만 커져갔다.
우리들의 열정이 무질서한 욕망으로 변질되면 이처럼 기쁨이 없어지고 목표만 보이게 된다.
특히 예술가들의 삶이 이런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을 최근에 일어난 사건으로 알 수 있다.
한국에서 키운 제자들이나 아프리카에서 키우는 제자들에게서 보이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모두 열정으로 살기위해 태어난 사람들이다. 그들의 음악을 향한 사랑과 헌신은눈물겹도록 아름답다.
내가 어린 시절에 느꼈던 그 감정, 온 세상을 다 준다 해도 바꾸고 싶지 않은 이 큰 불덩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
가 관건이다. 욕망을 다스리는 방법까지 가르칠 수 있는 좋은 스승들을 한국에서 만나기는 그리 쉽지 않다.
우리는 그 무엇을 하더라도 욕심이 아닌, 열정을 갖고 삶에 임해야 한다.
하느님께서도 그런 열정을 우리에게 이렇게 바라고 계신다.
“네가 이렇게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않고 차지도 않으니, 나는 너를 입에서 뱉어버리겠다”
(요한 묵시 3,16)
나의 모든 욕망을 불태우고 난 자리, 나의 가슴엔 여전히 불꽃이 남아 있었다.
그 불꽃을 가슴에 품고 아프리카에 왔다. 이제 그 불꽃은 더 이상 나를 위해 타지 않는다.
첫댓글 감동으로 이으지는 명 강의 계속~~ 해주시는 아녜스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이웃 사랑의 열정이심을 고백하시니..^^
주님께서 자신을 우리의 부족함을 당신 사랑으로 채워주시려 고통을 감수하신 사랑..!! 실천하심 입니다.^*^
그곳 아이들, 예술가로 키울 제자들을 위한 불꽃이 활활~~~ 타기를...^^ " 주님의 열정 " 을 닮으셨습니다...!!! ^*~
식지 않는 열정으로!!
김 교수님을 생각하면 불꽃사랑이 생각나는데 이제는 열정이 옆에 따라가네요. 하느님을 몹시도 사랑하는 열정과 불꽃같은 사랑 말이예요.
나를 위한 욕망에서 함께 나눌수 있는 열정으로 활짝 꽃 피우고 계신 교수님께 감히 존경과 사랑을 드립니다 ^&^
깨달음은 나 자신에게 또한 다른 사람에게 진실의 울림을 주는군요 주님의 열정을 전하는 주님의 사랑의 전도사여.....
오직 주님을 위함만이 뜨거운 열정으로 ...열정으로 이어짐을 우리에게 전해주시니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