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단발인가? 여자가 가진 강력한 위장 전술, ‘화장발, 옷발, 머리발’ 중 한 가지를 과감히 포기해야 하는 이 대담한 유행의 원인은 무엇일까? 최근 나오미 캠벨을 단발로 변심시킨 헤어스타일리스트 오딜 질베르는 패션계를 점령한 60년대 스타일의 유행과 미니멀리즘의 영향을 그 이유로 든다. “단발은 모더니티를 상징합니다. 단발은 루이즈 브룩스에서 가브리엘 샤넬까지, 여성해방을 원했던 여성들의 첫 헤어스타일이였죠. 코르셋을 벗어던진 것만큼이나 전투적인 행동이었어요.” 하지만 이번 시즌의 단발은 60년대 쿠레주 룩의 유행과 더불어 주목받았던 비달사순식 커트와는 달리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것이 특징이라고. “캐시미어 스웨터나 흰 셔츠 샅은 베이식한 차림도 멋스럽게 보이게 하죠. 로맨틱한 미니 드레스, 귀여운 발레리나 슈즈, 오버사이즈 팬츠 등 이번 시즌의 키 룩들과도 완벽하게 어울리고요.” 단발이 가진 최고의 미덕은 어려 보이고 산뜻해 보인다는 것. 드라마 <문희>에 등장하는 강수연을 보라. 누가 그녀를 40대로 보겠는가! 게다가 A한, 중성적인 매력을 가진다는 것, 다소 밍밍한 이목구비를 지닌 세실리아 맨데스나, 그다지 주목 받지 못하던 아기네스 딘이 톱모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것도 헤어스타일의 힘이 트다. 페미닌한 의상부터 앤드로지너스한 의상까지, 그녀들이 소화해 낼 수 있는 룩의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 모델 김원경도 긴 머리 흩날리는 다국적 모델들 속에서 산뜻한 비대칭 커트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 않던가. 게다가 단발머리는 지적이고 신뢰감을 준다. 예일 대학 심리학 교수인 마리앤 라프랑스 박사는 <첫인상과 헤어스타일> 논문에서 가장 자신감 있고 활동적인 여성으로 보이는 헤어스타일로 맥라이언처럼 볼륨을 살려 연출한 짧은 머리를 꼽았다. 직업을 구하거나 공식적인 자리에서, 전략적 이미지 변화가 필요할 때 가장 적합한 스타일이라는 것. 하긴 인터넷에 나온 면접 잘 보기 D강에도 ‘커트나 단발 스타일이 활동적인 직업여성의 이미지를 준다.’라고 쓰여 잇더라. 회근 짧은 앞머리의 트위기 커트로 변신한 mbc 뉴스 박혜진 아나운서의 멘트가 한층 더 명석하고 세련되게 들리는 이유도 그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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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모발에 윤기를 더해주는 미장센 펄 샤이닝 에센TM 1만 6천원. 2.자연스럽게 스타일을 고정해주는 프레쉬 포피 헤어 스프레이 4만 2천원. 3.모발의 텍스처를 살려주는 부드러운 왁스, 아베다 컨트롤 페이스트 2만 9천원.
단발 나도 할수 있을까? 60년대의 패션 아이콘 트위기와 에디 세즈윅, <악마의 씨>의 미아 패로의 숏 커트는 지금 봐도 시크라지 그지없다. 하지만 얼굴형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이 대담한 스타일은 불행히도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두상이 둥글고 납작한 구석이 없으며, 얼굴 크기도 적당해야 어울린다. 그렇다고 포기할 필요는 없다. 모발의 기장과 커트 스타일의 변형으로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하니깐. “얼굴로 향하는 모발 끝의 커트 방법을 조금씩만 다르게 하면 결점이 있는 얼굴형도 커버 할 수 있어요. 얼굴이 둥근 사람은 모발끝이 턱선으로 빠지게끔 세로로 커트해주면 갸름해 보이죠. 긴 얼굴형을 지녔다면 모발 기장을 턱선보다 1~2센티미터 정도 위로 잘라주면 긴 얼굴의 방향성을 잘라줄 수 있어요.” 김혜수, 한가인, 고현정의 단발머리는 연출한 라뷰티코아 민상 원장의 조언. 엘트레의 김성학 원장은 턱선 길이를 추천한다. “사각 턱이거나, 얼굴형이 동그랗거나, 모든 얼굴형에 어울리는 길이죠. 모발 끝을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 소녀에서 성숙한 여인으로도 변신할 수 있고요.” 앞머리만으로도 다양한 스타일 연출이 가능하다. 어리고 귀여운 인상을 원한다면 조금 짧게 내주고, 섹시하거나 지적인 분위기를 원한다면 조금 길게 내어 옆으로 내어 준다. 광대뼈가 튀어나온 타입이라면 일자형 앞머리보다는 앞머리를 사선으로 내려 광대뼈를 어느정도 가려준다. 뒤통수가 납작하거나 두상이 예쁘지 않은 경우도 펌이나 드라이로 커버 할 수 있다. 단발머리가 긴 머리에 비해 스타일링 변화가 적을 것 같다고? 걱정마시라. 손가락에 왁스를 묻혀 모발끝에 비비듯이 발라 자연스러운 삐침을 만들어주거나, 고데기로 약간의 웨이브를 더해주면 같은 단발이라도 다양한 이미지 변신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숏 커트에 어울리는 메이크업은? “헤어가 짧아지면 아이 메이크업에 포인트를 주세요” 라뷰티코아 도산점 수경 부원장의 조언이다. “섀도를 진하게 하는 것보다는 라인으로 눈매를 강조해 주고 속눈썹을 컬링한 후 마스카라를 깔끔하게 발라주는 거죠. 입술은 페일한 톤으로 심플하게 마무리 하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