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년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에 쵸컬릿보다 달콤한 우리딸을 만났습니다.
저의 출산 경험을 나누고 싶어서요.
예전부터 꼭 글 남기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글을 남기는 저.. 원장님 그래도 이뻐해죠용~~
벌써 작년이 되었네요~
하루 전 밤 11시쯤. 이슬이 비쳤네요. 친구가 이슬 비치고 며칠 있다 진통 온걸 봐서, 신랑한테 걱정말라고.. 바로 애낳는거 아니니 자라고 해뒀습니다. ㅋㅋ
신랑은 자고 제가 잠이들 때 쯤. 약간의 배아픔을 느꼈어요. 혹시..? 라는 생각에 진통 어플 당장 다운받았고 새벽 2시쯤. 진통이 10분 간격쯤 되는구나~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러다 새벽 세시쯤. 배에서 풍선 터지듯이 뽕~! 정말 미세한 소리 들었어요 ㅋㅋ 그리고 왈칵.... 응...?? 혹시 양수가 터진건 아닌가 싶었어요. 무서운 마음에 원장님께 전화드리니 양수 터진거 맞다 하시며 진통 10분 간격이니 아침에 밥 먹고 오라 하셨어요. 새벽 다섯시 까지는 이제 호흡을 해야겠구나 생각 들어 혼자 히히후~ 하다 아무래도 출발해야겠다싶어 자고 있는 신랑 깨워 아침 먹고 출발했습니다.
밖은 전에 내린 하얀 눈이 아직 녹지 않았던 참 추운 날이었어요.
대전에서 청주로 도착하니 여섯시 쯤.
건물 문이 잠겨있어 원장님께서 문 열어주러 내려오시는데, 네.. 그때 문을 잡고 풀썩. 주저앉게 되더라구요. 진통이 제법 세졌거든요.
와서 내진 받는데.. 전에 분만 후기 보면, 왜 원장님께서 아직 멀었다고 운동하고 오라고 하셨던 분들 많았잖아요.. 저한테도 혹시 그러실까봐 얼마나 조마조마 했는지.. 밖이 넘 추우니까 ㅠㅠ
원장님, 저 운동 하고와야되요? 잉잉~~ 근데 다행히 운동안해도 된데요 ㅋㅋㅋ 그리고 오늘 안엔 낳겠대요 ㅋㅋㅋ
옷 갈아입고 호흡 시작! 전 누워있음 정말 몸이 배배꼬이고 사지가 뒤틀려서 조그마한 쇼파에 계속 앉아서 진통했어요.
신랑은 다리 계속 만져주며 호흡 같이 하구요.
애 낳아보신 분들 아시죠? 입으로는 히히후~ 하는데 호흡하려고 하는게 아니라, 정신 붙잡으려고 한다는거..ㅠㅠ 신랑이 옆에서 같이 안해줌 아예 입밖으로도 못꺼내겠더라구요. 신랑 가끔 전화 받음 다리로 막 치면서 빨리 같이 하라고 ㅋㅋㅋㅋㅋㅋㅋ
(여담이지만, 저 이케 진통하는 중에 밖에 천안에서 오신 분이 내진 보는데, 세상에 진통 없이 벌써 4센치 인가 5센치 인가 열렸다고.. 복받은 거라고.. 진통 있음 바로 오라고..원장님이 그러시더라구요. 그런분 계셨는데.. 아마 초스피드 분만 하셨겠죠?? 완전 부러웠습니다...난 죽을똥 살똥 해서 간신히 그정돈데 ㅠㅠ)
그렇게 진통중에 원장님, 저 화장실 다녀오겠다고.. 안그러면 힘주다가 실수할 것 같다고. 해서 혼자 화장실서 30분 넘게 힘줬나봐요. 그게 아가가 밑으로 많이 내려와서 그런거였지요.ㅋㅋㅋ 화장실에서 정말 진심 힘준 덕에 첨보다 많이 내려왔다고 칭찬들었네요.ㅋㅋㅋ
전날 밤을 꼴딱 센데다 점심 넘어서까지 낑낑대고 있으니 진통 중간중간에 졸게 되더라구요..허..참.... 네.. 사람이 그렇게 됩디다. ㅋㅋㅋㅋ
그리고 오후 세시쯤. 힘주기에 들어갔지요. 아~ 그 편안함! 이제 끝이 보이니깐요^^ 다시한번 심기일전!!
원장님 구령(?)에 맞추어 하는데. 아까 말씀드렸지요. 저 바닥에 누우면 몸이 배배 꼬인다고..
팔은 신랑한테 매달리는데 참 그와중에도 세게 잡음 신랑 힘들겠다 싶어 세게 못잡구 ㅋㅋㅋㅋ
다리는 어쩔 수 없더라구요.
원장님 저 힘주면서 다리 엄청 움직여서, 밑에 깔아둔 비닐 계속 움직이는것 땜에 원장님 고생하셨었는데.. 기억하실라나 몰겠네요 ㅋ
여튼 두시간여 힘준 끝에 우리 딸 배위에 똭~~!!!
"내 딸이구나!!!" 눈물 쫙~~ 흐르고...하는 모성애적 감동 보다는 "우와~ 진짜 배 하나도 안아파요", 그리고 "어머! 뱃속에서 나오니까 왜케 커?" 또 "여보! 탯줄 뛰는거 정말 신기해!!" 라는 생물학적 감동을 먼저 받았어요ㅎㅎㅎㅎ
아가가 머리 나오면서 울어버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빨리 빼느라 약간 꼬맸지만 딱 3일 고생하고 괜찮았어요.
원장님께서 힘 잘 빼고 있다고 칭찬도 해주셨는데 우이쒸.. 아숩다...쩝...
원장님께서 자궁 수축 되라고 계속 배도 많이 만져주셨었는데 넘 감사했어요....
전 하혈이 좀 있어서 철분 주사 두대 다 맞느라 그날 집에 못가구 담날 아침 일찍 집에 돌아왔답니다.
어찌나 힘을 줬던지 아침에 일어나니깐 팔다리가 후덜덜덜ㅋㅋㅋㅋ
무엇보다도 신랑과 함께 하였기에 초보엄마 초보아빠 더욱 더 돈독해 졌구요. 신랑은 아직도 얘기하네요~위에서 보는데 머리가 조금 나왔었다가 들어가고, 점점 더 나오는게 넘 신기했다고.
어디에서 경험 못할 정말 너무나 편안한 출산이었어요.
친구가 촉진제 맞구 여섯시간만에 아가를 만났는데, 친구는 막판엔 진통이 쉴새없이 몰아쳤다 하던데.. 전 막바지에도 진통이 1분간격으로 오지 않더라구요. 2~3분 간격으로 와서 그런지 정말 정신 못차리게 힘들진 않았었던것 같아요. 힘주고 쉬었다가 또 힘주고 쉬었다가.. 그래서 힘주는데 두시간 넘게 걸린걸지도 모르구요.
최근에 친한 친구 결혼식 시간을 잘못 기억한 것 땜에 대전서 전주까지 고속도로 막 밟고 갔었는데, 신랑과 한 얘긴..
"참나, 나 애 낳으러 갈때도 이렇게는 안밟고 갔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아가는 딴 아가들 보다 느려서 이제야 조금씩 기는데요,
대신 도리도리, 잼잼, 사랑해~하면 머리 기대고 폭 앵기는거, 이쁜~짓 하면 눈 찡긋, 짝짝꿍 등 깨알같은 애교 개인기로 중무장을 해서 엄마아빠를 흐물흐물 녹게 만들어요~
원장님, 건강하시지요?
둘째 생긴다면 또 뵙고 싶어요~
열다섯시간 넘게 진통하다 낳아서 그런지 열시간만 진통해도 애 낳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지금 생각^^
건강 잘 챙기세요~ 그래야 둘째도 받아주시지요^^
두서없는 아줌마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니는 대단합니다. 물론 우리 원장님은 더더더 대단하시구요. 용기를 가지세요. 퐛팅!
첫댓글 힘주기가 2시간 걸린것은 골반이 약간 적어서...
고생 많으셨죠?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소중한 경험이죠^^
그리고 둘째는
분만이 수월하게 진행이 되어서 훨신 덜 고생합니다~
후기가 생생하네요~분만앞둔 저도 용기얻어갑니다!
출산예정일 하루남았는데 용기를 얻어갑니다 ^^
자세한 후기에 생생한 영상을 보는듯해요~^^예쁜 아가를 만나는 과정을 읽어보면서 저도 큰 도움받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