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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야 지킨다, 족집게 '생존 수칙']<6> 고층건물 완강기 체험해 보니
[동아일보]
9일 서울 광진구 광나루안전체험관에서 본보 신규진 기자가 완강기를 타고 내려오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높이 6m 남짓한 난간에 서자 다리가 떨렸다. 의지할 건 완강기밖에 없었다. 눈을 질끈 감고 아래로 몸을 던지려던 순간 교관의 날카로운 외침이 들렸다.
“절대 앞으로 뛰어내리시면 안 됩니다!”
9일 서울 광진구 광나루안전체험관. 난생처음 완강기 체험에 나선 기자의 몸을 김현선 교관(40·소방장)이 붙잡았다. 김 교관은 “일단 뒤돌아선 뒤 한 발만 뺀다고 생각하면서 하강하라”고 말했다. 그의 설명대로 자세를 바꿨다. 단 3초 만에 바닥에 발이 닿았다. 떨리는 건 마찬가지였지만 ‘떨어지는 건 아닐까’란 걱정은 기우였다.
완강기 자체는 낯설지 않다. 원룸이나 오피스텔, 숙박업소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사용법을 모른다. 소화기나 소화전에 비해 더 복잡해 보여서다. 하지만 화염과 유독가스로 실내 대피로가 차단됐을 때 바로 완강기가 ‘최후의 수단’이다. 완강기와 친해져야 할 이유다. 기자도 이날 세 차례의 하강훈련을 하면서 완강기에 익숙해졌다. 그만큼 사용하기가 어렵지 않다.
완강기함을 열면 우선 실패처럼 돌돌 말린 줄이 눈에 띈다. 양쪽 끝에 안전벨트가 달려 있다. 하강 때 속도를 조절하는 조속기(調速機)와 지지대에 거는 고리가 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고리를 조속기에 연결한 뒤 나사를 돌려 완강기 지지대에 결합한다 △머리 위로 겨드랑이 사이에 안전벨트를 착용한다 △하강 지점에 장애물이 있는지 확인한다 △발부터 밖으로 빼 벽면에 부딪히지 않도록 안전하게 하강한다.
완강기는 층마다 길이가 다르다. 보통 한 층당 3m로 계산하면 된다. 최소 25kg 이상의 하중을 받아야 내려간다. 최대 무게는 150kg 이하다. 가벼운 어린이는 안전벨트를 채워 위에서 줄을 당겨 내려보내야 한다. 안전벨트 착용이 불가능한 영유아는 아기띠 등으로 보호자 몸에 밀착시켜 함께 하강한다. 절대 아이를 손으로 안고 내려가선 안 된다.
사용법을 알아도 처음 완강기를 타면 당황한다.
우선 안전벨트 착용 때 겨드랑이에 팔을 붙이고 양손을 가슴 앞으로 펴야 한다. 하강 시 부딪힐 위험이 있는 장애물을 팔로 짚거나 쳐내기 위해서다. 팔을 십자로 벌리면 몸을 보호할 수 없고 양팔을 위로 들면 안전벨트가 벗겨질 위험이 크다. 줄을 최대한 팽팽하게 해야 한다. 내려갈 때 줄이 꼬이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앞을 보고 뛰어내리면 안 된다. 건물 벽에 부딪혀 다칠 수 있다. 점프도 금지다. 줄을 잡아서도 안 된다.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빙글빙글 돌 수 있다. 손이 쓸려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