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에 저장 되어 있는 사진을 정리 하다 작년 사이판 여행 때 찍은 사진을 봤다.
그냥 컴에 저장만 하고 방치했다가 백만년 만에 다시 사이판 사진을 본 것이다...-.-;;
그때 두팀의 신혼 부부와 함께 패러 샐링과 마나가하 섬 옵션 동행을 했는데...
그러니까 나는 깍두기...-.-;;
그 모습이 얼마나 풋풋하고 이쁘던지 나도 모르게 카메라에 그들의 모습을 참으로 많이 담았다.
십여년 전 나도 저랬겠지 하면서...ㅎㅎㅎ
물론... 그 신혼 부부가 카메라를 안 가져와 내 카메라로 대신 찍어 준 것도 있지만
알콩달콩 하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그냥 셔터를 눌렀던 기억이 난다.
중간 중간 깍두기의 설움도 뼈저리게 느끼면서...ㅠ.ㅠ
그때... 우리집 남정네들은 호텔 수영장에서 자신들의 즐거움에 빠져 나라는 존재를 잠시 잊고 있었다...ㅠ.ㅠ
아... 서러워...-.-;;
벌써 몇 달이 지났다.
사진속 여러분... 지금 깨소금 공장 차려서 깨소금 한가득씩 쏟아 내고 계시겠죠...^ ^
그때 그모습 그대로 앞으로도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세요...^ ^
행복한 두 신혼 부부 속에 낀 박코디님과 난... 깍두기...^ ^
행복과 즐거움도 전염이 되나보다
두 신혼부부들과 함께 한 그날 난 하루 종일 덩달아 들뜨고 즐거웠다....^ ^
나... 잡아봐라...
음... 나도 소시적에는 저랬는데... 부러워...
이젠.. 숨이 차서 못 뛰고 감성이 무뎌져서 못 뛴다...-.-;;
이날 마나가하 섬의 햇살은 신혼부부의 미소 만큼이나 뜨겁지만 화사 했다...^ ^
살짝 살짝 묻어나는 경상도 사투리가 너무 귀여웠던 신랑 신부...
(나랑 나이차이가 대략 10살정도 차이가 나서 그런지 내 눈엔 행동이 다 귀여워 보였다...^ ^)
신부가 애교가 넘쳤다.
볼수록 둘이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 천생연분이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두분 행복 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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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포로 잠시 빠지기...
생각해 보니 나의 신혼 여행은 고생 그 자체 였다...ㅠ.ㅠ
호주 시드니로 5박 6일 갔는데
나중에는 6박 7일이 되었다.
왕복 48시간이 넘는 길고 길었던 비행과...ㅠ.ㅠ
(서울-> 시드니, 시드니-> 브리스번, 브리스번-> 시드니, 시드니-> 나고야 , 나고야-> 나리따, 나리따-> 케언즈, 케언즈-> 서울)
그러니까 우린 얼떨결에 중간에 일본 찍고 호주를 두번 다녀 온 것이다.
왜 이런 여정이 되었냐고???
이 기나긴 여정을 서술할려면 밤을 새도 부족하다...ㅠ.ㅠ
암튼, 이날 이후 난 한동안 매일밤 비행기를 타는 꿈을 꿨다...-.-;;
지겨울 만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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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난 누가 멀리 신혼여행을 간다고 하면 말린다.
그때 너무 고생을 해서...
결혼식도 피곤하고 힘든데 왜 굳이 신혼여행을 멀리 가서 고생을 하느냐고...
신혼여행은 그저 가까운 곳으로 가서 제대로 편하게 쉬다 오는 것이 최고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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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스번에서 만난 현지의 재미없던 걸어다는 수면제 가이드와...ㅠ.ㅠ
너무나 작은 목소리에 밋밋한 억양... 무슨 이야기를 해도 그 말 자체가 졸음을 싣고 왔다.
어쩌면 한마디 한마디가 그렇게 재미가 없던지 나름 웃길려고 노력은 가상 했으나
그가 멘트를 할 때 마다 모두가 졸든지 잤다.
시드니에서 만난 가이드는 아주 재밌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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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5박 6일 동안 내내 내린 비...ㅠ.ㅠ
파란 하늘은 시드니 도착한 첫날 잠시 본 것이 다 다.
브리스번에 있는 동안은 날씨가 흐리고 스산하게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그런데 시드니로 넘어가니 폭우가 쏟아 졌다...ㅠ.ㅠ
시드니 가이드 말로는 그가 이민 간지 10년 만에 그런 비는 처음이라고 혀를 찼다.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비가 내렸고 도로에는 금새 도랑물이 흘렀다.
호주까지 갔는데 우린 본 것이 별로 없다.
그 유명한 블루 마운틴이 어떻게 생겼는지 우린 모른다.
본 적이 없으니...
근처도 못 갔다.
양털 깍는 농장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
역시 간 적이 없다.
비가 너무 와서...
시드니 타워에서 멋진 야경을 보며 먹는 저녁 식사...
우린 시드니의 야경이 어떤지 모른다.
그날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와서 우린 그냥 시드니 타워에서 묵묵히 밥만 먹었다.
심하게 내리는 폭우로 빛 하나 안 보이는 깜깜하기만 한 타워의 유리창을 보며
뱅글 뱅글 돌아가는 시드니 타워에서
그럼 우린 도대체 호주에서 뭘 본거지???
오페라 하우스...
하버 브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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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우리들의 고생스러운 신혼여행 스토리다.
괜히 멀리 가서 제대 구경도 못하고 고생만 엄청나게 했다.
그래서 신혼여행 때 찍은 사진들도 모두 칙칙 하다.
날씨가 안좋아 분위기 칙칙하고
고생에 쩔어 얼굴 표정이 칙칙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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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에 사이판의 화사한 햇살 아래 만난 신혼 부부들의 모습이
유난히 내 눈에 이뻐 보였나 보다.
첫댓글 신혼부부 사진이 정말 행복해 보이네요. 두분이 닮았고...
옆에서 지켜보는 내내 그들의 행복 바이러스에 전 감염이 되었어요.^^
왕복 48시간 비행...ㅠ.ㅠ 지겨울 만 하시겠어요. 위 두 신혼부부님들 행복해 보이세요...^^
맞아요... 신혼여행은 가깝고 아름다운 섬 괌 사이판으로~~~^^
신혼부부 찍사역할을 톡톡히 하셨네요. ... 전... 걸혼할때 IMF라고... 해외여행 자제하라하여 애국하는 맘으로 제주도 갔었답니다. 완전 억울해~~ ...<비행기>로 신혼여행가신듯한 님의 글을 읽으니... 살짝~ 위안이 되네요. ㅎㅎ
행복이 넘치는 신혼부부 사진이네요...^^ 정말 신혼 여행은 가까운 곳으로 가야 할까봐요. 멀리가니 저런 고생을 하네요.
에궁~ 비행시간이 정말 살인적... 저도 뭔모르고 멀리 신혼여행 갔다 엄청 고생하고 왔어요...ㅠ.ㅠ 결혼식 피로까지 겹쳐 피로가 두배로 누적... 두 분 많이 많이 행복 하세요...^ ^
신혼여행이 아니라 고생여행이었네요.
신혼여행은 언제나 즐거워.^^
맞아요. 신혼여행은 멀리 가면 고생이에요.
함께 다니시면서 배아프셨겠다...^^
하하하 보기만해도 미소가.................-_- 아 어서 가고시퍼요~~~~~~~~~~~~~~~!!!!!!!!
위 신혼여행 사진을 행복하고 즐거워 보이는데 밑에 글은 정말 고생 여행을 하셨네요...
두 신혼여행이 희비가 엇갈리는 신혼여행이네요.
역시 신혼여행 사진은 표정에서 행복이 넘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