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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1.10 03:30
테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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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호주 오픈 테니스 경기의 한 장면. /위키피디아
2023년 첫 테니스 메이저 대회인 호주 오픈이 오는 16일 개막해요. 매년 1월 멜버른에서 개최하는 호주 오픈은 1905년에 시작됐다고 하죠. 대회 역사만도 100년이 넘었을 정도로 유래가 깊습니다. 그렇다면 테니스는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을까요?
테니스의 발상지는 중세 프랑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프랑스의 귀족 가문에서는 죄드폼(Jeu de Paume)이라는 공놀이를 했었는데, 이를 테니스의 기원으로 보고 있어요. 죄드폼은 직역하면 '손바닥 놀이'라는 뜻이에요. 공을 손바닥으로 쳐서 상대편에게 보내는 놀이였죠. 죄드폼에 사용하는 공은 헝겊 안에 머리카락이나 동물의 털을 뭉쳐서 넣은 형태였어요. 이 공을 손바닥으로 치다 보니 손바닥이 아파 13세기부터 죄드폼을 할 때는 장갑을 꼈어요. 장갑을 껴도 손이 아프니 16세기 초에는 공을 치는 라켓을 개발했죠. 이때부터 현대 테니스와 비슷한 형태의 스포츠가 되었다고 해요.
죄드폼은 프랑스에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1397년에는 파리 시장이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죄드폼 경기를 여는 것을 금지했는데요. 사람들이 일터나 가정에서 할 일을 내팽개치고 죄드폼을 할 만큼 인기가 높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죄드폼의 인기는 사그라지지 않았고, 16세기 들어서는 왕실에서도 죄드폼 경기를 할 정도였어요. 후일 루이 14세는 베르사유 궁전에 있던 죄드폼 경기장을 없애고 대신 궁전 인근에 새로운 경기장을 지었는데요. 나중에 프랑스혁명을 촉발하는 '테니스 코트의 맹세'가 이루어진 곳이 바로 이 죄드폼 경기장이었다고 합니다.
죄드폼은 상류 귀족층에서 시작한 경기이기 때문에 경기 중에 지켜야 할 품위가 존재했는데요. 공을 칠 때에는 '받으시오'라는 의미의 "tenez"라는 말을 외쳐야 했다고 해요. 이 단어가 테니스라는 이름의 어원이 되었다고 하죠.
테니스의 발상지는 프랑스이지만, 죄드폼을 현대의 테니스로 발전시킨 나라는 영국입니다. 영국에 테니스가 전파된 것은 백년전쟁(1337~1453) 시기예요. 백년전쟁 당시 영국군이 승리한 아쟁쿠르 전투(1415)에서 오를레앙 공작 샤를 1세가 영국군에 포로로 잡힙니다. 공작은 포로 생활을 하는 동안 죄드폼 경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이때 죄드폼이 영국으로 전해집니다. 이후 1873년에 영국군 소령이었던 월터 윙필드가 죄드폼을 개량해 '스페어리스틱(sphairistike)'이라는 경기를 개발하죠. 이때 정해진 규칙들이 현대 테니스 규칙의 기본 틀을 이루게 됐고요. 이 경기가 영국 중산층에서 인기를 끌면서 1877년에는 윔블던 경기장에서 첫 윔블던 테니스 대회가 열렸어요.
테니스를 한국에 전파한 국가는 영국입니다. 대한테니스협회는 거문도를 최초의 테니스 전래지로 인정하고 관련 행사도 열고 있죠. 1884년에 조선과 러시아 사이에 통상조약이 체결되자, 한창 러시아와 대립하고 있던 영국은 러시아를 견제하려 거문도를 불법으로 점령하는데요. 이 거문도사건(1885~ 1887) 당시 거문도에 주둔하고 있던 영국인들이 테니스를 전파했고, 2019년에는 대한테니스협회에서 테니스 최초 전래지를 기념하는 현판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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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서울 영동고 역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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