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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선 자성염불, 그리고 비로소 이룬 일념(一念)
법장(경주 미타사 회주)
1) 염불수행의 정도를 열어준 「극락세계 유기」
내가 출가하게 된 것은 출가하기 전에 접했던 원효대사의 삶과 사상을 좋아하면서 기존의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특히 원효대사의 「무량수경종요」는 정토가 마음 약하고 근기 낮은 사람들을 위한 방편이 아니라 정말 불교의 핵심이 들어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 때 원효대사의 “삼계는 유심이요, 만법은 유식이라.” 는 말에 깨달은 바가 있었다. 그 뒤에 더 확실하게 정토법을 만나 수행 할 결심을 하게 된 것은 1980년경 청화스님이 번역하신 「정토삼부경」을 보고 염불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30년이 넘게 하루도 염불을 놓지 않고 계속하고 있다.
내가 처음에 염불삼매를 체험하게 된 것은 「정토삼부경」을 보고 용맹정진을 하고 싶어서 비슬산 어느 비어 있는 움막에서 6일 반나절을 거의 하루 한 끼 먹으며 대부분 서서 염불을 하다가 힘들면 벽에 기대어 서서 염불을 하였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밀물처럼 밀려들어왔지만 차라리 정진하다 죽자는 각오로 밀고나갔다. 해가 뜨고 지기를 반복하는 것을 느끼며 열심히 염불하였는데 어느 순간 천장에서 큰 광명기둥이 내려와 한동안 사라지지 않고 있어서 크게 환희심이 났다. 그런 체험을 하고 나서 밖으로 나왔는데 6일 반나절이 지났다는 것을 근처에서 일하는 농부가 알려 주어서 알았다. 그러나 그 때는 염불만 열심히 했지, 염불 수행자에게는 극락에 왕생하여 삼계를 꼭 해탈하겠다는 발원이 중요하다는 것을 몰랐다. 그 때 정토수행 하는 사람은 삼심(至誠心, 深心, 回向發願心)과 삼자량(信, 願, 行)을 갖추고 1~7일을 수행하면 극락세계에 왕생한다는 사실도 분명하게 알지 못했다. 알았더라면 또 왕생발원만 간절히 했다면 좀 더 견딜 수도 있었고, 왕생 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끔 한다. 그리고 수행하는 사람은 경전도 여러 번 보아서 뜻을 분명히 알아야 하지만 선지식도 꼭 필요한 것이다.
그 뒤에 나는 정토삼부경을 여러 번 보면서 그 뜻을 분명히 알고는 더욱 신심이 나서 염불을 하던 중에 1982년에 거제도 옥포에 「아미타정사」라는 포교당을 내어서 교화를 펴게 되었다. 그 때는 매월 보름마다 신도들과 함께 철야기도를 저녁 8시에 시작하여 새벽 4시까지 8시간 동안을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서서 큰소리로 염불을 하였고, 평상시에도 고성으로 2~3시간씩 서서 정근을 할 때인데 어느 날 정근이 끝나고 소리는 멈췄는데 계속 속에서 큰 소리로 염불하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잠자려고 하는데도 멈춰지지 않아서 듣고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것이 염불삼매이고 자성이 염불하는 것이었다. 또 1986년도에 지어서 펴낸 「안양으로 가는 길」 서문에 염불삼매 체험담을 조금 실었다.
나는 평상시에도 염불을 끊어지지 않도록 애를 쓰며 수행하고 있었는데 1983년 12월과 1984년 1월 두 차례에 걸쳐 기도일을 정해 염불정진을 하였다. 처음에는 고성으로만 하였고 두 번째는 철야 단식을 하면서 고성으로 염불을 하였더니 기이한 현상이 생겼다. 법당의 벽과 천정이 없어지면서 밖이 훤히 보였고 아미타 삼존불을 모시고 있었는데 불상에서 방광을 하였다. 그 후 부처님의 감응이 항상 머리에 머무시는 것 같다. 이 같은 일은 부처님의 가르침과 덕 높은 스님들의 가르침을 믿고 성심껏 염불수행을 해 보았더니 그 가르침이 틀림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구든지 성인의 말씀을 의심치 말고 따른다면 반드시 뜻이 성취되리라 확신 한다.
그 뒤에 염불하는 선지식을 만나보고 싶어서 찾아간 곳이 대구 염불선원에 주석하시면서 정토법을 널리 펴고 미타만일회를 이끌고 계시던 수산 큰스님이었다. 수산 큰스님은 효봉 큰스님의 상좌로 평생을 염불 수행으로 일관하면서 1980~90년대에 정토신앙을 가장 많이 널리 알린 분으로 철저히 계율을 지켰던 수행자의 사표였기 때문이다. 나는 몇 년 뒤 1991년도에 수산큰스님께 건당하여 법제자가 되었는데 그때 스님은 정덕이라는 법명을 지어 주시면서 이렇게 써 주셨다.
정덕 법자는 보아라.
아미타불의 명호는 만덕을 구족하고 깨끗한 광명은 시방세계를 두루 비추니, 삼심(지성심, 심심, 회향발원심)을 갖추어 (왕생)발원하고 5념을 행하면 반드시 극락세계에 왕생하여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불기 2525년 신미년 이른 봄에 무학산인 수산 글
글 내용에는 금생에 꼭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를 간곡히 바라는 마음으로 써 주셨다. 이 짧은 글 속에는 정토 수행하는데 갖추어야 할 중요한 요소들이 모두 들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그것은 삼심과 삼자량을 갖추고 오념문을 행하라는 것이다.
몇 해 동안 수산 스님을 시봉하면서 멀리 법문하러 가실 때는 꼭 시봉하며 모셨다. 그 때 수산 큰스님은 나에게 법사가 되어 중생을 교화 하려면 “불청우(청하지 않아도 찾아가는 벗)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깊은 뜻이 있는 말씀이었다.
내가 미타사를 세운 것은 수산 큰스님을 뵙고 얼마 후에 정토수행 도량을 하나 지어서 교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니 원효대사가 계셨던 경주에 짓고 싶어서 찾던 중 1990년도에 지금의 경주 미타사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리고 “미타만일 염불회”를 중심으로 염불수행을 시켰는데 한 때 회원이 100여명이 넘게 많은 신도들이 모여서 염불수행에 매진하였다.
1994년 가을, 경주 시내로 은행 일을 보러 갔다가 우연히 ‘고불선원’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古佛」에 연재된 관정 스님의 「극락세계유람기」를 보게 되었다. 그 책을 가져와서 여러 번 보고 또 보면서 가장 큰 관심사는 관정 스님이 극락에서 배워 오셨다는 2회 염불을 어떻게 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언젠가 관정 스님을 꼭 만나 뵙고 지도를 받겠다는 마음을 먹고 계속 수소문하였다.
2년 뒤인 1996년 우선 우리 절에서 발행한 「연화집」 (Ⅱ)에 「古佛」에 실린 「서방극락세계유기」를 모아 함께 편집하고 2,000부를 출판하여 전국에 배포했다. 「연화집」은 「서방극락세계유기」를 한국의 불교계에 알리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이처럼 관정 스님을 만나기 이전부터 이미 정토선을 펴며 관정스님 친견할 날을 기다렸던 것이다.
그런데 1년 뒤인 1997년 영주 토굴에서 수행하던 타공 스님의 약수암 법보시로 「실제극락세계찬관기」를 내면서 우리와 똑같이 「古佛」에 나왔던 「서방극락세계유기」를 그대로 복사해서 출판하였다. 그 책 서문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관정 대법사는 중국에 살고 계시며 머지않아 여러 불자님께서 친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1997년 멀지 않은 영주시 약수암에서 3월 4일 관정 대법사님을 초청하여 법회를 연다는 소식이 온다. ‘미타만일연회’를 시작한 지 13년째 되는 해였다. 나는 그 법회에 참석하여 관정 대법사님의 법문을 듣고 그렇게 알고 싶던 극락세계 수행법인 정토선 2회 염불을 처음 듣게 되었다. 정말 감격스러웠다. 불과 몇 번 아니지만 그 2회 염불은 나의 머릿속에 꽉 찼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과 희망을 주었다. 법회가 끝난 뒤 따로 관정 대법사님을 친견하고 그 자리에서 다음에 오실 때는 경주 미타사에서도 법회를 해 주시도록 초청하여 허락을 받았다.
2) 관정 대법사님께 물었다
1997년 9월 7일 경주 미타사에서도 관정 대법사님을 모시고 법회가 열렸다. 어느 정도 법문이 지나자 같은 이야기를 또 듣는 것보다는 한 단계 더 높은 법문을 듣기 위해 질의응답을 하자고 제안하였다. 관정 대법사님도 자세한 내용은 「극락세계유기」와 「정토선정의」에 자세히 나왔으니 이 자리에서는 의문 나는 점이 있으면 수시로 물어보라고 했다.
질문을 하기 전에 이렇게 말씀드렸다.
“관정 대법사야 말로 선지식입니다. 3년 전 책을 보고 무조건 믿고 연화집 2,000권을 내서 보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토선 염불 테이프를 구해서 전통적으로 해오던 염불법을 떠나 금년(1997) 4월부터 정토선 염불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정토선 염불을 선택한 것은 ① 우리들은 모두 업장이 무거워 과거 염불법으로는 일념염불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고, ② 아미타불께서 정토선 염불이 바로 십념왕생이라고 해서 가장 수승한 염불이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미리 정토선 수행을 해보고, 수행 도중 생긴 질문을 직접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법회는 다른 법회와 달리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비디오에 나온 내용을 간추려 본다.
<문 1> 초심자들이 정토선 수행할 때 흐트러진 마음을 빨리 없애려면 어떤 자세로 수행해야 됩니까?
<답> 초심자든 오래 한 사람이든 두 마디씩 천천히 염불하고, 상대방 할 떄 두 번 들을 때 스스로 눈을 감고 자기 영혼을 느낄 수 있다.
<문 2> 과거 염불선에서는 일념으로 염불하여 목숨이 다할 때 10번 염불하면 반드시 극락에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정토선은 어느 경계까지 염불해야 왕생이 결정됩니까?
<답> 염불을 계속하고 들으면 자기를 스스로 살필 지경이 된다. 두 번할 때 소리 안내도 마음속으로 염불하기 때문에 큰 성과를 거둔다. 정성스럽게 유심히 해야 한다. 「정토선정의」를 자세히 보면 다 있다.
<문 3> 과거 염불에서는 정업과 조업으로 나뉜다고 조사들이 가르쳤습니다. 정토선에서도 조업인 독경 공양 등을 할 필요가 있습니까?
<답> 정업은 아미타불을 염하는 것이고, 조업은 독경, 예불, 찬불, 희사, 사찰중건, 천도 같은 것을 말하는데, 조업도 다 중요하다. 그러나 최상의 과제는 염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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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무량공덕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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