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그룹 허재호 회장, 목포 가톨릭병원 터에 건립키로 |
대주그룹 허재호(63)회장이 사재 300억원을 들여 전라남도 목포시 산정동에 유럽 유명 성당에 버금가는 초대형 성당을 건립, 광주대교구에 기증하기로 했다.
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는 20일 임동 대교구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허 회장이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300억원을 기증, 목포시 산정동 옛 가톨릭병원 부지 9300여 평에 1500석 규모 성 미카엘성당(가칭)과 피정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성 미카엘 성당은 대형 성전과 피정센터 외에 높이 70m 상징탑 등이 들어서며, 21세기 건축 특징을 최대한 살린 초현대식 양식으로 50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도록 대리석과 비철금속 등으로 견고하게 축조할 계획이다. 교구는 성전건축 전문가 김영섭(시몬, 건축문화연구소장)씨에게 이미 설계를 의뢰해 놓았으며, 설계가 끝나는 대로 기공식을 가질 계획이다.
허 회장은 가톨릭 신자가 아님에도 외국여행을 통해 접한 유럽의 유명 성당들과 달리 광주대교구 공동 주교좌인 광주 북동성당, 임동성당이 대교구 위상에 비해 외관이 초라한 것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성당 봉헌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은 평소 친분이 있는 광주대교구의 한 신부에게 "유서 깊은 장소에 역사에 길이 남을 성당을 건립해 전통적 정신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뜻을 피력해 왔다. 이에 광주대교구는 한국 천주교의 유서 깊은 장소 중 하나인 옛 목포 가톨릭 병원 부지에 성당 건립을 제의했으며, 허 회장은 이를 받아들여 올해부터 매년 100억원씩 총 300억원을 성당 건립비로 기증하기로 약속했다.
최 대주교는 "허 회장의 뜻에 따라 성 미카엘성당은 종교적이면서도 역사ㆍ문화적 기능을 훌륭하게 수행하는 열린 공간으로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 미카엘성당 건립 부지는 1897년 광주ㆍ전남에서 처음 목포성당(현 산정동성당)이 세워진 광주대교구의 모태이자 한국전쟁 때 교구장과 선교사제들이 북한군에 피랍되거나 순교한 역사적 장소다. 1955년 이곳에 골롬반 병원이 세워져 2000년 목포 가톨릭병원으로 개칭, 전남 서남권의 중추 의료기관 역할을 해오다 2002년 문을 닫은 뒤 광주대교구에 매각됐다.
허 회장은 전남 광양 출신으로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광주에서 대주건설을 설립해 광주ㆍ전남지역 대표 건설사로 키웠으며, 조선ㆍ금융ㆍ언론ㆍ제지 등 13개 계열사를 가진 대주그룹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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