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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 영맨> 전계수 감독
NEXT PROJECT(5)
2007.07.18 / 주성철 기자
<삼거리극장>의 전계수 감독은 지난해 단연 주목할 만한 신인이었다. 신작 <앵그리 영맨>은 우리 시대 성난 청춘들에 관한 이야기다.
<앵그리 영맨>(가제) | 감독 전계수 | 장르 드라마 | 촬영 미정
<삼거리극장>의 전계수 감독은 지난해 단연 주목할 만한 신인 감독이었다. 인상적인 화술로 혼령들의 초현실적 뮤지컬 세계를 그려낸 그는 독특한 감수성으로 미래를 기대케 했다. 이후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뒤로 한 채 그는 <앵그리 영맨>(가제)의 트리트먼트 작업에 한동안 매달려왔다. 관심 있는 몇몇 사람들은 제목에서부터, 그가 올해 초 시네마테크 서울에서 열렸던 ‘영국 프리시네마 특별전’에서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상영 이후 가졌던 관객과의 대화를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알다시피 ‘앵그리 영맨’은 1950년대 전후 좌절한 영국 젊은이들의 저항정신을 대변하는 말이다. 하지만 판타지 <삼거리극장>으로부터 <앵그리 영맨>에 다다르기까지 그 간극은 꽤 넓어 보인다.
<앵그리 영맨>은 우리 시대 성난 청춘들에 관한 이야기다. 말더듬 증세가 있는 주인공 ‘학중’은 언제나 면접에서 퇴짜를 맞을 정도로 고전하는 청춘이다. 말을 잘하려고 웅변학원에 가게 됐고 원장 ‘영일’을 만나게 된다. 7,80년대 운동권이었던 원장은 일종의 좌절한 혁명가 같은 사람이다. 어쩌다 학중을 비롯한 친구들이 원장의 이야기에 감화를 받으면서 일종의 아나키스트 테러 조직처럼 변모하게 된다. 아마도 <파이트 클럽>에서 브래드 피트의 이야기에 감화돼 걷잡을 수 없이 새로운 세계로 빨려 들어가던 에드워드 노튼의 혼란을 떠올려보면 될 것이다. 처음에는 취직이 안 된 회사 앞에 가 똥을 싸거나, 각종 관공서 사이트를 해킹해 민망한 사진을 노출시키고, 도서관의 책에 물을 뿌리는 식으로 테러를 저지르던 그들은 후레쉬맨 가면을 쓰고 범죄를 저지르고는 CCTV 앞에서 성명서를 낭독하기도 하는 등 규모도 커지고 대담해진다. 학중은 이상하게 가면만 쓰면 말을 더듬지 않고 청산유수가 된다. 가벼이 시작했던 테러가 제어하기 힘든 수준으로까지 커지면서 내부적으로도 큰 갈등을 빚게 되는 것이다. 감독의 말을 빌자면 “현실적으로 실업 등으로 인해 좌절한 젊은이들이 사회를 향해 한마디로 깽판을 치는 것”이다.
이야기에서 연상되는 영화들은 많다. <주유소 습격사건>이나 <쏜다>처럼 박정우 작가가 썼던 성난 남자들의 ‘실시간’ 우여곡절이 떠오르기도 하는데, 사실 시스템에 진입하지 못한 사람들의 대책 없고 경쾌한 일탈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매력적인 영화 소재이기도 하다. 전계수 감독이 모델처럼 제시하는 영화들의 리스트도 그러하다. 앞서 말한 <파이트 클럽>은 물론 <트레인스포팅>에서 스코틀랜드로 떠났다 그냥 무심히 발길이 돌렸던 일행들의 뒷모습과, <폭풍 속으로>에서 미국 대통령들의 가면을 쓰고 범죄를 저지르던 일당의 기괴한 모습은 꼭 한번 한국화시켜 재현하고 싶은 장면들이다.
‘한국화’라는 말 속에는 지금의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이 있다. “아마 ‘취업대란’이라는 단어가 처음 쓰인 게 우리 세대였던 것 같다. 사회가 계속 젊은 사람들의 시스템 진입을 늦추고, 거부하고, 어렵게 만드니까 이미 많은 젊은이들은 회사에 들어갈 때쯤 조로증세에 시달리게 되는 것 같다. 모두 영어를 필요로 하는 직장은 아닐 텐데 토익 950점에 밤낮으로 매달리며 시간을 낭비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젊은이들의 역동성을 무력화시키려는 기성세대의 거대한 음모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하는 그는 “세상을 조롱하는 방식으로 인물들의 거칠면서도 통쾌한 일탈을 그려보고 싶다”고 얘기한다.
각 나라마다 청춘영화의 ‘전범’이라고 할 만한 영화들의 계보가 있다. 그런데 사실 우리는 젊은 세대의 문제를 충분히 공유하면서도 ‘하이틴영화’ 혹은 ‘학원물’로 일컬어지는 일련의 영화들을 제외하고는 무척 취약한 지점이 또한 이른바 청춘영화였다. <앵그리 영맨>이 서 있기를 원하는 지점은 바로 거기다. 우리들의 진짜 청춘영화를 찾고 싶다는 바람인 것이다. 전계수 감독은 아직 완성되지 못한 이야기의 마무리를 속 시원히 해결해줄 ‘소방수’를 찾고 있다. 함께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시나리오작가라면 언제든 오케이다.
한편 이 영화보다 전계수 감독의 연출작을 먼저 만날 수 있는 기회는 TV에서 올 것 같다. 오는 11월 개국하는 OBS 경인TV가 전계수, 정흥순, 송일곤 등 영화감독들이 연출하는 8부작 미니시리즈를 제작하는 것. 여기서 그는 고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보험사에 저승사자가 보험설계사로 있다는 흥미롭고 무시무시한 설정으로 출발하는 '저승사자 언'을 연출할 예정이다. 더불어 <삼거리극장>의 극장 공연용 뮤지컬 대본도 쓰고 있다. 요즘도 전혀 쉴 틈이 없다. 진짜 삼거리극장에 내걸 자신의 다음 작품을 준비하면서.
툴(Tool)을 아십니까?
전계수 감독은 <삼거리극장>의 시나리오를 쓰면서 계속 프로그레시브 록 그룹 ‘데빌 돌 Devil Doll’의 음악만 들었다. 굉장히 뮤지컬적인 음악이면서 음울하고 어두운 정서가 매력적인 그들의 음악을 500번 정도 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동기 음악감독에게도 <삼거리극장>의 음악방향에 대해 그저 ‘데빌 돌이 컨셉’이라고만 말했을 정도다. 그만큼 그는 작품을 구상하고 시나리오를 써나갈 때 음악적 영감에서 오는 영향이 크다. <앵그리 영맨>을 쓰면서는 당시의 데빌 돌처럼 '툴 Tool'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언더그라운드 메탈과 아트 록의 결합이라는 독창적 사운드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는 그들은, 지난 1990년 밴드를 결성한 이래 5장의 정규앨범도 채 발매하지 않았음에도 수많은 열성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전계수 감독은 지난해 영화를 구상하면서 정서상 림프 비즈킷이나 린킨 파크, 혹은 콘의 느낌이지 않을까 했는데 김동기 음악감독으로부터 툴을 추천받고는 관심이 동했고, 결정적으로 지난해 메탈리카 내한공연 때 오프닝 공연을 장식했던 툴의 라이브를 접하고는 완전히 빠져버렸다. “평소 림프 비즈킷의 리듬으로 영화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툴이 그보다 더 진화돼 있는 느낌이었다. 정형적이지 않으면서도 훨씬 더 세련된 듯한 느낌”이라는 게 그의 얘기다. 그의 생일, 툴의 앨범을 모아 선물한 것도 역시 김동기 음악감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