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리포트 20055485 사학과 3학년 이 승훈
수업시간에 슬라이드를 통해서만 보았던 윤증 선생 고택을 직접 가서 본다고 생각하니 우선 머릿속에 문득 떠오르는 것이 정말로 출입문이 위로 젖혀질 수 있는 것일까? 그리고 사랑채에서 밖의 경치를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황금비율 16:9의 와이드 평면의 경치는 과연 어떠할까? 이 두 가지의 설레는 의문점을 품고 버스에 올랐다.
버스로 두 시간쯤 달린 후에 윤증 고택에 도착하였다. 윤증선생의 종손 되시는 분의 이야기에 따르면 이 고택은 1709년에 지어졌다고 한다. 우리가 평상시에 사용하는 남편, 여편네, 서방이라는 호칭의 유래가 가옥구조와 깊이 연관되어 있었다. 남자들이 주로 생활하던 건물과 여자들이 사용하던 건물이 구별되어 있었던 것이다. 서방은 남자들이 주로 글을 읽던 방과 유래하여 생겨난 말이었다. 보통의 모든 집들의 가옥구조가 그러하듯이 이 고택의 출입구에서 안의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설계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안을 들여다 보니 어렸을 적 외가집의 정겨운 모습이 떠올랐다. 물론 나의 외가집보다는 규모가 훨씬 컸지만 한옥집에는 일정한 전형적 형태가 있었던 것 같다. ‘ㄷ’ 형태의 구조가 그것이었다. 안방에서 사랑채를 드나드는 손님들이 다 보이게끔 지어져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장소는 부엌과 곳간사이의 공간이었다. 우리 조상들의 과학적 지혜가 돋보이는 형태였는데, 부엌과 곳간의 간격이 앞쪽에는 다섯 발자국이었고, 뒤쪽에는 두 발자국이었는데 이는 여름에 간격이 좁을수록 바람의 힘이 세어진다는 원리를 적용하여 설계한 것으로 여름에도 안방에 시원한 바람이 들어올 수 있었다. 또 그곳에서 뒷산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는 것도 특이할 점이었다. 다음으로 간 곳은 큰 장독대였다. 유난히도 뚱뚱해 보이는 장독대가 참 이상하게 느껴졌지만, 설명을 듣고 난 후에야 비로소 남도의 장독대는 일조량이 많기 때문에 장독대의 형태가 뚱뚱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단지 고추장과 간장의 양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러한 큰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사랑채 안에서의 밖의 풍경은 창의 틀을 통해서 보이는 것인데 그 모습이 사진으로 경치를 찍은 듯한 느낌을 주었고, 수업에서 슬라이드를 통해서 보았던 출입문을 위로 젖혀 올리는 형태를 볼 수 있었다. 서방이라 불리는 어르신방 - 아버지방 - 손자방에 갔는데 각각을 연결하는 문을 통해서 서로의 사생활이 침해되지 않는 공간이기도 하면서 서로 왕래할 수 있었던 공간이었다. 어르신 방에 있던 미닫이문의 상황에 따른 변형도 정말 놀라웠다. 평소에 보지 못했던 형태여서 그랬을까? 조상들의 번뜩이는 재치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제사상이나 큰 가구 등을 옮길 때 아주 유용했을 것 같다. 아버지방의 16:9 와이드 경치풍경은 백미였다.
다음에 간 곳은 파평 윤씨 문중서당인 종학당으로, 이 곳은 윤선거라는 사람이 후손들을 교육하기 위해 세운 곳이다. 이 곳에서 대과 합격자가 40여명 배출되어 파평윤씨가 명문가로 성장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 곳이다.
화산 천주교회라 불리는 강경 성당은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성인이 처음 전도한 곳이라고 한다. 일전에 전북지방 답사 때 보았던 전동성당과 비교해 볼 때 성당의 규모가 그리 큰 편은 아니었지만 성당의 건축양식이 우리나라의 전통 건축양식과 잘 조화가 되어있었던 것 같아서 견학하는 동안 낯설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답사가 있던 탓이었을까? 답사의 기대감과 학기를 마감하는 기말고사가 다가온다는 긴장감이 합쳐져서 간밤의 잠을 방해하였는데 답사 장소 내내 교수님과 학생들을 반겨주기라도 하듯 꽃과 숲이 6월의 울창함을 드러내 주어 잠시 동안 일상에서 벗어나 견학에 집중하는 데에 도움을 주었던 것 같다.
버스 안에서의 학생들의 자기소개와 답사소감도 인상 깊었고, 교수님의 학생들에 대한 진로와 학습에 대한 충고, 그리고 외고 교장선생님의 인생 선배로서의 진심어린 충고 등 정말 답사 출발시의 나의 목표였던 답사 후의 학습 내 ․ 외적 깨달음의 성취는 이 모든 요소들과 함께 충족될 수 있었다.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고 교수님과 여러 학우들에게 감사드린다.
첫댓글 강경성당은 별도로 있고, 이곳은 나바위성당이라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