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노당하는 천국
마태복음 11장 12절 / 세례 요한의 때부터 지금까지 천국은 침노를 당하나니 침노하는 자는 빼앗느니라.
“세례 요한의 때부터 지금까지 천국은 침노를 당하나니 침노하는 자는 빼앗느니라”는 한글성경을 보면 두 가지 형태의 번역을 취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천국은 침노를 당한다면서 침노하는 자는 빼앗는다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이는 천국은 공격을 받아왔고 공격하는 자들이 천국을 빼앗아 차지한다는 것으로도 번역됩니다. 또 하나는, 천국은 힘을 떨치며 진행하고 있으며 힘 있는 사람들이 천국을 차지한다는 번역입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번역의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은 여기에 쓰인 ‘침노’라는 단어에 대한 이해 차이 때문입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말은 “그들은 천국에 들어간다” 또는 “그들이 천국을 차지(소유)한다”라고 말하는데, 이를 “천국은 그들 차지가 되었다”, 또는 “천국은 그들에 의하여 차지되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둘을 합하면 그들이 천국에 들어가는 것이어서 그들이 천국에 들어가는 주체이지만, 그들이 그처럼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천국에 들어가는 영향을 받고 있어서입니다. 즉, 천국에 들어가는 상황에 그들이 처하여서 천국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해서 그들이 천국에 들어가지만, 그렇게 천국에 들어가는 것이 천국에 들어가는 상황이 주어져서입니다. 그렇다면 천국에 들어감에 있게 되는, 곧 천국에 들어감을 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이해하고 있어야 할 것이 “천국은 침노를 당하나니 침노하는 자는 빼앗느니라”에서 ‘침노를 당한다’, ‘침노한다’는 ‘침노 : 남의 나라에 불법으로 쳐들어감 ’가 누구를 염두에 두고서 쓴 말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이 구절에 의하면 천국은 침노를 당하고 있습니다. 천국이 공격을 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침노하는 자는 빼앗는다고 말씀해 주시고 있습니다. 즉, 천국을 빼앗음에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천국을 침노하는 자에 의해서 천국이 빼앗김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는 부정적인 관점에서 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번역은 세례요한이 증거한 메시야, 곧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을 배척함에 있는 악한 영의 세력인 바리새인과 그를 따르는 무리들을 지칭한다고 보는 것에서입니다. 이들이 예수님을 대적하는 행위는 곧 예수님의 나라인 천국을 공격함에 있는 것으로 예수님에게서 천국을 빼앗는 행위에 있는 것이기에 천국은 침노를 당하고 있는, 곧 천국은 공격을 받는다고 보는 관점에 있습니다. 이는 세례 요한이 예수님에 앞서 와 그분을 증거하고 세례를 주던 때부터 지금까지 천국은 계속해서 침노당하는 공격을 받아왔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는 16절 이하에서 해 주시고 있는 요한과 예수님을 싸잡아서 비난하는 것에 있는 비유에서 볼 때 그렇게 보이는 듯합니다.
반면에 천국은 침노를 당하며 침노하는 자는 빼앗음에 있는 것을 긍정적인 관점에서 이해할 때는 “세례자 요한 때로부터 지금까지 하늘나라는 힘을 떨치고 있다. 그리고 힘을 쓰는 사람들이 그것을 차지한다”, “세례자 요한 때로부터 지금까지 하늘나라는 힘있게 성장하고 있다. 힘있는 사람들이 하늘나라를 차지할 것이다”라고 번역이 전혀 달라집니다. 이는 세례 요한의 때부터 천국의 도래와 그에 따른 회개의 복음을 증거하였으며, 그럼으로써 천국을 차지하는 자는 세례 요한보다 더 큰 자임이 말해지고 있다고 보는 것에서입니다. 그렇지만 악한 영의 세력에 있는 자들은 회개를 거부함에 있으며 세례요한과 그가 증거한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을 배척함에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 두 번역의 의한 각각의 견해에서 어느 것이 더욱 적절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후자의 번역입니다. 이는 같은 이야기를 해 주시고 있는 누가복음 16장 16절에서 볼 때 더욱 그러합니다. “율법과 선지자는 요한의 때까지요 그 후부터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전파되어 사람마다 그리로 침입하느니라.” 여기서 세례 요한의 때 이후부터 전개되어 진행되는 천국 복음의 전파로 사람마다 그리로 들어간다는 것에서 ‘침입한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러한 표현을 한 것은 이것에 해당하는 단어가 ‘강제로 들어가다’는 뜻을 지니고 있는 것을 직역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미가 2장 12-13절에서는 ‘길을 열어’라고 표현하여 성이나 요새를 공격하는 전쟁에서 성문을 열고 점령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하나님께서 주도하셔서 이스라엘을 다시 돌아오게 하시겠다는 의도에서 하시고 있는 말씀입니다.
그러한 것에서 ‘천국은 침노를 당하나니’에서와 ‘침노하는 자는’에서의 ‘침노’는 세례 요한 때부터 그의 메시야 증거에 의해 선포된 천국복음과 그에 따른 회개의 구원이 전해짐으로 이를 듣는 사람들에게 천국이 열려 있어 그리로 사람들이 들어올 수 있게 하셨다는 것에서 이해하는 것이 합당합니다. 그렇지만 바리새인들과 그를 추종하는 무리들은 배척함에 있으니 그들에게는 천국 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결코 천국은 침노 당함에 있지 않으니, 결코 빼앗김을 당함에 있지 않습니다. (*)
2024. 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