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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왜 '알렉스의 스푼'일까? 의미가 궁금하겠다.
알렉스가 스무 살 언저리에 요리사를 꿈꾸며 손이 부르트도록 일을 배울때 항상 그의 옆에 수저가 있었다.
수저가 없으면 간을 할 수도 없고,양념장을 만들 수도 없으니 주방의 가장 낮은 계급 도구이지만, 가장 중요한 도구이기도 하다.
이 책에는 알렉스의 진솔한 이야기와 삶,친구,가족등 그의 주변 소소한 얘기들을 위주로 잔잔하면서 감각있지만 화려하지 않은
가치 있는 소중함으로 채워지는데, 숟가락만큼이나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부분들이기 때문에 팍팍한 인생일지라도
제때제때 한 숟가락 꼭 챙겨먹으면서 즐겁고 건강한 삶을 영위해 나가자는 취지에서 붙여졌단다.
이 책을 읽으면 알렉스라는 한 사람의 진면목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TV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보여지던
자상하고 섬세하며 여자를 아끼고 배려하는 모습이 많은 남성들로 부터 질타의 대상이 되었다고 들은적 있는데, 책에서는 TV에서
보여지는 모습보다 훨씬 소탈하고 평범한 보통남자 알렉스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자신을 낮춰 겸손하게 말하지만,
내가 느낀 바로는 참 '여자보다 더 섬세하고 여자가 친하게 지내고 싶은 남자친구...'평생 친구로 지낼수 있겠다 싶다.
이런 남자 친구 한명 어디 안나타나나...
우선 먹는 음식이 여자들이 좋아하는 이쁘고 감각적인 맛과 달콤함이 사르르르 녹아내리는 디저트나 에피타이저 같은 걸 많이
알렉스가 즐기고 소개해준다. 가장 인상에 남는 디저트는 청담동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미피아체'의 '초콜릿 퐁당 케이크'
따끈한 진갈색 빵 가운데를 포크로 눌러 자르면 자르르륵 그 안에 뜨거운 다크 초콜릿이 쏟아지며 빵을 적셔 그 달콤함이
아찔한 정도라는데, 도발적인 초콜릿의 달콤함과 같이 나오는 아이스크림의 시원한 달콤함이 서로 어우러져서 짜릿한 연애처럼
유혹적이라고 한다. 물론 그도 순대국같은 토속적이고 걸쭉한 맛도 사랑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남자들이 소주에 삼겹살을 외칠때, 이 섬세한 남자는 감각적인 맛의 유희를 즐길 줄 아는
진보된 남성성을 보여준다.
지금 막 연애를 시작한 커플들이 이 책을 보면 참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겠다. 우선 아기자기한 예쁜 카페나 레스토랑을 추천 받을
수 있어서 둘만의 오붓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좋은 정보를 여기저기 검색하거나 알아보거나 고민할 필요없이 검증받을 수 있겠다.
또한 오래된 연인들도 이 책을 보면 좋겠다. 서로의 익숙함에 길들여져서 처음의 설레임이 사라지고 무료해진 요즘,
새로운 자극제가 필요하겠다. 그 자극제 역할은 '알렉스의 스푼'이 대행해 줄 것이다.
사랑을 기다리는 예비 연인들도 미리 이 책을 보면서 연애의 감각을 익히고 배워두자. 그러면 본인 스스로가
더 업그레이드 되고, 전보다 훨씬 더 멋진 연인을 만나서 사랑의 날개짓을 힘차게 휘젓게 될 것 같다.
얘기를 하다보니 무슨 알렉스가 연애 강좌라도 하는 책인줄 알겠다. 사실 이 책은 진솔한 인간 알렉스의 모습과 삶의 행복은
주변의 일상속에 자잘하게 담겨있다는 것을 보여준다.작은 정성이 담긴 요리에 행복해지고, 친구들과 식구들이 있어서 삶의
원동력이 된다. 요리하는 남자 알렉스의 간단하면서도 흔하지 않은 요리 레스피도 배울수 있다. 그리고 알렉스의 인생관과 생각이
고스란히 책에 묻어난다. 책을 읽다보면 알렉스라는 남자가 참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슬며시 고개를 내밀며 브라운관에서
만나는 알렉스를 새삼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내 모습이 비춰진다.
'에이씨~~알렉스는 나를 모르는데 나만 그에 대해서 너무 많이 알게 되는건 너무 억울하잖오~~~~쳇'
괜시리 심술 한번 부려보게 되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