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사란 무엇인가
시간의 흐름을 타고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에 의미를 부여하여 기술하는 형식을 서사라고 한다. 인간의 삶은 그 자체가 하나의 서사이다. 신화나 전설, 신문기사, 농담뿐만이 아니고, 아무런 사건 없이 지나갔다고 생각하는 일상생활도 면밀히 관찰해 보면 크고 작은 서사의 연속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사의 핵심은 사건이다. 사건은 행동에 의해 발생하게 된 변화나 돌발적인 사태를 말하며 행동, 시간, 의미로 구성된다. 사건은 다른 사건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며 비단 그 자체만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관계를 통해 의미를 만들어 가야한다. 어떠한 사건이 의미를 갖게 되는 요인은 크게 시간적 선후관계에 의한 것과 인과적 관계에 의한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1. 사건의 구성요소
1) 움직임(행동)
: 인물들의 움직임을 행동이라고 한다. 사회적인 관계 속에서 존재
하는 인간이 행동한다는 것은 그가 속한 사회적인 관계 안에서 어
떤식으로든 다른 것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행동의 주안점은 움직이는 대상에 있지 않고, 움직임
성격 그 자체에 있다. 즉, 첫 단계에서 마지막 단계까지의 사건 진
행의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서사인 것이다. 그러나 서사는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직접 우리 눈앞에 제시한다. 이처
럼 행동은 사건을 야기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2) 시간
: 움직임의 과정을 시점 이동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서사의 시간
은 시간의 한단편이 아니라 시간의 한 단위며, 그 자체로서 완결성
을 가진 것이다. 한 움직임의 과정이 완결되는 동안의 시간이 한
단위의 시간을 이룬다. 하지만 시간이 반드시 자연의 시간이 진행
되는 순서대로 배열되지는 않는다.
3) 의미
: 서사에서 사건은 단순한 일련의 사건이 아니라, 의미의 연계성
을 가진 일련의 시간인 것이다. 그러므로 사건은 변화를 내포한
다. 움직임의 각 과정이 사건의 요점을 중심으로 서로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유기적인 관련을 통해 서사의 주제
가 분명히 드러날 수 있다.
2. 시점
- 서사문에서의 관점은 소설의 시점이 대표한다. 곧, 1인칭관점과 3인
칭 관점이 있다.
1) 1인칭 관점
▷ 화자가 사건의주인공의 경우로서, 1인칭 소설과 자서전이 이
에 해당한다.
▷ 화자가 주인공이 아닌 단순한 관찰자인 경우로서, 회고록이
이 형식을 많이 취한다.
2) 3인칭 관점
▷ 사건의 전면과 모든 과련 인물을 기술하는 파노라마적 관점으
로서, 역사적 사건이나 전기 같은 글에서 자주 쓰인다.
▷ 한 인물과 사건과의 관계만을 기술하는 초점적 관점으로서, 예
컨대 어떤 한 인물의 경험을 심리적으로 분석하는 서사에 적합
하다.
3. 서사의 종류와 방법
1) 시간적 계기 중심의 서사
: 서사가 시간적 계기를 그 구성 원리로 취하는 경우 시간의 선후
관계에 의해 사건의 의미가 만들어진다. 시간이 사건이 속해 있
는 맥락의 변화를 야기하여 사건의 의미를 변화시킬 수 있음을 고
려하는 방법이다. 시간의 흐름을 중심으로 사건을 기술하는 경우
시간이라는 거대한 힘에 종속되어 있는 인간의 모습이 강조된다.
역사와 인간의 관계 및 역사 속의 인간의 모습을 부각시키려면,
시간적 계기에 의해 서술하는 것이 좋다. 자서전이나 여행기, 일
기에서도 시간적 계기의 서사가 활용될 수 있다. 이는 시간의
계기성에 의한 서사는 시간의 변화가 시간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보여주고자 할 때 효과
적인 기술 방법이다.
시간적 계기에 의한 서사에서는 사건이 어느 지점에서 발생했는
가의 문제가 사건에 의미를 부여해 줄 수 있다. 따라서 시간의 흐
름에 따라 변화하는 세부와 그러한 변화의 결과에 이르는 전체 맥
락을 통찰할 수 있어야 한다.
2) 인과적 논리중심의 서사
: 시간의 계기성이 시간 속 존재로서의 인간을 강조한다면, 인과
적 논리에선 사건을 의미 있는 전체 속에서 구성하는 방식이 더
중시된다. 인과적 논리를 추구하는 방법역시 근본적으로 시간적
계기성에 토대를 두고 있다. 이처럼 시간적 계기성과 인과성이 명
확하게 구분될 수 있는 개념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사
는 둘 중의 하나의 구성방식을 지향하는데 시간적 계기성에
중점을 둔 서사는 객관적 시간변화에 의한 사건의 전개가, 인과성
을 중심으로 한 서사에서는 논리의 합당성이 강조된다.
존재가 의미를 부여받기 위해서는 존재의 경계를 표시해 줄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똑 딱’이는 시계소리는 사실은 같은 소리로 반복됨을 알 수 있
다. 커머드(F. Kermode)는 이러한 인식을 시계소리가 일정하게
시작되고 끝나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무한하게 지속되는 시간적인
구조에 형태와 체계를 부여하려는 의도라고 본다. 중요한 것은
'똑-딱'이 서사에서 사건의 진행을 보여주는 플롯의 모델이 된다
는 점이다. 시작과 끝 사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이 서사의
플롯을 만든다. 시작-끝의 기본구조로 발단-전개-갈등-위기-결말
의 구조가 파생된다.
인과적 논리에 의한 서사에서는 어떤 행위나 사건의 직접적인
내용 외에도 그것이 발생하게 된 원인, 경과, 결과, 전망 등이 포
함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인과적 논리의 서사에서는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했는가의 육하원칙을 고려하여 행동
의 원인과 그에 따른 결과가 논리적으로 연결되도록 기술하는 것
이 중요하다.
▣ 서사에 의한 글쓰기
설명, 논증, 묘사와 함께 글의 기술 방식 중에 하나인 서사는 시간의 흐름을 토대로 하나 혹은 일련의 사건에 의미를 부여하여 서술하는 것이다. 화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이야기의 관점이 달라질 수 있으며, 시간의 선후 관계에 의해서 사건의 의미가 만들어지는 시간적 계기 중심의 서사-자서전, 여행기, 일기 등-와 육하원칙(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했는가)을 고려하여 행동의 원인과 결과를 논리적으로 접합시키는 방법을 사용한 인과적 논리 중심의 서사가 있다.
서사에서 시작과 끝은 플롯을 만드는 토대가 되고 이야기의 기초가 되므로 중요하다. 시작(발단)에 의해서 이야기가 전개되고 갈등을 겪고 위기를 맞으며 나아가 끝(결말)을 맺는 것이다.
이러한 서사의 개념과 방법을 잘 숙지한다면, 좋은 서사글 쓰기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