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구럼비야 사랑해 원문보기 글쓴이: 진달래산천
12월 26일 09:10 임진각
"2007년 4월 26일 제주해군기지 부지가 서귀포시 강정마을로 결정되었습니다.
이후 5년 가까운 시간을 강정 주민들은 부지 선정 과정의 비민주적 과정, 불합리한 절차에 따른 토지 강제수용,
주민 억압을 목적으로 한 벌금과 과도한 공권력으로 인한 생존권 침해, 미국의 대중국 MD기지가 되어
제주도가 중국의 우선 공격 대상이 되는 일에 대항하여 싸우고 있습니다.
한국작가회의는 우리가 쓸 수 있는 글과 전국 지회 연대를 통하여 강정주민들과 평화의 섬 제주를 지원하고자 합니다.
제주도민이 4.3 학살의 고통을 극복하고 도출해낸 <평화의 섬> 이라는 숭고한 가치와 천혜의 자연 환경이,
맹목적 안보 위협과 개발 비용을 미끼로 하는 천박한 자본 논리, 야만적 토건횡포로부터 지켜지기를 바라며
<1번국도 평화 릴레이>를 시작합니다.
-평화 선포문
제주, 숨비기꽃으로 문지른 평화의 가슴
많은 분들이 묻습니다.
“이 겨울에 작가들이 왜 걷습니까?”
우리의 대답은 이렇습니다.
“평화 감수성을 단련하기 위해서입니다.”
많은 지역을 두고 왜 굳이 바다 건너 강정마을로 가는가 묻기도 합니다.
그 대답은 이렇습니다.
“한번 부서지면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생명들이 제주 강정마을에서 우리를 부르기 때문입니다.”
....
국민의 삶터를 헐값에 강탈하는 근육질 토건 그림자들이 오랫동안 우리나라를 휩쓸어 왔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무릎 꿇었으나 강정마을 사람들은 끈질기게 저항하고 있습니다.
대대로 살아온 아름다운 마을을 지키며 어부로, 농부로 살아갈 평화생존권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그들의 저항이 왜 옳은지 25박 26일을 걸으며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리들은 이 겨울, 짐을 받아 진 당나귀들처럼 걷겠습니다.
흰 눈이 푹푹 나린다 해도, 우리 질문을 단단히 붙들겠습니다.
어머니가 품에 안고 어르는 소중한 존재였던 ‘한 사람’ 들의 삶에 대해.
‘죽도록’ 열심히 일하는데 헛바퀴 돈 듯 빈손인 가난에 대해.
우리 아이들 미래가 자꾸만 절망 쪽으로 기우는 까닭에 대해.
내가 하는 문학이 이 모든 고통을 위해 별 힘이 되지 않는 열패감에 대해.
군함의 기름띠와 개발 미끼인 시멘트 구조물로 뒤덮인 제주가 아니라
평화를 가르치고 배우는 마을이 있는 제주에 대해.
내년 봄에 심으려고 받아둔 몇 가지 꽃씨에 대해.
한바탕 평화, 한바탕 승리를 선포합니다!
'한국작가회의'홈피 - www.hanjak.or.kr
첫날
임진각에서 일산 교하사거리까지 걷습니다.
"강정마을을 지키는 것이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길입니다.
<글발글발 릴레이>를 시작하는 첫날 임진각에서 출발하여 파주소방서까지 걸으며 생각합니다.
강정포구와 구럼비바위, 먼나무 빨강 열매......
그리고 강정마을을 지키고 계시는 마을 어르신들을 떠올립니다.
저는 마라도 창작스튜디오에 머물다가 지난 12월 18-19일에 강정마을에 들른 다음
작가회의 <글발글발 릴레이>에 참여했습니다.
국가 폭력에 굴하지 않고 오손도손 활기차게 견디시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임진각을 떠나와 잠깐 쉬는 시간에 편지를 씁니다.
저희들의 걸음이 조금이라도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강정평화 만세!
2011년 12월 26일
한국작가회의 시분과 표광소 올림 "
12.26. 임진각팀.
첫날 임진각에서 피주소방서까지 8.4km를 걸은 글발꾼들.
구중서 현기영 정희성 김사인 안지숙 박정애 이은봉 천수호 이설야 김근 박해영
이태형 노경실 최종천 표광소 구중서샘 친구 도의원 유미경 파주시의원 임현주
서울 사는 제주사름 4명 사진작가 이용남 연극배우 2
점심을 함께 하고 헤어지면 다른 글발꾼들이 나타난다.
글꾼들의 이어받기.
첫날 오후 글발꾼
함성호 손택수 백가흠 신용목
28일 한국일보에 실린 소설가 백가흠의 글.
...
"제주의 강정마을 해군기지 이전을 반대하며 작가들이 자발적으로 릴레이 국토순례 길에 올랐다.
임진각에서 시작하여 제주 강정마을에 이르는 527km, 하루에 두 구간으로 나누어 매일 30여km를 걷는 일정에,
게으름 많던 작가들이 선뜻 운동화 끈을 졸라매고 나섰다.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하는 획일적 국책사업에 반대한다는 뜻이겠다.
무엇보다 수려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그대로 후대에게 넘겨주자는 것이다.
이제 개발, 나발 좀 그만 불자는 이야기이다.
나는 첫 날, 두 번째 주자였다. 문산역 근처에서 교하사거리까지 14km를 시인 함성호, 손택수, 신용목과 함께 걸었다.
날은 추웠고, 바람은 매서웠으며, 무엇보다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몸이 자꾸 발걸음을 더디게 만들었다.
한적하고 휑한 길을 걸으며 보는 사람도 없고, 응원하는 사람도 없는데 무슨 의미가 있겠나,
알아주는 사람도 없는데 무슨 별 볼 일 없는 짓이냐, 하는 사람도 있을까 모르겠지만,
우리 서로는 분명 알고 있었고, 느낄 수 있었다. 앞서가는 사람의 발을 보면서 그냥 묵묵히,
침묵하고 걷는 것이 우리가 가진 유일한 무기임을.
한 발 내디딜 때마다 펜촉이 날카롭게 갈렸다.
칼 같은 펜촉으로 글을 쓰며, 몸을 움직이며 우리는 부지런해질 것이다. 귀찮아하지 않을 것이다.
게으른 일상을 되찾기 위해서 말이다."
...
원문/
http://news.hankooki.com/lpage/culture/201112/h2011122823103986330.htm
강정으로 가는 글가방 속에 정희성 시인의 글도 들어있다. .
바람의 노래
한라산 꼭대기에 올라
귀 기울여 보라 제주에서는
바람도 파도소리를 낼 줄 안다
여기는 천상에 속한 나라
누구든 이곳에 오려거든
무기를 버리고 오라
나는 재앙이 아니라 평화를
노래하기 위해 세상에 왔다
바람이 노래하는 이 장엄
하늘이 바다고 바다가 하늘이다
12.26. 임진각팀.
첫날 일산 교하사거리에서 하루를 마친다.
14.2km
박정애 함성호 백가흠 손택수 신용목 안지숙
올해 들어 최고로 추운 날씨라고 했지만 충분히 견딜만 했다.
지리산에서 6년을 보낸 내공이 나오는 걸까..ㅎ
이제 시작이다. 가 보자! 끝까지.
내 몸이 견디든.. 병 나든지...둘 중에 하나겠지.
쉽진 않다.
걷고 찍고 편집하고 생각하고. ..그래서 26일 소식을 이제야 올린다.
좀 더 분발하겠슴다.
4일 만에 맥북프로와 파이널 컷을 익혀 첫동영상을 만들었다.
(양동규감독을 졸라 괴롭혔다. 전화로... 미안 그리고 감사)
앞으론 이틀씩 묶어 소식을 전할 생각입니다.
기대해 주시길...더불어 참여도.
첫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