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미학
우리는 왜 기다리지 못하는가?
성급함의 질병이 불러오는 증상들
무엇이 우리를 쫓아오는가?
마음의 여유를 배우는 아침
아침부터 가장 많이 듣는 말은 " 빨리, 빨리"입니다.
병원에 오신 환자분들께서는 바쁘다고 하십니다. 가끔 뇌물을 들고 오셔서 새치기를 하기도 하십니다. 처음엔 응급상황인 줄 알고 달려갔습니다. 알고 봤더니 데이케어 센터에서 빙고 게임이나 고스톱을 쳐서 상품을 받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내과에서 많이 처방하는 것 중 하나는 수면제와 우울증 약입니다. 세계 제1의 도시 뉴욕에서도 우울증은 일상입니다. 결국 내가 극복해 내야 할 과제입니다. 바뀌어야 하는 것은 환경이 아니라 나 자신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씩씩하게 하루를 살아갑니다.
나름의 사연과 아픔, 극복하지 못한 유년의 고통은 누구에게나 잠복해 있다가 돌연 나타나곤 합니다. 외형상 완벽하게 행복해 보이시는 분들도 그러합니다. 과거의 상처로부터 자유로운 자가 진정 승자입니다. 인간은 어쩌면 비극을 위해 쓰인 대본 속 존재입니다. 불운한 가족사를 홀로 도색합니다. 이미 너무 늦어버린 미래, 난 또 좌절하지만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 척 살아갈 것입니다. 나는 나를 믿고 싶어집니다.
한국에서 여행 온 아름다운 청춘,
뉴욕에 친구를 만나러 온 이십 대의 그녀는 두드러기로 밤을 꼬박 새우고 잠시 혼절했다가 병원을 찾았습니다. 병원 세 곳을 들렸지만 크리스마스 휴가 중이었습니다. 좌절하고 울다가 왔습니다.
며칠을 굶었다고 했습니다. 런치 박스에 넣어온 붉은 애플비를 그녀에게 건네주었습니다. 눈물을 흘렸습니다. 내 작은 관심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는 순간입니다. 그녀는 편안하게 IV drip을 맞고 갔습니다. 평생 잊지 못할 하루를 누군가에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뉴욕 윤 내과" 이제 2026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공부가 되는 순간, 진정한 학문이란 삶에 관한 바른 이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