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를 뽑고 무를 심었으나 하우스에 파종한 무만 겨우 싹이 돋았다.
하우스 무를 솎아 빈 이랑에 옮겨 심고 활대를 만들어 비닐을 씌웠다.
1주일이 지나니 겨우 무가 살아났다.
비닐을 벗기고 잡초를 뽑고 물을 듬뿍 주었다.
다른 집과 비교하면 턱없이 어리지만 나중 된 것이 먼저 된 것보다 더 좋아질 것을 소망해 본다.
원래는 제때에 씨를 뿌려야 하는데 늦게 파종하였으니
그 결말을 말해 무엇 할까만 그래도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기대해 본다.
하우스를 만들고 나니 상추모종을 내어 겨울동안 키우고 싶은 욕심이 났다.
상추씨를 뿌리고 하우스에 포트를 내었는데 겨우 몇 개만 싹이 났다.
농사는 아무나 짓는 것이 아닌가 보다.
정성도 정성이려니와 때와 시기도 알맞아야 하는가 보다.
우리 인생도 때를 따라 돕는 은혜로 씨를 뿌리고,
포트도 하고, 모종도 하고,
하우스도 하는 이유는 결실의 때에 제대로 수확하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농사일은 아직 시간이 조금 이르니 이것저것 조바심을 내면서 애를 쓰지만
인생은 어찌 열매를 거둘 시간이 아직 남아 있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결실을 앞당길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비닐하우스인데
이제 반세기를 지낸 인생의 비닐하우스는 없다.
남은 삶의 열매를 바라보며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뿐이다.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히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