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1:14-15]
14 내가 해 아래에서 행하는 모든 일을 보았노라 보라 모두 다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로다
15 구부러진 것도 곧게 할 수 없고 모자란 것도 셀 수 없도다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중국에 갈 예정이다. 서울교대에서 유학을 했던 중국인 친구와 베이징에서 만나서 함께 보내기로 했다. 그래서 비자를 받으려고 준비하던 중에, 서류 하나가 혹시 통과되지 못할까 마음에 걸렸다. 호텔 예약증 3개 중 1개는 중국인 친구가 내 이름으로 예약해준 것인데 booking confirmation이 이메일로 정형화되어 오는 게 없기 때문이었다. 현지인이 몇 번이고 찾아봤는데 없으면 진짜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중국 어플을 핸드폰으로 캡쳐하여 준비했는데 이게 통과되지 못할까봐 걱정되어 며칠 전부터 기도를 했다. 심지어 중국비자센터 남산스퀘어점은 3시에 문을 닫는다. 나는 1시 40분에 아이들을 보내고 아무리 빨리 가도 1시간 정도가 걸린다. 그래서 그날 아침까지 물을 포도주로 만드신 예수님을 고백하며 비자를 아무 차질 없이 받을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어제 아이들을 평소보다 좀 일찍 보내고, 부랴부랴 택시를 탔다. 2시반쯤 되어 근처에 도착했는데 택시는 유턴하느라 그 막히는 충무로역 거리를 50m를 더 달릴 예정이었다. 결국 횡단보도 근처 사거리에 서서 신호를 받던 중, 횡단보도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자 기사님께 여기서 내려도 되냐고 묻고는 빗속을 정신없이 뛰었다^^;; 이 와중에 기사님께선 조심히 가라고 내 걱정을 해주셨다.
다행히 무사히 도착하였고, 카운터에서 번호표를 받기 전 1차로 서류를 확인받았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호텔 예약 캡쳐본에서 내 이름이랑 날짜를 확인하고는 별 말이 없었다! 이때부터 긴장이 풀려서 배가 무지 고팠다. 가지고 온 바나나우유를 순식간에 마시고, 미뤄뒀던 중국어 회화 복습을 하며 차례를 기다렸다. 약 70명이 내 앞 순서였다. 아직 끝이 아니니 무사히 발급되기를 기도했다. 그리고 드디어 나의 차례가 되었고, 정말 감사하게도 별 탈 없이 접수증을 받고 결제안내를 받았다! 아무 연락이 없으면 정상적으로 발급된거니 11일 이후에 찾아가면 된다고 하셨다. 감사하게도 기도했던 부분이 잘 해결되었지만, 마지막까지 정상 발급되기를 계속 기도해야 한다.
그렇게 잔뜩 긴장해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와서 좀 쉬다가 6시에 PT수업을 받으러 갔다. 그런데 1-2주 전부터 있었던 무릎통증이 심하게 느껴졌다. 스쿼트 자세가 하도 안나오길래 트레이너님께 혹시 예전부터 발바닥을 땅에 붙이고 쪼그리고 앉는 자세가 안 됐는데 그것과 관련이 있는지 여쭤보니, 아킬레스건 길이가 짧아서 그런 것 같다고 하셨다. 그래서 트레이너님과 같이 하면 자세를 잘 잡아주셔서 무릎이 아프지 않지만, 혼자 연습할 때는 잘못된 자세로 할 때가 많아 계속 통증이 느껴진 것 같았다. 트레이너님께서도 상태를 보시더니 운동을 중단하고 병원에 가서 계속 운동을 해도 될지 소견을 받아보라고 하셨다. 결국 이번 주 수요일 저녁 수업도 취소되었다. 센터를 나와 바로 옆 정형외과에 가서 접수를 했는데 신분증을 들고오지 않아서 실패. 핸드폰 건강보험증 어플로 인증받으면 할 수 있다며 간호사분들이 열심히 도와주셨지만.. 몇 년간 쓴 내 핸드폰인데 '인증 실패-본인 명의의 휴대폰으로 인증하세요' 라는 문구가 떠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하나님께선 오늘 진료를 받길 원치 않으신 것 같았다. 주님께선 전능하셔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을 일어나게 하신다. ㅎㅎ
사실 이번주 내내 8시 반에 캄보디아 선교를 위한 중보기도회가 있다. 지난 주 PT약속을 잡을 때 수요일 저녁 수업이 걸려 변경하려고 여쭤봤지만, 트레이너님이 그 시간밖에 안된다고 하셔서 어쩔 수 없구나 생각했었다. 그래서 방법을 찾다가 미리 가서 유산소운동 30분을 하고, PT를 받은 후 바로 기도회를 가면 늦지 않게 도착하니 그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선 기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수요일 수업을 없애 주셨다!
그런데 한번 무릎통증을 의식하기 시작하니 계단 오르내릴때나 앉을 때, 무릎 굽힐 때 통증이 계속 느껴져서 걱정이 된다. 운동은 계속 하고 싶은데 그럴 수 있을지 내일 내원하기 전까지 알 수가 없다.
이러한 하루를 보내고 밤 9시에 성경을 묵상하던 중 전도서 1장 14-15절 말씀이 눈에 들어왔다.
[전1:14-15]
14 내가 해 아래에서 행하는 모든 일을 보았노라 보라 모두 다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로다
15 구부러진 것도 곧게 할 수 없고 모자란 것도 셀 수 없도다
오늘 하루 정말 나의 능력으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음을 느꼈다. 시간 안에 센터에 도착하는 것도, 부족해 보였던 서류로 비자를 받는 것도, 운동을 지속하는 것도, 병원진료를 받는 것도 나의 열심과 노력으로는 달성할 수 없었다. 말씀 그대로 나는 '구부러진 것도 곧게 할 수 없고 모자란 것도 셀 수 없'는 존재였다. 그래서 하나님께 의지하고 붙어있을 수밖에 없음을 느꼈다. 모두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어지는 일이었다.
오늘 아침 큐티를 하며 이를 깨닫게 해 주심에 감사하는 기도를 드렸다. 나의 열심으로 살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인도하심을 구하며 살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무릎에 별 이상이 없기를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