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방태산의 가을
![](https://t1.daumcdn.net/cfile/cafe/166567164CBC29C736)
노를 젓다가
노를 놓쳐버렸다
비로소 큰 세상을 바라보았다
--- 고은
▶ 산행일시 : 2010년 10월 16일(토), 오전에는 흐리고 강풍, 오후에 갬
▶ 산행인원 : 12명
▶ 산행시간 : 11시간 49분(휴식과 점심시간 포함)
▶ 산행거리 : 도상 17.7㎞
▶ 교 통 편 : 25승 버스 대절
▶ 시간별 구간
00 : 25 - 동서울종합터미널 출발
03 : 10 ~ 05 : 15 - 인제군 기린면 방동리(芳東里), 방태교, 산행시작
07 : 34 - 1,112m봉
07 : 56 - △1,071m봉
08 : 28 - 안부, 왼쪽은 저당골
09 : 21 - 주능선 ┬자 삼거리, 오른쪽은 주억봉 0.4㎞, 왼쪽은 구룡덕봉 1.8㎞
09 : 31 - 주억봉(主億峰, △1,449m)
10 : 07 ~ 10 : 47 - 구룡덕봉(九龍德峰, △1,388m)
11 : 39 - △1,252m봉
12 : 30 ~ 13 : 07 - △1,136.9m봉, 점심식사
14 : 29 - 조경동(朝耕洞, 아침가리) 아래 계곡, 임도
14 : 59 - 능선 진입, 736m봉
16 : 01 - 988m봉 아래 ┣자 능선 분기
16 : 28 - 884m봉 아래 Y자 능선 분기
17 : 04 - 방동약수(芳東藥水), 산행종료
21 : 00 - 동서울 강변역 도착
2. 방태산의 가을, 주억봉 사면
![](https://t1.daumcdn.net/cfile/cafe/176184184CBC29E53D)
▶ 1,112m봉, △1,071m봉
또 방태산을 간다. 방태산의 주계곡인 방동계곡 적가리골 6㎞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능선이 자못 웅장하여 답파하고자 진작부터 발싸심하여 별렀다. 03시 10분, 휴양림
매표소 입구 30m 아래에 있는 방태교 도착. 서울에서 방태산의 추경을 찍으러 왔다는 사진동
호회 회원들이 대형버스에 내려 휴양림 쪽으로 간다. 우리는 차에서 히터 틀어놓고 더 잔다.
04시 50분 기상. 차안에서는 문틈으로 스며든 추위를 매섭게 느꼈는데 막상 밖에 나서자 홑
옷으로도 견딜만하다. 05시 15분. 하늘 한번 우러러 대하로 흐르는 은하수 주변의 오리온 카
시오페아 북두칠성 등 여러 별자리 짚어보고 방태교 건넌다. 다리 건너 바로 왼쪽의 산속으로
들어간다. 완만하여 인적이나 등로를 살필 필요가 없다.
헤드램프 앞세워 낙엽 덮인 잔 너덜 잠깐 지나고 흐릿한 인적이 보인다. 그나마 인적은 자꾸
사면으로 돌아 버섯이나 나물채취꾼들의 자취로 여겨 우리는 일로직등을 고수한다. 차츰 바
람이 세게 분다. 더러 발에 차이는 낙엽이 흩날려 시야를 가리기도 한다. 리지성 바윗길이 나
온다. 바람의 세기를 가늠하여 발자국 옮길 때마다 홀더 꽉 움켜쥔다.
가파른 능선이 잠시 주춤한 산등성이에서 노송에 기대 숨 고른다. 엄청나게 큰 노송이다. 세
줄기로 뻗었는데 다 아름드리 굵기다. 바윗길에 잡목이 가세한다. 등로 가로로 쓰러진 거목을
돌아 넘느라 아주 애먹는다. 단풍 때문이다. 여명으로도 주위가 눈부시게 환하다. 바람 피한
사면에 모여 어느덧 만추를 감상한다.
산소리 님이 더덕 2수를 발견한 것을 기화로 일행 대부분은 오른쪽 펑퍼짐한 사면을 쓸어 오
르고 나와 하늘재 님은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고 간다. 구룡덕봉까지 그랬다. 사면이 펑
퍼짐하더라도 이끼 낀 너덜이거나 일제히 역방향으로 고개 숙인 철쭉 숲이 부지중 나타나니
막 누비기란 만만치 않은 일이다.
1,112m봉(랜덤 도엽에는 1,104.0m)은 일시적으로 잡목 성긴 부드러운 능선이다. 또한 외길이
라 왼쪽 사면으로 1,112m봉을 돌아 넘는 것이 수월하겠지만 방태산의 가을을 좀 더 잘 관찰
할 수 있을까 싶어 직등한다. 그러나 바윗길에 키 넘는 잡목만 무성할 뿐이다. 바람은 점점 강
풍으로 변한다. 손이 시리다.
구룡덕봉과 주억봉은 검은 안개로 가렸다. 아무리 발품 팔아도 볼 것이 없어서 카메라가 더욱
무겁다. 마루금 고집하여 잡목 헤치느니 사면의 수적(獸跡) 따라 가는 것이 훨씬 낫다.
1,071m봉 정상. 잡목 숲이 울창하다. 지도에 표시되어 있지 않은 삼각점이 있다. 현리 435,
2005 재설.
3. 방태산의 가을, 주억봉 사면
![](https://t1.daumcdn.net/cfile/cafe/141EF6194CBC29FB2F)
4. 방태산의 가을, 주억봉에서
![](https://t1.daumcdn.net/cfile/cafe/190A5B194CBC2A0C4B)
▶ 주억봉(主億峰, △1,449m), 구룡덕봉(九龍德峰, △1,388m)
1,071m봉 정상 내리는 길은 험하다. 암릉이 자주 나타난다. 모를 일. 멀리서는 둔중하거나 얌
전하게만 보이던 능선이 이리 까다로울 줄이야. 바위 더듬다가 아서라 비스듬히 트래버스 한
다. 안부가 희미하다. 왼쪽은 저당골로 빠진다. 긴 오름이 이어진다. 고도 400m 이상을 올라
야 한다. 바람에 등 떠밀려 오른다.
뒤에 오는 일행을 기다리자 해도 걸음 멈추면 너무 춥다. 몇 번 악써서 불러준다. 안부에서 30
분 걸려 대로인 주등로와 만난다. 완만하다. ┬자 주능선 삼거리. 오른쪽은 주억봉 0.4㎞다.
삼거리 바위 위에 주억봉 간다고 메모 남겨둔다. 하늘재 님은 구룡덕봉으로 가고 나는 주억봉
으로 간다. 안개 속을 간다. 안개비 내리는지 나무뿌리 드러난 돌길이 미끄럽다.
주억봉 정상. 태산준령이 첩첩히 싸여 있는 곳의 주봉이라 하여 주억봉이라 한다(국토지리정
보원). 방태산의 주봉이기도 하다. 오늘은 찬바람 몰아치고 사방 안개에 가려 캄캄하다. 돌탑
옆에 정상 표지목을 세웠다. 삼각점은 현리 434, 2005 재설. 낮과 밤은 날씨도 반대다. 밤에는
구름 한 점 없이 별 총총하더니만 지금은 비 뿌릴 듯 우중충하다.
다시 삼거리. 내 메모가 그대로 있다. 구룡덕봉까지 1.8㎞. 뒤의 일행이 지나간 줄 알고 부리
나케 쫓아간다. 1,345m봉을 의식하지 못하고 넘는다. 참나무에 잎사귀 매달린 것으로 보아
오른쪽 사면은 만추(晩秋)고 왼쪽 사면은 초동(初冬)이다. 왼쪽 사면으로 돌아 오르면 구룡덕
봉 정상이다. 우리 일행은 아직 오지 않았다. 하늘재 님 혼자서 바람 피해 시설물 두른 통나무
울타리에 기대고 있다.
윈드 스토퍼 껴입고도 하늘재 님과 같이 달달 떤다. 한참 지나서야 팔 걷어붙인 대간거사 님
뒤따른 일행이 줄줄이 도착한다. 가은 님이 송이를 5개나 캤다고 보여주는데 쭈글쭈글하니
반건조 상태다. 버섯대 찢어 천천히 씹으면 농축된 솔향이 풀려 입안에 가득 찬다. 탁주 안주
하기 그만이다. 수시로 3곳의 데크 전망대 들려 안개 벗겨지는 태산준령 감상한다.
5. 주목, 구룡덕봉 가는 길에서
![](https://t1.daumcdn.net/cfile/cafe/113C8D174CBC2A2256)
6. 구룡덕봉 아래
![](https://t1.daumcdn.net/cfile/cafe/143672174CBC2A3593)
7. 구룡덕봉 아래
![](https://t1.daumcdn.net/cfile/cafe/144806174CBC2A4A27)
7-1. 구룡덕봉 아래
![](https://t1.daumcdn.net/cfile/cafe/186686174CBC2A5B03)
8. 주억봉
![](https://t1.daumcdn.net/cfile/cafe/154647164CBC2A6BA8)
9. 가칠봉
![](https://t1.daumcdn.net/cfile/cafe/1248AF174CBC2A7B37)
▶ 방동약수(芳東藥水)
구룡덕봉에서 매봉령까지는 가파른 내리막이다. 구룡덕봉 헬기장 지나 임도 아닌 산속 마루
금에 들면 급전직하하기 직전 공터에 삼각점이 있다. 현리 311, 2005 재설. 뚝뚝 떨어진다. 새
벽에 방태교에서 만난 사진동호회 회원들과 마주친다. 모두 묵직한 카메라를 맸다. ┤자 갈림
길인 매봉령 넘고 대초원을 간다.
1,252m봉 오를 때는 땀난다. 삼각점은 310, 2005 재설. 이제 대세는 내림으로 완만하다. 멧돼
지들이 가도 가도 너른 사면을 밭으로 파놓았다. 나지막한 봉우리 2개 넘고 △1,136.9m봉이
다. 풀숲에 묻혀있는 삼각점은 ┼자 방위표시와 333FOB. 정상 살짝 내린 공터에서 둥글게 둘
러앉아 점심밥 먹는다. 마비(馬肥)만의 계절은 아닐 게다.
△1,136.9m봉은 Y자 능선이 분기한다. 당초 선 그은 대로 진행하면 잔뜩 부른 배 미처 꺼질
틈 없이 너무 이르게 산행을 마치게 된다나. 하여 산행코스를 조정한다. 오른쪽 지능선 타고
조경동교 근처로 내렸다가 건너편 736m봉을 들려 방동약수로 가자는 것이다. 화은 님을 비
롯한 4명은 당초 산행코스로 진행한다.
어디에고 인적은 보인다. 대장님 따르다가 개고생 한다. △1,136.9m봉 내리는 사면이 우선 펑
퍼짐하여 덩달아 등로 벗어났다가 가파른 사면과 잡목에 맞닥뜨려 혼쭐나고 등로로 복귀한
다. 쭉쭉 내린다. 조경동교 옆 계류 졸졸 흐르는 지계곡으로 떨어진다. 버섯 채취한다는 사람
들을 만난다. 그분들의 수확물 자루 들추어 버섯 공부한다.
아하, 느타리버섯이었다. 베리아 님이 아침에 1,112m봉을 오르면서 땄다는 표고버섯의 정체
가 드러난다. 한 나무에서 대충 계량하여 3㎏ 정도를 땄다. 1,252m봉에서 쉴 때 보여주기에
조금은 미심쩍어 ‘이 버섯이 오늘부터 표고버섯이냐?’고 묻자 옛날부터 표고버섯이라며 그
종류로 백화고 흑화고 등등을 들먹이는 바람에 표고버섯인 줄로만 알았다. 아무튼 식용버섯
이라 산행 후 현리 음식점에서 삼겹살 불판에 구워먹었다. 미끈미끈하면서 쫄깃쫄깃한 것이
맛나다.
임도 옆 736m봉 사면. 높은 절개지 오버행 피해 그 옆으로 오른다. 그래도 수직사면이다. 4명
은 임도 따라가고(임도는 736m 내린 야트막한 안부를 지난다) 나머지 4명이 오른다. 오늘 산
행의 하이라이트 구간이다. 더구나 잡석 깔린 사면이라 번번이 뒤로 주르륵 밀린다. 갈지자
횡보하여도 마찬가지다.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성질부리려 하자 736m봉이다.
솔숲 암만 훑어 빈 눈으로 내리고 야트막한 안부 지나는 임도다. 진작 와서 기다리는 4명의
일행과 만나 임도 따라 산굽이 돈다. 다시 산속. 생사면 가시덤불 헤치고 능선 잡자 묵은 임도
가 나온다. 임도 주변의 하얀 수피 자작나무 숲이 보기 좋다. 988m봉 아래 ├자 능선 분기봉.
방동약수로 내리는 오른쪽 능선에 붙는다.
등로 주변에는 보기 드물게 거목인 신갈나무가 줄지어 있다. 884m봉 아래 Y자 능선 분기점.
오른쪽으로 내린다. 능선은 임도 가까워도 완만하다. 산그늘 드리운 임도가 감국(甘菊) 꽃으
로 환한다. 오른쪽 돌계단 내리면 계곡이고 곧 방동약수다. 수령 300년이 넘었다는 엄나무 아
래 암석 사이로 흐른다더니 그렇다. 탄산성분이 많은 광천수라는데 비릿한 맛이 난다.
인제군은 방동약수를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옛날에 어느 마음씨 착한 심마니의 꿈에 백발
노인이 나타나서 ‘나는 산신령이다. 너는 가난하지만 정직하므로 내가 산삼을 주겠노라. 그리
고 또 만병통치의 약물을 줄 터이니 세상에 널리 알려라.’하여 그 이튿날 갈 곳을 찾고 있는데
한 아이가 나타나 손짓하여 쫓아가 보니 아이는 없고 큰 산삼이 있어 캐고 나니 그 밑에서 약
물이 나왔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지금도 경향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신병치료차 이곳
을 찾고 있다.”
방동약수 바로 아래가 주차장이다. 우리 차뿐. 한적하다.
10. 주억봉
![](https://t1.daumcdn.net/cfile/cafe/167B05184CBC2A8C02)
11. 방태산의 가을, 988m봉
![](https://t1.daumcdn.net/cfile/cafe/16560E154CBC2A9A7A)
12. 방동약수 가는 길
![](https://t1.daumcdn.net/cfile/cafe/17648A154CBC2AAF7F)
13. 감국, 방동약수 근처에서
![](https://t1.daumcdn.net/cfile/cafe/195E5E154CBC2AC15B)
14. 코스모스
![](https://t1.daumcdn.net/cfile/cafe/204210174CBC2AD54B)
15. 코스모스
![](https://t1.daumcdn.net/cfile/cafe/13583E184CBC2AE576)
첫댓글 언제 보아도생동감있고감성적 이며그속에 동행하는착각속에선배님에 글을흡처봅니다 저도산을 참조아합니다 항상 선배님을 존경 합니다 사랑 합니다 ,,,,,,,,,,
이세진 선배님 저도 16일 무박2일로 설악산 오색약수(01시50분)에서 출발하여 대청봉 정상(06시20분)에 올랐으나 너무나 춥고 안개가 심해 동해 일출은 보지 못하고 중청대피소에서 아침먹고 등산객이 너무 많아서 공룡능선은 타지 못하고 천불동계곡으로해서 비선대쪽으로 내려와 장장 13시간동안 완주후 속초로 이동해 점심겸 저녁(16시)으로 회에 소주 한잔씩하고 서울 사당역에 23시에 도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