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정유년 오우가 시산제 축문
유세차 서기 2017년 3월 4일
우리 오우가 가원일동은 봄의 내음과 기운에 이끌려
북한산 신령님의 시선이 느껴지는 이곳 양지바른 산중턱에 모여
신령님께 엎드려 고하나이다
우선 지나간 한해 매월 거듭된 산행에 큰 사고 없이 신령님 곁을 방문할수 있게 해주셨고
저희들 개인이나 가족들 모두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일상의 삶을 영위할수 있었던 것도
모두 신령님의 보살핌이 항상 저희곁을 떠나지 않았음을 느끼며 감사드립니다
정유년 한해도 평화로운 산과 들을 지나며 목소리를 낮추고 자연의 속삭임에 촉촉히
젖어들수 있도록 그리고 매월 우리 오우가 가원들이 만나는 산행일에
묵직한 배낭을 짊어질때는 만남의 희열을 뭉클 솟아나게 해주십시오!!
또 한해가 가고 세월이 흐른만큼 어깨가 쳐지고 다리가 후들거릴때
저만큼에서 빙긋이 웃어 주시고
때론 욕심과 자만의 그늘에서 헤어나지 못할때는 정신차리라는 찬바람으로 일어날수 있을만큼만
일깨워 주소서!!
신령님께 고마워 해야할 일상의 일들이 자꾸 늘어나고 고마움의 정도가 강해짐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우리 오우가의 만남은 기적입니다
그 넓은 세상과 그 긴 억겁의 세월중에 마침 그때 우리가 명륜골에서 눈빛을 주고 받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리고 그후 44년 긴 세월을 서로 곁에 있으며 같이 울고 웃고 있다는 것은 기적이지요
기적인줄 알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기적이 아니고
신령님의 오우가에 대한 뜻이 서려 있었음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코끝을 살짝스치는 솔향기에 살아있음의 희열을...
수시로 만나 왁자지걸 마시는 막걸리 한두잔에 지속되는 우정의 고마움을...
험하고 요상하게 변하는 요즘의 사회경제속에서 적극적으로 적응해가는 자식들의 모습에서...
신령님게 감사하는 요즘입니다
우리 힘으로 나라의 큰 줄기를 바르게 바꿀수 없는 한계를 느낍니다
요즘의 혼란스러운 국정의 분위기가 100년후 긴 역사의 좋은 한줄기로 마무리 될수 있도록
신령님의 지극한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우리 삶이 각자 얼마나 남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남은 세월이 흘를때는 우리 신체의 각 부분중 어느 하나가 갑자기 망가지면 안됩니다
흐르는 세월만큼 조금씩 망가져야지요
머리통 허리 팔뚝 각종내장 특히나 무르팍 발바닥등 모두가 세월의 흐름만큼 조금씩 망가 지다가
생명이 다하는 날 저녁 반주로 막걸리 한잔 잘 들이키고 멋모르고 잠자리에 누운것이
이생의 마지막 잠자리가 되도록
신령님의 배려가 우리 오우가 가원 모두에게 내려질수 있도록
무릎 다시 꿇고 바라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