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의 무도인, 그 허와실-1. 척 노리스와 아메리칸 가라데 그리고 이소룡(상) (간만에 새 연재 시작합니다. 그동안 기다리신 분들께 정말 죄송합니다^^ )

[마쯔오쇼장]

 이 칼럼은 저 마쯔오쇼장이 현재 기사를 쓰는 통신원으로 일하고 있는 무도미디어(www.mudomedia.net)에서 제가 직접 작성했던 칼럼입니다. 현재 그 쪽에서 진행중이거나 예정으로 있는 칼럼중에서 공개가 가능한 것을 하나 가져왔습니다. 

 무도미디어측 사정도 있고 해서 많은 것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일단 제가 처음으로 칼럼을 썼었고 저를 지지해 주시는 많은 분들이 있는 이 까페에서 제가 글을 완전히 접는다는 것은 도리상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오랜만에 하나 올려봅니다. 다만 이 글은 현재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글이고, 단순 뉴스 기사와는 다르므로 앞에 제가 썼던 칼럼들과는 달리 스크랩이나 복사를 허용해 드릴 수 없습니다. 이점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영화속의 무도인들 그 허와 실(1)-척 노리스와 아메리칸 가라데(상)

2004/11/16/ 추천수:0

글쓰기에 앞서

 저는 D모 포털 사이트의 이종격투기 까페에서 몇차례 칼럼을 쓴 일이 있습니다.

당시에 저는 어디까지나 동호회 회원 자격으로 글을 써 왔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될만한 것은 가급적이면 삼가해 왔습니다만, 무도 미디어 칼럼을 시작하게 되면서 그 방향을 다소 수정하기로 하였습니다.

인터넷의 보급과 무분별한 자료의 날조 및 허위 자료의 유포로 인터넷 상의 자료 중 믿을 수 없는 것이 넘치고 있습니다. 모 포털의 이종격투기 지식 검색에 나오는 답변 중 상당수가 전혀 근거없는 허무맹랑한 것들(이소룡과 최배달이 대결할뻔 했다는 둥, 시라소니에 대해 최배달이 두려워 했다는 둥...전혀 근거없는 이야기들입니다. 이런 날조된 이야기들은 몇 년전부터 인터넷의 무술 사이트들에 돌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그 글들을 보면 그 이야기를 지어낸 분이 무술에 관해 전혀 지식이 없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최영의님과 이소룡님의 활동 무대나 그 시기에 관해 전혀 무지한 분이 썼다는 걸 쉽게 알 수 있죠. 게다가 그 글은 몇년째 토시하나 안 바뀌고 똑같은 글이 계속 돌고 있습니다. 반론을 들라면 수십가지는 들 수 있죠. 이것은 제가 무술 지식이 많다는 뜻이 아니라 그 글을 지어낸 분이 너무 무지했다는 뜻입니다.)인데도 그런 허위 자료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기정사실화 하려는 움직임도 있어 제가 미력하나마 그걸 바로 잡아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제일 먼저 다룰 것은 미국 가라데의 전설(?)로 알려진 척 노리스(Chuck Norris)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Texas Ranger, Delta Force 그리고 맹룡과강

(사진1. 솔직히 매력적인 사나이가 아닐 수 없습니다^^)

텍사스 레인저, 델타 포스, 맹룡과강...필자 나이(27)또래의 사람들이면 누구나 한번 쯤 들어봤을 법한 제목들입니다. 멋지게 기른 덥수룩한 수염 속에서 씨익~하고 웃음을 날리는 그 멋진 사나이의 모습이건 전설의 드래곤-이소룡에게 곤죽이 되도록 터지고 목부러져 쾍하고 쓰러지는 모습이건 어떤 식으로든 이 척 노리스라는 사나이의 얼굴도 한 번쯤은 보셨을테죠.

필자는 어린 시절에 비디오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었지만 TV를 무척이나 많이 보는 편이었습니다. 그리고 가끔 주말의 명화 등으로 방영되는 액션물은 꼭꼭 챙겨봤습니다. 그리고 그 영화 중에서 가장 많은 출연 빈도를 자랑하는 수염 덥수룩한 아저씨의 모습을 볼 때 마다 왠지모를 힘과 기백 같은 것이 느껴져서 그를 좋아했습니다.

누구랑 맞서건 조용히 바라보는 눈빛과 침착하게 한방씩 날려주는 발차기와 펀치에 악당들은 추풍 낙엽으로 날아갔죠. 게다가 총은 어찌나 잘 쏘는지...적어도 자신이 주연하는 영화 속에서는 람보건 코만도건 이 사람한테는 안된다는 생각마저 갖게하는 힘이 느껴지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릴 적에 이 사람에 대해 알고 싶어서 여기 저기 물어보러 다닌 결과 그가 가라데 챔피언 출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리고 그를 다루었던 초창기 블랙벨트지라든지 기타 여러 마샬아츠지 등에서는 그를 가라데의 전설이자 초고수인것으로 다루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맹룡과강에서 그가 보여준 공격 스피드나 기술은 전설이라 불리기엔 좀 민망한 수준이었죠. 또한 그가 주연한 수많은 영화에서도 카메라 웍과 음향 효과를 이용해 발기술을 약간 조작하는 느낌도 계속 들기 시작했습니다.(물론 스티븐 시갈이 글리머 맨에서 썼던 태권도 노란띠 수준도 안되는 형편 없는 발기술하고는 비교가 안되지만요. 그냥 아이키도나 쓰는게 좋을 듯.) 그러면서 아메리칸 가라데는 프랑스나 스페인, 스웨덴, 네덜란드 등 무도강국으로 부상한 여러타국의 가라데와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2.최영의(오야마 마스다츠, 최배달) 선생의 활약과 극진의 진출

(사진2 무수한 강자들을 꺾었던 가라데의 초인 최영의)

 최영의 선생이 미국에 처음 진출했을 무렵에는 가라데라는 것 자체가 아예 미국에 보급되어 있지 않던 시절이었습니다.

1900년대 초반에 1000전에 가까운 스트리트 파이트로 미국을 휘저어 놓았던 전설의 유도가이자 그레이시 일족에게 유술을 전수한 것으로 알려진 마에다 미츠요가 동양 무술의 존재와 그 위력을 이미 미국에 알렸었습니다.

그리고 마에다에게 실제로 유도를 지도한 것으로 알려진 강도관 4천왕의 일원들이었던 토미다(야마다) 츠네지로와 야마시타 요시카즈(만화 콘데 코마가 우리나라에서 오역이 되어 야마시타 기쇼로 잘못알려져 있으나 요시카즈가 맞습니다.)는 미국에 본격적으로 유도를 보급했습니다.

특히 야마시타는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유도를 개인 지도한 것으로 유명하며 그 해외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10단을 추증받게 되었죠. 그러나 가라데는 오키나와에서 유도의 창시자인 가노 지고로의 추천으로 일본에 들어간 것 자체가 1900년대에 와서야 본격적으로 이루어졌고, 일본의 무도협회였던 대일본 무덕회에서 공식 인정받은 것이 일본식 가라데의 시발점인 송도관의 공식 연무 이후였기 때문에 미국에 진출하는 것은 엄청 늦어질 수밖에 없었고 최선생이 갔을 때야 처음으로 미국에 가라데가 발을 붙이게 된 것입니다.

그나마도 최영의 선생의 초인적인 무패행진이 없었다면 그 진출도 불가능했을테지만요. 따지고 보면 서구에 동양무술이 퍼지게 된 것은 일본의 유도/가라데, 그리고 한국의 태권도 사범들 덕분입니다. 중국 무술은 미국 진출에 있어서는 사실 일본과 한국 무술의 덕을 많이 보고 편하게 진출한 케이스라고 보는게 옳습니다.

그리고 오야마 시게루(조일삼)와 나카무라 타다시가 미국 극진 지부를 관리하게 되면서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극진이 보급되게 됩니다. 또한 최영의라는 동양의 초인이 보여준 놀라운 승부는 가라데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가지게 하기에 충분했고 그 덕택에 극진과는 상관없는 전통공수유파들도 미국으로 러쉬를하게 됩니다.

극진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미야기 강유류 뿐만 아니라 송도관, 오키나와 강유류, 오키나와 소림류 등이 다 진출하게 되었는데요, 미국인들은 그것들도 다 최영의 선생의 가라데와 같은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았고, 실제로 강유류 4급에 불과한 일본 유학생이 송도관 6단을 자처하며 도장으로 열어 큰 돈을 벌고다닌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가라데가 미국에 보급되기는 하였으나 그 미국인들의 실력이라는 것은 지금 기준에서 보자면 정말로 형편없는 수준이었습니다. 당시 미국인들의 가라데 연무나 대결 시합을 보면 솔직히 저런 사람들에게 검은 띠를 왜 줬는지가 의심스럽죠. 게다가 초기 극진의 혹독하기 짝이 없는 훈련과 극히 어려운 승급 난이도는 많은 미국인들로 하여금 편한 가라데를 찾게 하였고 이것은 바로 승급 잘 시켜주는 사이비 가라데 유파들의 난립을 가져오게 되었죠.

 게다가 극진을 사칭한 쓰레기(?)만도 못한 가라데 단체들이 미국을 기점으로 등장하기 시작하는데  US 극진복싱, US극진무도회, 극진 워리어, 극진회 스쿨협회, 피닉스 가라데,무신 가라데등이 그 대표적인 것들로 아직까지도 최영의 선생의 직계를 자처하며 헛소리를 늘어놓고 있는 패거리들입니다. 실제 미국에서 가라데 고수를 자처하는 사람들 중에는 이런 쓰레기에 가까운 단체의 유단자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UFC에 참전했던 해롤드 하워드와 키스 해크니는 켄포 가라데(권법 공수...미국의 사이비 무도가들이 모여서 맘대로 만든 단체입니다.)라는 말 같지도 않은 단체의 챔피언이었죠. 당시 가라데를 통해 강해지고 싶었다면 59년부터 실시되었던 극진 하와이 토너먼트에 참가하면 되는 것이었으나, 사이비 가라데인들에게는 그정도 용기같은 건 없었습니다.

실제로 극진 미주지부가 설립되기 직전에 최영의 선생을 이겼다고 자처하며 도장을 열고 큰 돈을 벌었던 모 가라데의 미국 지부를, 최영의 선생이  미국까지 찾아가서  혼자서 다 때려부순 일도 있었으니 어떤 식으로든 최선생과 마주치는 것을 원치 않았을 터이고...(사실 이 무렵의 최선생에 대해서는 극진 사상최고의 싸움꾼으로 통하는 싸움10단이라는 별명의 가라데가인 아시하라 히데유키 씨의 증언이 있습니다. "제가 싸움 10단이라면 최관장님은 그 무렵 싸움 대마왕이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그 어느 누구도 감히 맞서서 손을 내밀지 못할 정도였으니...") 하여간 천여개가 넘는 미국의 엉터리 가라데 유파들은 지금도 극진이나 이후의 US오야마, 혹은 대도숙과 같은 진짜 공수 유파들과는 마주치는 것을 극히 꺼립니다.

이런 극진에 대한 사이비 공수 유파들의 열등감은 극진을 제외한채 자기들끼리 단합하여 자체적인 토너먼트를 열기에 이르고 그것이 각종 전미 슨도메 가라데 대회와 엉터리 풀컨택 대회들로 이어집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소룡의 연무로 유명한 롱비치 가라데 대회였습니다.  그러면서 형편없는 실력의 챔피언들이 속속 등장하게 됩니다.

3.척노리스와 조 루이스, 아메리칸 가라데 대회의 등장.
   그리고 전설의 용

(사진3 이후 척 노리스의 생애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전설의 드래곤 이소룡 )

 척 노리스는 전통 공수 특히 오키나와 가라데와 송도관 계열의 가라데를 익혔다고 합니다. 또한 ITF계열의 태권도를 익힌 바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태권도로의 통합에 반대하고 미국으로 빠져나갔으나 미국에서는 태권도를 자처하고 있는 모 당수도(공수도와 엄밀히 말해 같은 것입니다. 오키나와 가라데는 원래 당수라고 씁니다. 공수는 일본인들이 만든 단어죠.)유파의 태권도를 익힌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 척 노리스는 태권도 8단이라고 합니다. 하여간 미국인으로써는 드물게 괜찮은 수준의 가라데와 태권도를 일찍 접한 척 노리스는 1964년부터 1968년까지 무수한 아마츄어 가라데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대회들은 당연히 슨도메 룰(직접 가격을 금하는 전통 공수의 대련방식, 상대의 공방을 끊기 위해 손을 쳐내거나 할 수는 있으나 상대에게 공격을 할 때는 가격 직전에 끊어줘야함.)이었고 선수층 또한 극히 얇았습니다.

제대로 된 전통 공수 도장에서 제대로 연마한 사람은 정말 적었다고 하며, 일본 협회와는 별도로 미국인들 마음대로 자기들끼리 진행하는게 대부분이라 그 채점이나 대회의 질 또한 형편없었습니다.

일본의 슨도메 대회하고는 아예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이었죠. 척 노리스는 그 대다수의 형편없는 선수들 중에서 정말 얼마 안되는 제대로 된 슨도메를 익힌 사람에 속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당시 미국의 무술계는 이제 막 걸음마 단계였습니다. 거의 유일한 무도 잡지였던 블랙벨트는 이런 점을 이용해서 검증되지 않은 것들까지 전부 기사화하고 루머까지도 그냥 다 싣게 됩니다. 이 때문에 수많은 무도인들의 항의와 고소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미국 쪽에서도 블랙벨트 초기의 기사는 별로 그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미국 가라데인들에 관한 기사였습니다. 솔직히 미국인들이 전혀 힘을 쓰지 못하는 극진보다는 미국인들이 우승도 하고 자기들끼리 진행하는 대회의 선수들이 더 흥미로운 기사거리가 되었던 것이고 그 때문에 지금 기준으로는 함량미달인 선수들이 초고수로 둔갑해서 그 잡지를 장식하게 됩니다.

당시 기자들조차 가라데 선수들의 실력을 가늠할만한 안목이 전혀 없었던 것이죠. 그러다 보니 웃지 못할 해프닝까지 벌어지게 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미주지역 오키나와 슨도메 가라데 챔피언 짐 켈리(Jim Kelly,용쟁호투에 조연으로 출연했던 흑인배우)의 무하마드 알리와의 시합 추진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블랙벨트의 설문조사에서 의외로 군소 슨도메 챔피언 짐 켈리의 승리를 점치는 사람도 꽤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미국인들이 가라데에 관해 무지했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으로 치자면 아시안게임 가라데(슨도메 룰이죠)에서 메달 딸만한 실력도 안되는 사람이 사람이 세계 복싱 헤비급 챔피언 글리츠코와 싸우게 된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죠. 용쟁호투 보신 분이라면 다 아시겠지만 짐 켈리의 발차기나 지르기 테크닉은 수준 이하입니다. 아마 당시 미국인들에게는 전미 복싱 4위였던 헨리 아서, 그리고 붉은 전갈 톰 라이스를 잠재워 버렸던 동양의 가라데 초인 최영의 선생의 모습에서 가라데에는 복싱을 초월하는 뭔가가 있다고 느껴졌었기 때문인 듯 합니다.

하여간 척 노리스는 비교적 작은 체격에도 불구 탁월한 타이밍과 강약 조절로 미주지역 슨도메 가라데에서는 최고수로 군림하게 됩니다.(사실 슨도메 룰이라고 해도 리치는 중요합니다. 일단은 가격 직전까지는 가야하기 때문이죠. 때문에 미주지역에서는 체급을 나눠서 진행하였습니다.)

이후 척 노리스가 아메리칸 풀 컨택트로 옮기고 나서도 미들급에서는 그 적수를 찾아 볼 수 없었다고 하죠.(그러나 이 풀 컨택트는 요즘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것이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바로 이 무렵에 이후 척 노리스의 라이벌로 자리잡게되는 조 루이스도 등장합니다. 조 루이스는 오키나와 소림류 출신으로써 헤비급 선수였습니다.

당시 블랙벨트를 비롯한 언론에서는 의도적으로 이 미국 가라데 챔피언들을 중점적으로 다루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극진/강유류와 같은 실전적인 유파들의 비중을 줄였습니다.  이것은 이후 전설적인 무도가 이소룡이 등장하면서 이소룡이 극진과의 만남이 거의 없게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실제 이소룡은 극진의 이름난 고수들과는 제대로 만난 일도, 스파링을 한 일도 없습니다. 실력 지상주의를 표방하던 당시 극진은 무술을 제대로 볼 안목을 지니지 못하는 당시 미국쪽의 언론에 별로 호의적이지 않았기도 하구요.

이소룡이 당시 하와이 지부장이었고 이후에 극진 8단까지 취득하게되는 바비 로와 친분이 있었다고는 합니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그 하와이 지부장도 중국계였고 원래 그 둘이 친구였기 때문입니다.

바비 로의 아버지가 영춘권과 몇가지 쿵푸의 고수였다고 하죠. 그 덕분에 바비 로는 쿵푸에도 능했고 실제로 그는 웰터급 복서로도 활동했을 정도로 복싱에도 원래 능했습니다. 

그 바비 로에게 이소룡이 왜 극진을 익혔느냐고 묻자 "내 생각에는 내가 배운 것들보다는 극진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일은 유명합니다. 이 바비 로를 통해 극진의 테크닉을 이소룡이 배우게 되었고 그를 통해 최영의 선생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소룡의 발차기에서는 극진의 영향을 별로 찾아보기 힘듭니다. 오히려 이준구 씨에게 배운 태권도식 발기술이 더 두드러집니다.

원래 방송매체등과의 연계를 통해 본격적인 무도 비지니스와 영화 진출을 처음부터 모색해 오던 이소룡이었기에 기본적으로 그의 스케쥴은 잡지사나 방송매체에 얽매이는 경우가 많았고, 이미 이야기한 것처럼 순수 무도 정신과 혹독한 수련을 강조하던 초기 극진과 허무맹랑한 동양의 신비주의 따위를 부풀려서 이상한 방향으로 미국의 무술을 이끌어가는 언론 매체는 그다지 친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방송매체들이 짜준 이소룡의 스케쥴에는 대부분 척 노리스나 짐 켈리같은 아메리칸 가라데 선수와의 만남만이 있었기 때문에  자연 그들과 연관이 있던 슨도메 유파의 일본인들과의 만남도 잦았죠. 의도적이었던 아니건 이소룡과 극진의 만남은 결국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하편에 계속)

[블랙터치]

메신저님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