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게 늙는 법
모임개요
ㅇ 언 제 : 2023. 5. 29(월)
ㅇ 누 가 : ‘그그들’ 11명
ㅇ 어 디 : 대천해수욕장(충남 보령시 신흑동 소재)
ㅇ 날 씨 : 비, 흐림
모임앨범
인생은 88부터
‘그때 그 시절 그리운 그 사람들’ -.
‘그그들’의 좌장이신 ‘신판식’장형님 미수연(米壽宴) 날입니다.
그냥 보낼 수 없어 우중이지만, 가까운 ‘대천해수욕장’을 찾습니다.
성대한 연회를 마련해드리고 싶었는데, 어찌하다보니 미수(未遂)에 그쳤습니다. ㅎ
많이 죄송하네요.
시대가 낳은 영웅(^^) 장형님의 미수(米壽)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간단하게 케이크를 놓고 Ceremony를 갖습니다.
‘여울목’회장님의 헌주(獻酒)와 선물증정, 그리고 ‘원오’법사님의 축언(祝言)도 이어집니다.
”답사 한 말씀 하시죠?“
[어려운 시대에 태어나 어영부영 한생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참 열심히 살았습니다!]
미수(米壽)까지 누림이 그러했듯 백수(白壽)까지의 여생(餘生)도 부디 행복하시길 빕니다.
[젊고 아름다운 사람은 자연의 우연한 선물이지만, 늙고 아름다운 사람은 하나의 예술 작품이다]
형님의 나이 듦은 늙는 게 아니라 익어가는 과정이었습니다.
과연 예술이십니다.
“위하여~!”
‘신판식’장형님!
88세를 미수(米壽)라 합니다.
쌀 ‘미(米)’자를 파자(破字)하면 ‘八十八’이 되는데서 유래했다는데, 농부가 모를 심어 추수할 때까지 88번의 손질이 필요하다는 의미라네요.
건강하게 맞이하기 쉽지 않은 나이입니다.
나이 들면 점점 왜소해져 건강을 유지하기가 어렵거늘 형님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매사 늘 당당하게 사십니다.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슬하에 둔 2남 1녀를 갖은 어려움 속에서도 반듯하게 키우셨습니다.
젊은 날을 부산에서 보내시다가 계룡에 정착하시면서 우리들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요즘 대개의 노인들은 안타깝게도 연륜에 비해 마땅한 본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치매도 서글프지만, 더 견디기 어려운 것은 노추(老醜)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아집과 독선, 그리고 물욕과 집착만 늘어갑니다.
그런 것들에서 초연(超然)하신 형님께선 늘 소년처럼 무구(無垢)하십니다.
풍족한 삶은 못되어도 가난으로 망하지는 않음을 손수 보여주시며, 의연하고 당당하게 명징(明澄)한 삶을 사십니다.
어떻게 늙느냐의 표본을 보여주고 계십니다.
형님을 닮고 싶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귀감(龜鑑)이 된다는 건 축복입니다.
오찬(두발횟집)
“밥 묵짜!”
대천해수욕장에 있는 ‘두발’횟집입니다.
입소문 좀 난 곳인데요, 숙성된 모듬회가 코스 요리로 나오는 집구석입니다.
깊은 향이 느껴지는 매생이죽부터 시작하여 잘 익은 김칫국과 함께 도라지와 산삼이 선두로 들이댑니다.
이어 비주얼(Visual)만큼이나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고급 어종들이 자태를 뽐내며 등장합니다.
맛을 음미할 수 있도록 회가 먼저 나오는 것도 반갑습니다.
김이나 묵은 지에 싸서 입에 넣으니 숙성회의 고소함이 그대로 느껴지는데요, 쫄깃하고 고소한 맛에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입니다.
싸우지 말라고 줄 맞춰 나오는 전복을 하나씩 사이좋게 나눠먹고는 멍게와 꽃게로 리셋(Reset)합니다.
다음은 초밥 따라 살이 도톰한 돔 머리구이와 가자미 찜, 생새우도 선보입니다.
꿈틀거리는 낙지‘탕탕’이에 새우, 장어튀김도 별미입니다.
돌돌이 김밥과 함께 느끼함을 잡기 위해 호기롭게 선보이는 국물 진한 ‘백합’탕은 또 어떻고요.
와~ 산해진미(山海珍味)가 배꼽을 있는 대로 벌려놓습니다.
따끈하고 넉넉하게, 그리고 싱싱하고 먹음직스럽게~!
1시간 30분 동안 쉬지 않고 음식이 나옵니다.
가격 비싸다고 투덜댔는데, 먹고 나니 돈이 아깝지 않네요. (계산하지 않아서 그런가. ㅋ)
전반적으로 퀄리티(Quality) 높습니다.
맛있어서 행복하고, 푸짐해서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집구석입니다.
AMC자동차페스티벌
내리던 비도 그쳤습니다.
카페에서 바다를 바라보자는 늙은이들의 소망(^^)을 단칼에 물리칩니다.
비가 멈칫한 틈을 이용하여 바닷가로 고고~~!
해수욕장에 왔는데, 해변은 함 걸어줘야죠.
날씨는 궂지만, 그래도 애써 옛 추억을 소환해냅니다.
아~ ‘갯바위’가 꿈을 키우던 바닷가입니다.
근데 빌어먹을(^^), 어느새 60여년이 흘렀네요.
이곳 대천해수욕장(머드테마파크)에서 27일부터 29일까지 ‘모터페스티벌’이 열립니다.
한국최대 규모 자동차 및 모터스포츠축제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규모를 자랑합니다.
슈퍼 & 튜닝카 600여대가 한자리에 모였다고 하네요.
올해 13회째라는데, 보령시가 주최하고 아주자동차대학이 주관한답니다.
일반차량을 개조한 튜닝카를 비롯하여 오프로드차량, 캠핑카, 슈퍼 카 등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차량과 오토바이들입니다.
차량가격 2억~3억대에 이르는 고가의 차량들이 즐비하네요.
경기도 구경하고 탑승체험도 할 수 있다지만, 늙은이들에겐 관심 밖입니다.
인기가수 축하공연과 조개구이 한마당 행사가 열리는 곳만 두리번두리번... 끝났나??
[꿈은 명사(名詞)가 아니라 동사(動詞)다]
늘 들어도 마음 설레는 문구입니다.
그러고 보니 꽤 오랫동안 꿈을 잊고 있었네요.
늦기 전에 게으름 피우려는 노인네들에게 자주 펌프질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ㅎ
보령해저터널 & 원산안면대교
드라이브 함 할까요.
2021년 12월 개통한 ‘보령해저터널’을 지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해저터널이라는데요, 착공 11년 만에 개통되었습니다.
대천해수욕장과 원산도 간 약 6.9km(해저구간은 5.2km)를 해저로 연결합니다.
1시간 30분 걸렸던 ‘대천’항과 안면도 ‘영목’항이 10분으로 단축되었다죠.
개통 때 세계에서 5번째로 긴 해저터널이라며 떠들썩했습니다.
해수면 80m 아래를 달리노라니 귀가 먹먹해지네요.
바다건너 풍경이 아름답다는 ‘영목항전망대’를 바라보며 터닝 합니다.
2019년 12월 개통된 ‘원산안면대교(元山安眠大橋)‘ 중간에 잠시 차를 세워놓고 한 박자 쉽니다.
1,750m의 사장교(斜張橋)인데요, 전국 해상교량 가운데 6번째로 길다죠.
광활한 서해바다는 물론 일출과 일몰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하늘인지 바다인지 모를 정도로 끝 모를 풍광이 펼쳐지는데요, 무거웠던 고민도 창파에 쓸려갈 것만 같습니다.
‘영목’항은 안면도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오지 항구였는데, 보령해저터널과 원산안면대교가 생겨 이젠 태안의 관문이 되었습니다.
천수만을 향하는 배들이 부지런히 물살을 가르는 사이로 원산도, 효자도, 추도와 함께 삼형제 바위도 보입니다.
수산물이 풍부하여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바이더오‘카페
‘원산도(元山島)’에 있는 카페 ‘바이 더 오(By the O)’를 찾아갑니다.
‘O’는 뭘 뜻할까요?
바다란 의미의 ‘Ocean’에, 원산도와 안면도의 자음을 따온 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낮에도 아름답지만, 밤이면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더욱 멋진 풍광을 자아낸다는 곳입니다.
대형카페가 통유리로 되어있어 바다를 보며 커피를 즐길 수 있는데요, 오늘 주인공인 장형님만 예쁜 ‘선 셋 에이드’를 시켜드리고 우린 힘차게 ‘아프리카노(ㅋ)’를 외쳤습니다.
이곳은 노을과 함께하면 멋진 인생 샷이 나온다는 대형 Rooftop이 인기입니다.
원산도의 ‘원’을 상징하는 커다란 조형물인데요, 동그란 그네에 앉으면 원산안면대교와 눈높이가 맞춰집니다.
와~ 이 집구석 View 진짜 쥑입니다.
드넓게 펼쳐진 바다가 정말 아름다운데요, 노을과 어울리면 혼절(昏絶)할 것 같습니다.
크루즈(Cruise)를 탄 기분이 이렇지 않을까요? ㅎ
낙조 선물을 준비 중인 바닷가에 잠시 일상의 고뇌를 내려놓습니다.
원산도는 충남에서 안면도 다음으로 큰 섬입니다.
옛날엔 ‘고란’이라 불렸는데, 1914년 ‘원산’이란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주위에 삽시도, 효자도, 고대도, 장고도 등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개발이 한창인데요, 국내최초로 섬(원산도)과 섬(삽시도)을 연결하는 3.9km의 해상관광케이블카도 들어설 예정이랍니다.
아름다운 삽시도를 편하게 관광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입니다.
CNN에서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33개 섬’ 중 하나로 선정했다는 ‘효자도’와 개신교 선교를 Thema로 ‘미션 아일랜드’를 조성할 계획이라는 ‘고대도’도 곧 들려야할 섬입니다.
오래 살아야 다 볼 수 있습니다. ㅎ
아쉽지만 원산도 체크아웃~!
만찬(샘물식당)
귀로(歸路)는 ‘청라’방향을 택했습니다.
2021년 10월 TV조선 ‘백반기행’에 등장했던 ‘샘물식당’을 가기 위해섭니다.
숨어있는 노포(老舖) 맛 집으로 일찍부터 평이 났던 집이었는데, 방송을 탄 후 엄청난 변화가 생겼다죠.
1시간 이상 기다리는 건 보통이고, 툭하면 재료소진으로 못 먹고 가기도 일쑤라네요.
들어서자마자 내륙임에도 비릿한 생선냄새가 확~ 들이댑니다.
생물복어로는 매콤한 찜을 만들어 내고, 자잘한 복어는 말려 탕을 끓입니다.
선뜻 먹기 힘든 복요리를 작은 마을에서 만나다니 반갑습니다.
된장국에 건조한 복을 넣어서 끓인 복탕은 국물과의 조합이 기가 막힙니다.
덤으로 나온 ‘우럭’찜이 복보다도 더 맛있더군요.
복요리가 나오기 전에 끝도 없이 차려지는 반찬 맛에 뿅~ 갔습니다.
수없이 나오는 반찬, 역시 맛 집이 맞습니다.
에필로그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5월도 이젠 이틀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늙으면 애가 된다했으니, 모두 우리들의 날입니다. ㅎ
“엄마 없인 못살지만, 엄마랑은 못산다!“
인터넷에 떠도는 명언(^^)입니다.
자식들과 함께 사는 꼰대들의 대꾸도 ‘난들 너희랑 같이 살고 싶겠냐?’입니다.
새삼스럽지만, 돌아보면 모든 치욕과 가책을 감당하며 살아낸 세월이었습니다.
자식들은 오직 좋은 세상에서 젊은 패기를 한껏 펼치며 살수만 있기를 바랐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한세상 고달팠던 서러움도, 눈물도 괜찮다는 마음들 -.
그게 부모의 마음입니다.
동서고금을 초월하여 가장 밑바닥에서, 가장 강력하게 이 세상이 더 나아지도록 등 떠밀어온 힘의 비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지쳐갑니다.
고령사회를 적병(積病)시대라고 합니다.
여러 질병이 하나하나 계속 몸에 쌓인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노후에는 질병에 잘 견디는 내구력이 중요하답니다.
국제노화학회가 제시한 노년건강 원칙은 적정 스트레스와 식이, 그리고 운동이었습니다.
스트레스가 너무 없는 무료함도 안 되고, 음식을 너무 적게 먹어서도 안 된답니다.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건 더욱 아니 되고요.
장수시대 부모에게 자꾸 쉬라고 하는 것은 불효입니다.
장형님 자식들이 보내준 선물 한꾸러미씩 들고 돌아왔습니다.
자식들은 어떻게 키우느냐 보다, 부모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을 실감한 하루였습니다.
장형님께선 늘 그렇게 사셨습니다.
앞으로도 여전히 강건하셔서 오래 오래사시길 기원합니당~♡
화욜(5. 30) 아침에 갯바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