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일주일 가까이 소장과 미세영양소, 간담도계, 췌장 등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아이디어는 있지만 글이 퍼뜩 써지지 않고,
이전부터 써 놓은 글이 있지만 막상 읽어보면 마음에 들지 않아,
이래저래 공부하면서
마침 우리 병원에 들여오게 된 비타민, 미네랄을 가지고 자가생체실험하면서 지내다가...
'이건 아니야... 너무 텀 (글을 안쓴는 기간) 이 길어...'
라고 생각하며,
마침 이전에 보고 써 두었던 케이스 두 개를 올려 본다.
읽으시면서 앞으로 나올 소장과 간담도계에 대한 나의 의견을 눈치 채실 수도 있다.
Case 1
저녁 약속이 있어서 완전 칼퇴근 (5시30분 정각) 을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체했다면서 60대 중년의 노부부가 들어왔다.
예상보다는 안색이 좋아서 안심하고 있는데, 여쭈어보니 오늘 아침부터 음식을 전혀 못 먹고 많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과거력에도 뇌졸중 외에 특별히 장과 관련된 것이 없고, 평상시 소화상태나 배변상태도 괜찮다고 한다.
진찰해도 특별한 건 없고 오히려 배는 조금 말랑한 편이다.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들은 배를 만지면 단단하거나 땡글땡글한 느낌을 받는데 전혀 그렇지도 않다.
그런데 갑자기 부인이 하는 말이 최근에 감기에 걸려서 감기약(타이레놀)을 먹었다고 했다.
(이전 ‘35도의 돌바기’ 편에서 본 아이와 똑같은 부작용이다)
하지만 이때 나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감기약, 특히 타이레놀의 부작용 중에 간독성이 있다.
간수치 검사를 해서 당장 결과를 보지 않더라도,
또 간수치가 정상이라 할 지라도,
타이레놀을 어느 정도 먹다보면 간이 부담을 받았을 것이다.
특히 이것은 나이가 들수록 더 심하다.
간의 부담이 되면 담즙과 함께 간담도계에 영향을 미치고
췌장 효소와 같은 소화효소의 분비가 방해를 받을 수 있으며
소화가 안되고 더부룩한 증상이 지속되면서 체한 것으로 느낄 수 있다.
(급성 A형 간염환자들은 체한 느낌과 함께 토하기도 한다.)
이러한 일련의 생각을 정리하고
나는 소화효소와 간 보호제를 처방하였고 (물론 검사를 하지 않으면 보험은 안된다-.-;)
약의 빠른 배출을 위해 간해독 효과가 있는 주사도 함께 주었다.
그리고 나는 그 환자를 영영 보지 못하였다. ㅜ.ㅠ
(보통 환자들은 좋아지면 병원에 오지 않기 때문에, 좋아진 환자를 알기가 어렵다.
하지만 풍문?으로 듣고 새로운 환자들이 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에는 그 환자가 좋아졌는지 제3자를 통해 알기도 한다.)
환자가 어떻게 되었을 지 무척 궁금하다.
Case 2
외래를 볼 때, 간혹 약에 너무 민감하거나 약이 아예 듣지 않는 환자들이 있다.
그런데, 이 둘 모두에 해당하는 분이 지인 소개로 입원하셨다.
(이럴 때는 참... 도전정신이 충만해진다 ^.^)
약에 너무 민감해서 부작용도 잘 나타나는데다가, 약을 처방해도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
(시간이 지날수록 애만타는) 그런 경우다.
증상도 굉장히 많고 또 모호하다.
무척 피곤하고 잠도 안 오는데 소화도 안 되어 음식을 잘 먹지도 못하고, 몸은 붓고 살이 5kg이상 찌고...
가슴은 계속 두근거리고 다리도 저린데다가 어깨도 아프고 온 몸이 안 아픈 데가 없다고 하셨다.
어떤 진단명부터 붙여야 할지...
건강보험에서 보험급여를 받으려면, 처방을 할 때 꼭 그 약에 해당하는 진단명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애매하고 진단하기 어려워도, 진찰료나 처방료를 받으려면 어쩔 수 없이 진단코드를 넣어야 한다.
첫 번째로 고려한 것은 교감신경이 너무 활성화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할 수 있는 약과 소화효소를 처방하였다. 소화가 안 되는 환자들은 대부분 영양불균형에다가 특히 비타민과 무기질 부족이 동반되기 쉬어 이에 대한 처방도 하였다.
두 번째로는 장의 이상으로 인해 전혀 소화, 흡수가 안 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먹는 약은 서서히 소화를 시킬 수 있을 때 즈음까지 천천히 늘리고, 처음에는 주사나 수액제재 위주의 처방을 하였다.
하루 이틀을 시간이 지나면서 환자는 조금씩 잠을 자는 시간이 늘어나고 밥도 잘 먹고 편하게 낮잠까지 잘 정도로 좋아졌다.
하지만 아직도 가슴은 두근거린다고 종합병원에서 홀터 검사 (24시간 심전도 검사)를 하기로 예약해 놓고는 이후로도 하루하루 달라지고 좋아져서 퇴원을 하게 되었다.
외래 환자와 달리 입원 환자들의 경우 이런 점이 좋다.
수액 몇 번 만으로도 환자들의 위와 장 기능이 조금은 회복되고 특히 전신 컨디션이 회복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것은 위와 장이 쉴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외의 주위 장기들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위장에서 소화를 끝내고 내려오는 소장,
그 속에서 하는 일이라고는 영양소의 흡수가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 영양소가 흡수되도록 분비되는 효소들, 그 효소들이 만들어지고 분비되는 간담도,췌장계...
소장과 간담도계, 췌장이 함께 어우러져 흡수되는 영양소
그리고 그 영양소의 차이에 따른 엄청난 몸 컨디션의 차이
이런 것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coming soon...
첫댓글 한 사람의 아픈곳을 제대로 치료하기가 이렇게 힘이드는데, 닥터황을 잘 활용해 건강을 회복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래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_^, 선생님과 항상 대화하고 또 생각하기 때문에 더 여러가지 각도에서 환자를 진료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일시적으로 어쩔 수 없이 쓰는 경우가 있긴 합니다만... 병원에서도 의존성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고 (신경안정제가 많아서 정확히 어떤 종류를 말씀하시는 지 모르겠지만 ^.^) 제대로 건강을 회복하고 싶으시다면 수련하면 얼마든지 끊으실 수 있습니다. ^_^
삭제된 댓글 입니다.
신경안정제 안쓰고 수련하시면 금방 잠 자고 가려움증 좋아지고 삶에 대한 태도가 달라지긴 합니다만... 노벨상 항목에 포함이 안되어 있어서.... -.-;;;; 또 논문으로 쓰기가 워낙 쉽지 않아서. -.-;;;;;
@난행복해 좋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항히스타민제가 BBB 라는 뇌의 혈관계의 방어막을 통과해 뇌에 작용해서 약간의 졸림 증세와 안정 증세를 주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시는 겁니다. 부작용을 활용해서 의사들도 가려움증 환자들에게 많이 쓰구요... 가려움증은 특히 환자에게 스트레스와 불안감, 이런 것들을 많이 일으키거든요. 그래서 저는 갑작스런 가려움증 증세를 마치 간질 발작과 같다고 표현할 때가 있습니다. ㅎㅎㅎ
그리고 두드러기는 성영주 선생님께서도 항상 얘기해 주듯이 전신의 순환상태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위장관에 대해서 말씀드렸듯이 체하고 나면 혈액순환에 방해를 받게 되고 그러면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물질인 히스타민의 배출이 원활히 되지
@황수진 않아 혈액이 정체되기 시작하면서 두드러기가 올라오구요...
그 상태에서는 마치 폭포가 쏟아지듯이 온 몸에 히스타민이라는 물질들이 넘쳐나기 때문에, 약을 먹어도 가라앉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그래서 저는 물을 많이 마시게 하거나 수액과 주사제로 빨리 히스타민의 농도를 낮추고 배출시키도록 처방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평소 위장관 살리기 프로그램 을 해서 위장이 건강하면 그런 일들이 줄어들면서 어느 새 잊어버리고 사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제 경험상 ㅎㅎㅎ) 화이팅!!!!!!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제가 이제까지 경험하기로는 수련 말고는 없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스트레스 호르몬, 성호르몬, 미네랄로코르티코이드 등등의 호르몬을 분미하고 조절해주니 정말 중요합니다. 더 공부해서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