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유튜브 강의를 통해서였다. 목요일마다 신학교에 청강을 가면서 차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까워 노신부님께서 유튜브에서 강의를 찾아 들려주셨는데 청어람 아카데미에서 하는 ‘세속성자를 위한 교양신학’이라는 채널을 들려주셨다. 개신교의 양희송 박사가 진행하는 바로 이 책 ‘신학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강의를 듣고 있다. 아무래도 개신교에서 나온 책이다 보니 용어도 우리와 많이 다르고 개신교의 입장으로 치우친 관점에서 쓴 책이 아닌가 거부감이 들었지만 유튜브 강의를 듣다 보니 정말 좋은 책이다 싶어 구매하게 되었다. 지금 로마에 계신 홍신부님께서도 이 책을 적극 추천해주셨다. 그동안 신학적 기초도 없는 상태에서 내가 관심 있어 하는 분야의 책들만 찾아보고 있던 중 홍신부님에게서 그런 책들을 보기 전에 기초부터 쌓으라는 권고를 듣고 어떤 책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알아보고 있던 중이었다. 숲은 보지도 못하면서 나무만 보려고 해왔는데 (그것도 이 나무가 무슨 나무인지도 모른 채 단지 나무껍질과 나뭇잎이 어떻게 생겼는가만 바라보고 있었다.) 이 책을 통해 그리스도교라는 숲을 전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듯하다. 천 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그 한권으로도 그리스교에 관해 전체적으로 살펴 볼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은 총 3부로 나뉘어 있는데 1부에서는 시대와 주제, 인물로 본 그리스도교 신학을 크게 요약해서 정리해주며 2부에서는 자료와 방법론을 위주로 고찰하고 3부에서는 각각의 신학과목들을 소개하며 간랸히 설명한다.
시간을 정해서 공부하는 자세로 정독을 하고 싶지만 5일이라는 시간동안 시간이 나는 대로 틈틈이 읽다보니 1부까지밖에 보지 못하였다. 1부에서는 그리스도교 역사를 교부시대와 중세르네상스, 종교개혁기, 근현대의 네 시대로 나누어 각각의 시대에서의 신학의 발전과정을 개괄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개신교도 임에도 불구하고 중립을 지키며 개신교의 견해만을 고수하지 않고 카톨릭과 정교회의 견해도 객관적으로 다룬다. 1부에서 교부시대부터 근현대까지의 큰 흐름과 중요한 인물을 위주로 다루었는데 특정 시점에서 역사적 상황이 카톨릭과 개신교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어떤 인물의 사상이 두 진영에서 어떻게 발전되어왔고 서로간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받았고 어떠한 신학의 흐름으로 발전되어왔는지 보여준다. 예를 들어 종교개혁이라고 하면 일단 마틴루터와 칼뱅이 떠오르고 그시기에 가톨릭에서는 트리엔트공의회를 통해 종교개혁의 원인이 된 것들을 쇄신하려고 했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지만, 그시기에 많은 신학적 발전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조직신학 분야에서 말이다. 이 시기에 각각의 교파에서 자신들의 관념을 옹호하고 전달하며 서로 반박을 하며 논쟁하는 과정에서 조직신학이 크게 발전했던 것이었다. 종교개혁이라는 나무가 있다는 것은 알았고, 루터와 칼뱅이라는 나뭇잎과 트리엔트 공의회라는 나뭇잎을 따로따로 보았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제서야 온전한 나무 전체를 자세히 보았을 뿐만 아니라 그 열매까지도 맛보게 된 느낌이다.
개신교에서 편찬한 책이라서 용어선택에 있어서 우리와 다른것이 많아 그 점이 불편하긴 하지만 무조건 개신교는 안좋다는 거부감과 편견을 버리고 읽어나간다면 앞으로 내가 가야할 신학여정에 큰 도움이 될 듯한 책이다.
첫댓글 수사님께서 열심히 책을 보시는 모습이 선하게 그려집니다^^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기도하시는 생활이 쌓여가다보면 바라시는 대로 원대한 숲을 보시리라고 믿습니다.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항상 관심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혹시 안산에도 오시는지요? 직접 뵙고 인사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