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5.4.(토) 07:00
84차 무주 대덕산
무주지역에 있는 전북100명산은 덕유산(1614), 덕유삼봉산(1254), 조항산(799), 민주지산 삼도봉(1172), 민주지산(1241), 적상산(1034), 대덕산(1290) 등이다.
84차 라이딩은 전북 무주군 무풍면과 경북 김천시 대덕면의 경계에 있는 대덕산(大德山·1290.9m)을 다녀왔습니다.
소사고개-초점산-대덕산-덕산재-소사고개로 원점회귀 경로이다.
고속도로 차창 밖으로 지난번 다녀갔던 만덕산 미륵사가 보인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미륵사 업힐이 없었더라면 무심코 지나쳤을 것이다.
다시 가보자고 할까 봐 애써 외면하고픈 업힐 장소이다.
차는 목적지 중간쯤 달려오니 어디서나 알아볼 수 있는 마이산이 반갑다.
전북의 끝 무주는 멀기만 하다.
애초 계획한 라이딩 출발점으로 가지 않고 도착점 가까운 곳에 주차하기로 했다.
날씨는 너무 좋다. 집주인 할머님도 삶은 고사리를 햇빛 좋은 바위 위에 말리려고 나오셨다.
집 마당이 따로 없이 지방도로와 공유하다 보니 바위는 차량으로부터 방호벽 역할까지 한다.
우연히 주차한 곳은 전북 무주군 무풍면과 경남 거창군 고제면의 도계 지역이다.
무주의 지리적 위치는 특별나다. 경남, 경북, 충남, 충북 4개 도와 접해 있다.
고개 하나 넘으면 경상도요, 충청도다.
경남 거창군과 등을 맞댄 소사고개, 경북 김천시와 경계인 덕산재와 가목재, 충남 금산군과 경계인 가당재, 충북 영동군과 경계는 압재다.
대덕산으로 올라가는 들머리인 소사고개로 1089번 지방도를 따라 1km 정도 찾아갔다.
소사(笑沙)라는 이름의 내력은 동네 집집마다 마당에 가는 모래가 깔리는데, 일 년 내내 미풍이 불어 쌓여있는 모래가 모두 날아가니 마음이 기쁘니 소사고개로 불렸다 한다.
소사고개는 해발 680m 정도에 위치하면서 대덕산과 뒤쪽의 삼봉산 사이에 넓은 구릉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해발고도에 비해 지형이 완만해서 농장들이 즐비하게 조성되어 있는데 특히, 사과 농장이 눈에 띈다.
소사고개는 도로가 생기면서 옛길은 사라져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임도 끝 지점에서 숲길로 들어선다. 초점산에 오르는 이정표를 잘 찾아 들었다.
알바. 우거진 숲을 피해 우회 길로 올랐다가 막다른 길을 만났다.
뒤돌아서 보니 우뚝 솟고 병풍처럼 펼쳐진 웅장한 삼봉산이 기가 막히게 장관이다.
5월1일 라이딩 다녀오며 두릅을 많이 따서 형수님이 새우도 넣고 전을 부쳐주셨답니다.
차량으로 점프하며 고속도로를 벗어나 대덕산 정상에서 마시려고 편의점에서 막걸리도 샀습니다.
배도 출출하고 가방도 가볍게 할 겸 두릅 전을 안주 삼아 딱 한 잔씩만 하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남은 막걸리는 산행하면서 출렁이며 넘칠까 봐 막걸릿병을 쭈그려서 공간을 줄였습니다.
쭈그러진 페트병은 올라갈수록 낮은 기압으로 뽁뽁 소리를 내며 팽창하고 말았다.
산은 야생화 천국입니다.
아는 만큼 보이는 노랑제비꽃, 산괴불주머니.
노랑제비꽃은 산 정상까지 피어 있습니다.
전북100명산은 대부분이 험해서 안장에 올라타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오르막 능선에서 타고 갈 여건이 되어도 그것은 얼마 가지 못하는 맛보기에 불과하다.
주변 산의 둘레길을 라이딩하는게 훨씬 재미있을 것이나, 정상을 정복하려면 멜바 끌바로 고생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겸양, 소박, 성실, 사랑 등 제비꽃의 꽃말은 색에 따라 다양하다.
노랑제비꽃의 꽃말은 ‘시골의 행복, 작은 기쁨, 수줍은 사랑’
보라제비꽃은 ‘겸손, 성실, 사랑’이다.
오랑캐꽃이라고도 불리는 제비꽃은 80여종이나 전국에 자생하고 있다니 놀랍습니다.
노랑색, 보라색, 흰색, 각시제비꽃, 뫼제비꽃, 축령제비꽃, 여뀌잎제비꽃, 고깔제비꽃 등 생소하다.
봄꽃 하면 매화부터 목련,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은 사람의 눈높이 이상에서 핀다.
보려고 애쓰지 않아도 눈에 잘 띈다.
반면에 보일락말락 피어 있는 낮은 꽃들은 혼자서는 절대로 빛나지 않는다.
낮은 꽃들을 대하려면 허리를 굽히거나 쪼그려 앉는 겸손함을 보여야 한다.
출발지에서 농장 끝까지 포장된 도로는 완만하게 오른다.
초점산 이정표를 따라 숲길에 들어 초반부터 가파르게 고도를 올렸다.
종아리는 땅기고 힘이 들지만, 삼봉산과 덕유산 방향 풍광을 바라보며 숨을 고른다.
드디어 초점산. 이곳을 대덕삼도봉으로도 부르는데, 전북, 경북, 경남의 도계를 이룬다.
백두대간 능선에는 이곳 말고도 삼도봉이 2개 더 있다.
지리산 삼도봉과 민주지산 삼도봉이다.
자전거 라이딩을 나서면 짐을 최소화하려는 게 상식이다.
배낭에 도시락, 두릅전, 비상식량, 커피 등을 짊어지고 산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고생을 사서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일행들에게 맛있는 것을 나눠 먹기 위해서다.
막걸리와 두릅 전으로 배를 채우고 대덕산 정상으로 향한다.
초점산을 지나서는 가파르게 내리막이다.
첫댓글 해발 1,000m 넘는 산은 쉽지 않다는
걸 체험하고 왔습니다
시원하게 조망되는 삼봉산, 덕유산~
힘든 라이딩 다녀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좋기도 힘들기도 ㅎㅎ고생들 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