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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팸투어 포스팅(후기) 스크랩 안동의 보물 1 - 봉정사와 영산암 上
금강안金剛眼 추천 0 조회 99 09.12.05 04:47 댓글 10
게시글 본문내용

 

안동의 보물 1 - 봉정사와 영산암 上

 

건물인가? 건축인가?

 

현재 우리나라에서 한국적 원형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곳을 꼽으라면 누구나가 경북 안동을 지목할 것입니다. 지정 문화재가 경주보다도 많다고 하고 개신교의 교회조차도 100년이 넘은 곳이 있다 하니 전통을 고수하고 아끼며 사랑하는 마음은 그 어떤 고장보다도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옛 님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안동에서 우리나라 목조건축물의 박물관이라 일컬어지는 봉정사가 있음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며, 안동에 남아있는 많은 서원건축들도 결국 봉정사와 같은 훌륭한 목조건축을 만들고 지켜온 경험의 축적이 있었기에 가능한 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건축문화재나 사찰건축을 공부하는 분들에게는 필수코스이기도 하지만 안동을 방문하시는 관광객들도 한번을 꼭 찾아가보는 곳이 바로 봉정사입니다. 그래서 10년 전 가장 한국적인 곳을 가보고 싶다고 안동을 찾은 영국여왕이 봉정사를 방문하여 직접 기와시주까지 해서 봉정사를 또 한번 유명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천등산 자락에 폭 안겨있는 봉정사

 

봉정사는 국내에서 현존하는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국보 제15호 극락전이 있고 고려 말 조선 초에 지어진 국보 제311호 대웅전, 조선 중기 이후에 지어진 보물 제 449호 고금당과 보물 448호 화엄강당, 후기에 건축된 덕휘루와 무량해회가 있습니다. 각 건물들의 자신이 만들어진 시대적 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다양한 목조건축이 있다 보니 방문하는 분들은 저마다 건물들을 유심히 살펴보기도 하고 또 건물들의 차이점을 서로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찰에서 극락전과 대웅전의 근본성격이나 위상의 차이, 전체적인 사찰배치의 의미, 지붕양식이 갖는 본질적인 성격 등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고 오직 건물들의 구조형식의 차이만 너무 주목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극락전의 주심포양식, 대웅전의 다포계양식, 고금당과 화엄강당의 후기 주심포 또는 익공계, 덕휘루와 승방의 후기 다포계와 익공계 등등 공포가 어떻고, 지붕이 어떻고 하며 열심히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법당에 들어가서 꼼꼼히 보는 분들은 드물고 대부분 밖에서 사진 찍기 바쁩니다.

 

하지만 솔직히 사찰건축과 고 건축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보면 다 거기서 거기인 옛 건축일 뿐입니다. 지붕의 하중을 기둥의 전달하는 방식인 공포양식의 차이가 시대적 구분의 절대적 기준도 아닐뿐더러 건물의 차이를 이야기하면서 공포의 형식으로만 구분하여 보면 옛 건축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끼는데 장애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오류는 고백하자면 제가 경험했던 오류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건축형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 없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고 건축을 제대로 보고 느끼려면 최소한 맛배지붕과 팔작지붕의 차이, 주심포양식과 다포계양식의 차이 정도는 대충이라도 아셔야 그 감동이 더해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개별적인 건물의 형태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건물들의 배치와 각 영역들의 관계입니다. 앞으로 봉정사를 방문하실 분들은 꼭 그 부분을 염두 하여 관람하시길 바랍니다. 그래야 바로 봉정사 바로 동쪽 위에 위치한 영산암의 아름다움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극락전과 대웅전

 

 

극락전. 가운데만 문이 있고 양쪽은 창문만 조성한 것이 특이하다.

 

극락전에는 당연히 아미타여래가 계시지만 뒤에 후불탱과는 달리 단독으로 모셔져 있습니다. [관무량수경]에 의하면 아미타불 양 쪽에는 관음보살과 대세지 보살이 협시한다고 했는데 원래부터 단독이었는지 아니면 후대에 없어진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앞쪽 문이 하나밖에 없는 것으로 봐선 원래 단독상이 아니었을까 추측됩니다. 

 

 

극락전의 아미타여래, 수인은 아미타 구품인 中 하품중생

 

극락전은 맛배지붕의 주심포양식입니다. 맛배지붕이라 건물은 높고 큰 건물이 아니면서도 단정하고 야무져 보이고 주심포의 밖으로 드러난 나무의 옹골진 결기가 더해져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시골 훈장님을 보는듯한 느낌입니다. 특이한 점은 정면 3칸인 건물이 측면은 4칸으로 조형한 어떻게 보면 좀 기형적 구조입니다.  왜 그랬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 수 없지만 그런 방식으로도 건축했었구나 정도로 이해하려 합니다.

 

주심포양식에 대해서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봉정사 극락전 주심포 양식은 부석사 무량수전 주심포 양식과는 완전히 다른 계통의 신라식 주심포의 전통을 이어받았다고 하는데 저의 능력을 넘어서는 이야기라 설명 드리지는 못하지만 한가지 꼭 빼놓지 말고 유심히 보셔야 하는 부분은 주심포 사이 창방위에 연꽃을 엎어놓은 모양이란 뜻의 복화반(홍준 교수는 복화반, 김봉렬 교수는 낙타혹형 화반이라 부른다)입니다.

가로의 두 부재 사이를 받치고 있는 복화반

 

보통 주심포건물에서는 지붕의 하중을 평방에 고루 전달하기 위해 이러한 화반이 있게 마련인데 그 형태가 매우 독특하다는 점입니다. 이런 모양은 고구려 벽화에서 보이는 자형 화반에서 변형된 것으로 오직 봉정사 극락전에서만 보이는 모양인데 재미있는 것은 안동의 도산서당에서도 이런 모양의 화반이 있다는 점입니다. 도산서당을 복원할 때 참고로 한 것인지 아니면 도산서당을 퇴계가 맨 처음 만들 때 실제 공사는 지역 승려가 했다는 기록으로 볼 때 원래부터 있었던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봉정사 극락전을 모본으로 만들었다는 점은 틀림없는 사실일 것입니다.

 

극락전은 1972년 중수하기 위해 완전 해체했을 때 중도리 홈에서 상량문이 발견되어 고고사학계를 흥분 시켰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부석사 무량수전이 가장 오래된 건물(1376년 중수)이라 여겨졌는데 극락전 상량문에 1363년 중수 했다는 사실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중수 한 해가 13년 더 빠르다고 더 오래된 건물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맛배지붕이 사찰 건축으로 사용될 때 천정이 보통 전각형 닫집을 조성하는데

극락전 닫집은 전형적인 팔작지붕의 닫집으로 매우 장식적이고 정교하며 아름답다

(사진 출처:문화재청)

 

목조건물의 중수는 대충 건축된 지 100년정도 되었을 때 중수 하는 것이 보통이라 중수를 먼저 했다고 먼저 지어진 건물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건축방식으로 볼 때 부석사 무량수전보다 봉정사 극락전이 더 오래된 방식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학자들의 견해가 대체로 일치합니다. 따라서 봉정사 극락전은 적어도 13세기에 조성된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뿐 아니라 당시 건축방식을 알려주는 유일한 건물로써 그 위상과 중요성이 있다 하겠습니다.

 

 고려후기에 건축된 다포계 팔작지붕 건물.

 

봉정사 대웅전은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된 현재 봉정사의 주 전각입니다. 이름이 대웅전이니 당연히 주존불은 석가모니 부처님이고 양쪽으로 관음과 지장보살이 협시하고 있습니다.

 

불상들은 전부 후대에 조성된 것인데 대웅전에는 원래 보물 1620호인 목조관음보살좌상이 있었지만 같은 대웅전에 있던 보물 제1615호 영산회상벽화와 함께 성보박물관에 모셔져 있습니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성보박물관을 개방하고 있지 않아 두 가지 보물은 친견 할 수 없었습니다. 아무튼 그 목조관세음보살좌상 개금현판이 남아있어 1199년 조성된 상임을 알 수 있는데 아마 이때가 대웅전 창건시기일 것입니다.

 

전체적인 느낌은 안정적이고 수평적인 느낌이 강한데 그 이유는 기둥과 기둥 사이(한옥에서는 칸이라 부른다)가 기둥 높이보다 넓기 때문입니다. 이 점은 일반적으로 고건축은 높이와 칸의 넓이가 1:1인 것과 달리 1:1.43 로 높이에 비해 넓은 것이 봉정사 대웅전의 특징적인 부분입니다

 

천연덕스럽게 쌓은 안정된 기단 위에 정면 3, 측면 3칸이고 앞쪽으로 쪽마루와 난간을 둘러 더욱 안정감이 높아져 그 반듯함이 안동의 명망가의 장손을 연상케 합니다.  

 

 아름다운 연등형 천정과 함입형 닫집(사진:문화재청)

 

건물의 안정적인 품위는 내부에서도 확인 할 수 있는데 보통 팔작지붕에서 천정은 내부공간을 높게 보이려 단계적으로 천정을 조성하는데 여기서는 단일한 천정을 조성했고 그 대신 불상 위로 천정을 뚫고 올리는 함일형 닫집을 조성했는데 이러한 형태는 무위사 극락전, 장곡사 하대웅전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예입니다.

 

 

   장곡사 하대웅전 함입형 닫집(사진:문화재청)                  강진 무위사 함입형 닫집

 

다포형식의 공포는 공예적이고 장식적인 면이 일체 없이 원래 의미의 건축의 부재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고금당과 화엄강단의 공포와 비교하면 조선 초기 건축부재로써 기본에 충실했던 공포가 조선 중기(고금당)부터 후기(화엄강당)로 내려갈수록 어떻게 장식적으로 변화되는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보물 제 449호 고금당 겹처마와 주심포양식, 공포가 넓어지고 있다(사진:문화재청)

 

 

 

보물 제448호 화엄강당. 공포의 과장이 역력하다

 

정면 문은 3곳으로 격자무늬를 한 것 자랑하는듯한 사 분합 문으로 극락전과 비교했을 때 휠씬 개방적이면서도 기품이 있어 건축적으로 휠씬 잘 설계된 건물이라 볼 수 있습니다. 단청도 아름답고 현판에 달린 풍경까지도 고급스러워 주전으로써의 자기 위상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상으로 극락전과 대웅전의 특징을 나름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보다 자세히 설명하지 못한 부분이나 언급하지 않은 부분도 많이 있는데 너무 자세히 말하면 복잡하거니와 저의 지식의 한계로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워 생략할 수밖에 없습니다.

 

고금당과 화엄강당은 공포부분을 제외하고 특별히 설명 드릴 것이 없어 자체적인 건물의 특징보다는 극락전 영역과 대웅전 영역을 구획하는 역할에 대해 다음 글에서 정리해보기로 하고 여기서는 생략하겠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봉정사의 배치와 영역, 봉정사의 보석인 영산암에 대해 저의 느낌을 정리해보겠습니다.

 

 

2009 . 12 . 5

 

금강안金剛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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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12.05 13:26

    첫댓글 우와~~멋진 포스팅이네용~~~!!!

  • 작성자 09.12.05 16:47

    감사합니다...^^

  • 09.12.05 15:48

    와아- 봉정사는 템플스테이 없겠죠?

  • 작성자 09.12.05 16:47

    템플스테이 있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09.12.07 08:06

    봉정사에 대한 산지식을 공부합니다. 아름다웠던 영산암을 기대... ^^

  • 작성자 09.12.07 08:33

    돌담님..안녕하세요...날씨가 추웠졌네요...따뜻하게 다니세요...

  • 09.12.07 15:35

    와~ 자세한 설명이시네요.^^

  • 작성자 09.12.09 14:49

    쭌님 안녕하세요? 건축에는 관심만큼 잘 알지 못합니다...감사합니다...

  • 09.12.07 17:52

    상세한 설명에 감탄합니다.^^ 저도 참고 좀 해야겠어요~~^^

  • 작성자 09.12.09 14:49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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