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책
문학의 길 역사의 광장
지은이 :임헌영
발제자 :오사랑
<저자 소개>
1941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국어 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66 <현대 문학>을 통해 문학 평론가로 등단했다. 1972년부터 1974년까지 중앙대학교 등에서 강의했으며, 1974년 긴급조치 시기에 문인간첩단 사건으로 투옥되었다. 민족문제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 현대 문학 사상사> <임헌영의 유럽 문화 기행><한국 소설 정치를 통매하다>등 20여 권이 있다.
<내용>
한양대 국문과 교수이자 인문대 학장이신 유성호 교수와 임헌영 선생님의 문학과 역사에 얽힌 시대적 아픔을 문답식으로 풀어낸 대담을 쓴 책이다.
임헌영 선생님은 금성면 구지미 1리에서 태어나, 오동산 자락 풍천임 씨 집성촌이 고향이다. 1942년 4월 1일 중앙선 기차가 의성을 지나가 교통 오지에서 벗어나고 일제 밀주 단속 이야기, 일본어로 부르는 군가, 동요처럼 놀이에도 일본 군가를 부르고 전쟁으로 인해 아이들도 적군과 아군으로 나뉘어 전쟁놀이를 했다고 한다.
1946년 대구에서 일어난 10.1 사건(10월 항쟁)에 연루되어 고초를 겪으면서, 평화롭던 집안의 위기를 맞는다. 6.25 전쟁 당시 보도연맹 사건으로 집안의 장정 다섯 명이 사라지면서, 멸문지화를 당하게 된 것이 아홉 살 때 겪은 일이다. 군 단위로 보면 문인이 가장 많은 곳이 의성이고 신상웅, 김호운, 김현숙 작가와 신세훈, 이태수, 김용락, 이용섭 시인이 책 속에 나온다.
임순례 감독의 영화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에 수정사가 등장하며, 춘산면 '빙계 얼음굴'이 이광수 소설 [원효대사]에 등장했다. 또한 영화[리틀 포레스트]가 사곡면에서 촬영되었다고 기록되어있다.
해방을 맞아 1945년 9월 8일 조선 총독부 청사 앞마당의 일장기를 내리고, 태극기가 아닌 성조기를 게양하고 점령군이 된 미군 통치 시대가 시작되면서, 대한민국의 진정한 해방은 멀어졌다. 북한에는 소련, 남한에는 미군이 강력한 군사력으로 대한민국을 위성국으로 만들었다.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에는 해방을 구체적으로 그렸지만 허사였다. 독립군이 이 땅에 들어오기도 전에 외세에 의존하여 주체성의 혼란과 이념의 갈등으로 남북이 서로 다른 길로 향했다. 진정한 해방을 위한 시민들의 항쟁이 대구를 비롯하여 각 지방에서 투쟁을 일으켰지만 허사였고 친일파 청산, 토지개혁과 공출제 개선을 요구하며 일어난 항쟁도 무산되었다. 여기서 의성인들의 평화적 항쟁은 역사에 기록될만하다. 이렇게 일제 청산도 없이 제국주의에 편승한 세력들이 민족 세력을 탄압하면서 권력 잡기에 빠지니 독재정치, 부정 정치 앞에 주적이 제거되면서 억압의 세월은 파도를 친다.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고, 피난 가지 않은 사람은 빨갱이가 되었고, 이념 대립 속에서 고행의 세월을 산다. 남쪽은 빨갱이, 북쪽은 반동을 찾는 정권유지를 위한 학살을 이병주 작가는 어느 소설에 "동족 간의 골육상쟁은 세계 어느 나라나 다 겪었지만 강대국들은 그 아픔을 교훈으로 삼아 극복했으나, 우리 민족은 그렇게 당하고도 깨닫지 못한다. 남북이 다 그렇다"라고 했다. 전쟁으로 독재 권력은 살이 쪘지만 민족 주체성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함석현 선생은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에서 "나라의 절반을 꺾어 한 배 새끼가 서로 목을 자르고, 머리를 까고, 세계의 모든 나라가 거기 어울림을 해, 피와 불의 회오리바람이 하늘에 쳐 된 그 무서운 난리"가 6.25라고 절규했다.
<문학>
월북 시인 정지용의 시 < 향수>의 전문을 본다.
1.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빈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 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2.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졸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책에는 시어 풀이가 감동적이며 감칠맛 나게 쓰여있다
그가 읽은 문학 작품의 기억은 시대를 증언하는 기록물이다
<한국 문단 반세기>
세 번의 감옥행과 한국 민주투쟁 국민위원회에 가입하였다. 임헌영 선생님의 국가관과 시대적인 사건들이 빠짐없이 기록되어 있다. 반드시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각 개인의 받아들이는 가치관에 따라 다르게 읽히고 쓰일 것이다.
이 시대의 대표적 작가 조정래의 [허수아비 춤]( 2010)으로 마무리한다.
톨스토이는 "진정한 작가이길 원하거든 민중보다 반말만 앞서 가라."라고 민중의 발이 돼라 하였으며,
타골은 "진실과 정의 그리고 아름다움을 지키는 것이 문학의 길이다."라고 문학의 진정성을 강조하였고,
빅토르 위고는"작가는 모든 비인간적인 것에 저항해야 한다."라고 만민 평등의 정신을 일깨웠고,
노신은 "불의를 비판하지 않으면 지식인일 수 없고, 불의에 저항하지 않으면 작가일 수 없다."라고 불의에 대해 작가가 가져야 되는 마음가짐을 말했다.
조선시대 다산 정약용 선생은 "나랏일을 걱정하지 않으면 글이 아니요. 어지러운 시국을 가슴 아파하지 않으면 글이 아니요. 옳은 것을 찬양하고 악한 것을 미워하지 않으면 글이 아니다."라고 하며 글을 쓰는 사람의 국가관과 삶의 올바른 판단에 소신을 다해야 한다고 후학들을 일깨웠다.
<감 상>
독후감을 쓰기 위해 두 번 책을 읽었다.
진보니 보수니 편 가름하는 분위기 속에 문학 얘기만 하겠다 했던 말에 갈등이 생겼다. 진실을 왜곡하게 될까 봐 겁도 났다. 자라온 환경이 그러했고, 시대 상의 고초를 외면하며 한쪽 면만 얘기할 수는 없는 문학적 요소만 보자고 큰소리를 쳤는데, 회원들은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해졌다.
727페이지의 두꺼운 내용임에도 4일 만에 다 읽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픈 시대의 역사 속에서 진실에 조금은 접근했다는 마음에 큰 수확을 얻었지만, 독후감을 쓰기도 전에 물과 기름의 이분법에 기운이 빠졌다. "빨갱이 가족이네."하고 젊은 사람이 보고 물들까 두렵다는 생각과, 남편이 볼까 봐 감추어 두면서 몰래 읽었다고 전하는 지인의 말은 독후감을 쓰는 데 있어 생각이 복잡해진다.
오공 시절 뉴스에서 간첩 사건이 터지고, 어쩌고 할 때마다 아버지와 의견 충돌이 있었다. 언제나 정부 편이었던 한 번도 정부를 의심하지 않았던 촌로 아버지, 그런 분의 자식으로 살면서 사상의 정립이나 공부 따위는 먼 세계의 얘기였다. 정답이 없는 역사 이야기는 어렵다. 어떤 식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며, 어느 쪽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진보는 머물러 있으면 더 이상 진보가 아니고, 보수도 진보를 선택하면 더 이상 보수도 아닌 모든 일은 나라의 국익에 따른 일 처리가 가장 시급한 마음 자세인 것인데 대다수 정치인은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하니 문제다. 더불어 상생하는 정권이 차기에는 당선되었으면 좋겠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정당이 아니길 바란다. 나름의 길잡이가 되어줘서 작자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다. 책을 덮으며 모두에게 한 번쯤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임헌영 평론가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토론 주제
1) 월북한 사람은 다 빨갱이라고 생각하십니까
2) 친일청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왜 해야되는지?
첫댓글 안녕하세요. 첨부파일 꼭 올려주세요. 나중에 편집할때 첨부파일 다운로드해서 사용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