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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보다 깊은 끝 사랑
첫사랑보다 깊은 끝 사랑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자다 아내의 인기척이라도 나면 벌떡 일어나 앉는 남편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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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노자규2023. 10. 4. 8:17첫사랑보다 깊은 끝 사랑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자다아내의 인기척이라도 나면벌떡 일어나 앉는 남편아침 회진을 하는의사의 입만 쳐다보던 남편이“좋아졌네요”라는 의사의 한마디에 그만눈물이 맺히고 맙니다남편은 우두커니아내 몰래 흘린 눈물이 모아진복도에 나와 담배 한 개피를 피워 물면서들숨엔 한숨과 날숨엔 아픔을내뱉고 있었습니다아내 앞에선의사에 그 말에 신이 난 척“여보...저녁밥 먹고 병원 앞 노래방에 한번 갑시다 ““주책이야 !환자복 입고 가면노래방 주인이 욕해요.. “해가 쉬 넘어간 자리에별님들 사이로 숨바꼭질 하 듯구름에 숨었다 다시 얼굴을 내민 달님이 비춰주는 길을 따라 노래방에 왔습니다먼저 아내가“ 청춘을 돌려다오”라는 노래를 불러봅니다노래가 끝난 뒤 남편은“그렇게 모깃소리만 하게불러가지고 청춘이 온 단가.. “ 라며다시 같은 노래를 누릅니다“청춘을,..... ♪돌려다오...♥. 젊음을 다... ♬오 “지는 해에 실려 보낸청춘을 불러서라도 세울 듯목젖을 보이며 악다구니까지 해대는 남편굽이굽이 소리쳐 살다 보면표백된 시간 너머로 한 박자 쉬어가는 법을이렇게라도 배워가는 것 같습니다등 붙인 곳 없는 아내가 잠들면틈틈이 책을 꺼내어 무언가를 적고 있는데66세의 늦은 나이인데도요양 보호사 자격증 공부를 하신답니다왜 하냐 물으면“내 아내는 내가 돌봐야죠”라며 멋쩍게 웃으며 말하는 남편은잠든 시간 빼고는 내 삶에 이유인아내에게 시선을 맞춰놓고 있답니다누워만 있다 보니답답해하는 아내를 위해물에 젖었다 말라버린 골판지 같은 아내 등을 세워 오늘도 눈물이 떠밀어준휠체어를 밀고 나갑니다남편도 비걱거리는 성치 않은 다리로링거줄에 희망을 매달고한걸음에 고난과두 걸음에 행복을 뒤져보면서휠체어가 지나는 자리마다그래도 혼자가 아니라 둘이라고새겨놓고 있었습니다새벽녘 내리는 눈물 속에서 끙끙거리다겨우 잠든 아내의 이마에 손을 올려보는데아내도 잠결에 남편의 손길을 느낍니다“아프지 마소,,,,사는 날까지..등 긁어줄 자네가 아프면 어찌하는가... “아내에게서 건너온 아픔이남편의 가슴에 조용히 내려앉았습니다가난과 병만 남겨준 것 같아남편의 소리 없는 눈물은헝클어진 매듭 하나 풀어내듯 밤새 사발로아픔을 쏟아내고 있습니다같은 날에 태어난 두 사람은올 때도 갈 때도 같이함께하기를 굳게 약속을 했답니다자식들공부시키랴 결혼시키랴휘어진 등줄기 따라 아내의 긴 투병 생활까지 겹쳐 남은 집까지 팔고선오갈때가 없어진 이 부부에게는가난이 질퍽거리는 거리밖엔 기다려주는 곳이 없기에 이 병원이 집이 되어버렸습니다겨울이면 히터가여름이면 에어컨이 나오는 여기가호텔이라 말하며 애써 웃어 보이는 남편“부부 침대도 따로 있고 말이야,,”구두 뒤창처럼 닳아가는 시간 속에서앉은뱅이 햇살 한 줌이라도아내가 있는 이곳이 천국이라 면서 말이죠식사가 나오면 밥과 국 앞에 놓인 수저 두벌“간호하는 사람이 튼튼해야죠….”라며늘 국을 남편에게 양보하려 하지만남편은 그런 아내의 마음을 알고 있습니다“아픈 사람이 잘 먹어야 빨리 낫지”라며빨리 국에 밥부터 말아놓고숟가락에 이것저것 희망을 올려놓은 찬으로아내가 식사를 끝마친 뒤에야남은 밥과 찬으로 끼니를 대신한지가벌써 5개월이 되어갑니다원래 짜게 잡수었던 양반이맹탕국 같은 찬을 말없이 먹는 걸 보면더 마음 아프다는 아내처음엔 자주 오던 자식 놈들도이 핑계 저 핑계로 뜸해져 가더니어쩌다 오는 날에는 병문안 온 자식들끼리병원비로 싸우는 목소리가 복도 끝자락에서 들려오자 부부는 두 손을 맞잡은 채 나갔다 시린 바람만 안고 들온 듯 고개만 숙이고 있습니다 자식들은이러다 아버지까지 병나겠다며요양원에 보내자는 말을 건네지만나의 하늘에 첫눈 같은 아내를여태 고생시키고선 늙고 병들었다고어떻게 요양원에 보낼 수 있겠냐며“ 아픈 네 엄마지만 난 그 옆에 있는 게 좋다.”당신 없이 핀 꽃은 꽃이 아니라는 듯지나온 길 마디마디 서러움을 그렇게 심고 있었습니다병실 안에서는대화를 거의 할 수가 없습니다잠든 환자와책을 읽는 환자들 속에 선저무는 하루를 병실에 걸어둔 채 부부는 카톡 문자로 대화를 합니다“여보첫사랑이 아름다울까끝 사랑이 아름다울까 “라는아내의 문자에 남편은“첫사랑은 아름답지만더 깊은 건 끝 사랑이지...”이모티콘도 보내고답변이 늦는 아내에게 발로 채근도 해대며말로 다 할 수 없는 사랑을 글로써 표현하며달달한 하루를 보내기도 한답니다할일 없는 손이 미안해서 시작한 일이매일 저녁 아내의 발을 시켜주는 일이었는데요비누로 아내의 발바닥을 문지르면통증에 겨워하는 아내가 유일하게길가의 풀꽃처럼 웃는 시간이 이때이기 때문입니다머리를 감기는 것도 남편의 몫입니다간호사에게 얻은 손 난로를가져와서는 아내 손에 얹어놓고선겨울 햇살에 감은 머릿결 따라곱게 써 내려가는 남편의 사랑도 함께 흘러가고 있습니다눈물이 진 자리에사랑으로 다시 떠는 이 자리가제일 행복하다면서요....부부의 일생과지나온 추억 길 따라 돌이켜 보면 저 바다에 수많은 모래알처럼사연도 참 많았답니다“내가 다시 태어나면그땐 진짜 행복하게 해줄게 “잠들려는아내에게 혼잣말처럼 건네 봅니다아내는 빙긋이 웃으며“그땐 당신이 아파요내가 병간호해주면서당신한테 받은 사랑을 다 돌려줄게요 “서로에겐 묵은 사랑이 있는 한힘들 때 돌아가고 싶은 곳이네가 있는 그곳이라 말하고 있는 두 사람은늙음은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운명이지만많이 짜진 연고를 나누어 바르는서로가 있었기에영원한 사랑을 지켜왔던 노부부의 사랑 마침표는첫사랑보다 더 깊은끝 사랑인 것 같습니다기적은 머리에서가 아니라가슴에서 일어날 거라 믿으며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은바로“여보” “당신”이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펴냄/노자규의 골목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