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문선호 기자] 지상파 주말드라마뿐 아니라 주말 종합 시청률에서 1위 자리를 줄곧 지켰던 KBS2 주말극 '파랑새의 집'(극본 박필주, 연출 지병현)이 끝났다. '파랑새의 집'은 최명길, 천호진, 김혜선, 정원중, 이혜숙 등 중견 연기자들의 탄탄한 연기력도 돋보였지만 다른 한 축은 이준혁, 경수진, 이상엽, 엄현경 등 젊은 연기자들이 담당해 재미를 줬다. 그 축을 견인한 주역 중 하나가 배우 채수빈이다.
채수빈은 '파랑새의 집' 속 농익은 연기가 놀라울 정도로 어리다. 1994년생으로 올해 스물둘. 스무 살 11월 29일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로 데뷔한 이래 2014년 11월 MBC 단막극 '원녀일기', 2015년 1월 KBS '스파이'를 거쳐 최근 종영한 '파랑새의 집'까지 쉼 없는 연기활동을 이어왔다. 현재는 영화 '로봇 소리'를 촬영 중이다. 혈기왕성한 젊음 탓일까. 이런 바쁜 스케줄 가운데도 밝은 생기를 뿜어내는 채수빈을 18일 오후 4시 서울 논현동에서 만났다.
배우 채수빈 / 사진=정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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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때 하루는 배우로 연기하고 하루는 스태프로 일하며 6개월 동안 연극을 했어요. 첫 무대에 부모님을 초대했는데 마음처럼 연기가 안 돼서 속상한 마음에 눈물이 났죠. 몇 개월 연습했는데 이것 밖에 못했나 싶어 실망스러웠나봐요. 하지만 계속 노력하다보니 감정도 올라오고 관객들과 소통하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스태프 일을 하면서 연기를 해보는 게 어떠냐'는 제안에 음향과 소품정리 등의 일도 했었는데 그때의 경험이 지금 연기생활에 있어 자양분이 되고 있어요"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 상연을 마친 후 채수빈은 각종 광고와 독립영화, 단편영화를 촬영하며 연기 생활을 이어갔다. MBC 단막극과 KBS '스파이' 속 조연 연기는 짧은 호흡이라 그나마 컨디션을 잘 조절할 수 있었을 터. 하지만 올해 3월부터 시작한 '파랑새의 집'은 50부작이었다. 체력적인 부담은 없었을까.
"연기가 제 생각대로 표현되지 않아서 힘든 적은 있어도 지쳐서 힘든 적은 없었던 거 같아요. 몸은 힘들어도 일 마치고 침대에 누워 자기 전에는 행복했죠. 연기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우지는 못해서 늘 배우며 즐겁게 할 수 있었습니다.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즐기면서 할 수 있었다고나 할까요?(웃음) 물론 잠도 잘 못 잘 때가 있고 지방 촬영도 다니며 드라마와 영화 촬영을 동시에 하다보니 체력적으론 힘들었지만 스태프 동료 연기자분들과 같이 고생하기 때문에 힘을 낼 수 있었고 즐거웠어요"
배우 채수빈 / 사진=정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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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이에 연기를 즐기면서 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을까. 처음 배우의 꿈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던 걸까. 채수빈이 배우가 된 이유가 궁금하다.
"배우가 되겠다고 결심한 어떤 사건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하지만 무척 어릴 때부터 막연하게 배우가 멋있어 보였고 배우는 오랜 시간 동안 제가 동경해오던 직업이었죠. '난 배우가 될 거야'라고 결심했다기보다는 고등학교 1학년에서 2학년이 될 무렵 지금 회사 대표님을 학교 앞에서 우연히 만나면서 배우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됐어요. 어릴 때부터 드라마와 영화를 보며 주인공에게 몰입했던 게 배우가 되는 데 영향을 준 것 같네요"
'파랑새의 집'은 신인 배우 채수빈을 과감하게 여주인공으로 캐스팅해 이와 관련해 시작부터 화제를 모았다. 게다가 채수빈은 '파랑새의 집'을 통해 젊은이들뿐 아니라 주말드라마를 즐겨보는 중장년층 시청자들에게도 얼굴과 이름을 알리게 됐다. 채수빈에게 '파랑새의 집'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캐스팅 소식을 듣고 났을 때도, 촬영을 할 때도 처음에는 실감이 안 났어요. 또 반 년 동안 하나의 작품에서 많은 분들과 가족처럼 지냈기 때문에 종영 후에도 허전함이 컸죠. 사실 매 작품이 끝날 때마다 공허함이 있었는데 하루종일 많은 시간을 현장에 계신 분들과 함께하다가 이렇게 끝나니 더 허전한 거 같아요. 은수라는 인물을 이제 보내줘야 할 때가 됐다는 사실이 아련하네요. 이별하는 느낌이에요. (드라마가 끝났다는 사실이) 아직까지 크게 실감나는 건 아닙니다"
배우 채수빈 / 사진=정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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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의 집'은 끝났지만 채수빈은 여전히 바쁘다. 지난 5월부터 촬영에 돌입한 영화 '로봇 소리' 때문. '로봇 소리'는 실종된 딸을 찾아다니는 아빠가 '소리'라는 로봇을 만나 딸을 함께 찾는 이야기다. 채수빈은 실종된 딸을 연기한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관객들을 찾아갈 이 영화 촬영이 끝나면 어떤 작품이 채수빈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쉼 없이 달려온 채수빈, 휴식을 꿈꿀만도 하다.
"좋은 기회가 온다면 가리지 않고 여러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장르나 역할 상관없이 다양하게요. 가슴 아픈 사랑을 연기하거나 반항아가 돼보고 싶기도 해요. 연기가 더 탄탄해진다면 스릴러나 액션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휴식이요? 쉬는 시간이 생긴다면 여행을 떠나고 싶어요. 스무 살 때부터 일을 해서 여행을 많이 다녀보지는 못했지만 여행을 좋아하고 꿈꿔요. 혼자서 여행하는 것에 대한 로망이 있어요. 아프리카나 몽골 같은 곳에 가서 모험하는 여행을 해보고 싶습니다. 현지에서 새로운 분들도 만나고, 여기에 있는 저 말고도 또 다른 저를 찾아보고 싶네요"
KBS 드라마 '스파이'에서 남파간첩 조수연 역을 맡았던 채수빈은 당시 익숙하지 않던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해 "조수연이 어릴 때부터 어떤 삶을 살았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때부터 채수빈은 조수연이 돼 하루하루 일기를 써내려갔다. "내가 잘못하면 드라마 전체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임감 때문에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하는 채수빈의 눈빛을 보며 어느새 그의 나이를 또 다시 잊었다. '파랑새의 집' 속 당찬 은수는 그냥 태어난 게 아니었다.
배우 채수빈 / 사진=정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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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호 기자 ent@stoo.com
사진=정준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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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too.asiae.co.kr/news/naver_view.htm?idxno=2015081817213362995
첫댓글 따끈따끈한 오늘자 인터뷰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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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왓 저녁먹고 온 사이에 이런 따끈따끈한 기사와 사진이 ㅋ.ㅋ
기사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당^^
좋은 기사 감사드립니다 잘읽고가용 ㅋㅋ
좋은 기사와 좋은 사진이네요~^^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