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시반에 도착한 배네 주차장은 이미 폐쇄 되었고 진눈개비 치기 시작하는 해발 600고지의 언덕은 얼기 시작한다 볕이 안드는 된각의 사면길이다
먼저 와계신 노익장 형님께 귀가길이 우려스러우니 어쩔까 물었더니 뒤에 오는 일행들에게 전화 해보고 결정하자 하신다
전화로 주고받은 논의 끝에, 귀가길이 편한 통도사 주차장서 모이기로 했기에 차를 돌렸다
통도사에 모였으면 오를만한 산이 영축산 뿐이다 두어달전 올랐던 산이라
못마땅 했지만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가쁜숨 몰아쉬며 오르다보니 겨울의 영축산은 또다른 가려佳麗함이 있었다
등고선이 높아지면서 나무 가지마다 상고대가 형성되어 빚어내는 풍광은 현려顯麗함의 극치를 그려내고 있었다
사람사는 세상이 아니다 싶어 모골송연 해졌다 아름다움이 극에 달하면 두려워 지기까지 하는것일까
덮어쓴 얼음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툭 툭 부러지는 나무가지 소리를 들으며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셨다
신불산 오르고자 한날, 험한 날씨탓으로 영축산 올랐지만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새벽에 현관과 화장실이 소란스웠지만 긴가민가 하면서 자고 깼더니 올리버녀석 엊저녁에 만취해서 늦게 들었던 모양이다
화장실에 토사물의 흔적이 보인다
운전 면허증도 없는 불쌍한 녀셕...
두고볼 일년이 고통스럽겠지
마른미역 물에 불려놓고 아침장 봤다
쇠고기 한근 끊고 싸구리 참지름 한깡통 샀다
야체칸에 있던 송로버섯을 미역국에 넣어도 되는걸까 하는 고민을 잠깐 하다가 에라 몰것다~ 하면서 쇠고기,마늘과 함께 참지름에 덖었다
불려놓은 미역을 올리고 조선간장, 어간장 참치액젖 등을 조금씩 치고 데치고 볶고 물부어 끓였더니 맛이 괜찮다
불쌍한 올리버는 세상 모르고 자는듯...
인생사 새옹지마라 했다
오르고자 했던 신불산 못오른것이 불행이 아니었고, 오히려 더큰 즐거움의 영축산이 있었다
운전면허증 뺏긴 올리버 역시 고난의 시간들이 약이되어 큰 깨달음 얻고 보다 큰 마음을 품는 성장의 기반이 돼주길 바라마지 않는다
창밖은 아직 흐리지만 봄의 낌새가 있어 맘이 포근 해진다
부디 격정없는 정가精嘉한 날들로 채워지는 날들 되기를...
첫댓글 배내골 ㅡ영남 알프스 간월산
신불산의 시작점이군요
반대로 말함 하차점이고
지명이 배내라?
부산에 배산역있는데
배ㅡㅡ잔 을 뜻하는 盃
이곳도 그런뜻을 가졌을까요?
이태리말로
베네ㅡbene는 연인이고
커피전문점 카페베네 그옆 팥빙수집을 자주갔었는데
요즘 가보니
폐업했더군요
그많은 연인들이 다 사라진듯이
눈산을 요즘
천황산 재약산. 고헌산. 영축산
간월산
이겨울에 호사 누리고 있습니다
로키산맥 벤프에. 이르러
설산구경을 두루두루 하면서
영축산 눈꽃
루돌프사슴찬란한 뿔처럼
어마어마한. 구경 이였습니다
미역국에 관한 중간평가
창기름에만 볶아도
미역국은 맛있는데
버섯다시까지 보태니
속이 션한 국물
시원하다에. 한표
땡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