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종 드 앙팡Masion de enfant
ㅡ서윤후
괘종시계가 무서웠다.
멀리 돌아가다 화분을 자주 깨뜨렸다.
넘어지면서 알게 되는 집 안의 구조.
이 집 아이들은 말을 배우지 못했다.
아무런 소리 없이 잠긴 방에서
딸꾹질 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요절을 꿈꾸는 사물들이 위태롭게 장식되어 있다.
수도꼭지를 젖으로 물고 잠이 든 아이들의 천식.
물 찬 기침을 하면 그날은
장작에 불이 잘 붙지 않았다.
벽난로의 어두운 입 속으로 흘러드는
외풍을 맞으며 입김을 배웠다.
그래도 내뱉을 수 있는 것이 있어
자꾸 죽는 것에 실패하는 아이들.
버려진 책과 인형들만 유일하게 죽지 않는 것.
손님이 오고 있다. 버려진 실내는 더욱 참혹하다.
모든 형광등과 식물들이 죽었다.
썩은 자궁을 도려내면 빛을 볼 수 있을까.
아이들 소음에 가끔 깨어나는 부모가 있어
데려가 달라고 떼쓰면
멍자국 같은 그림자 하나 문 앞에 서 있다.
아이들을 거둬줄 보모가 왔는데
문을 열어줄 수 있는 사람 아무도 없다.
기침하는 날이 자꾸 많아져야 했다.
아이들의 할 줄 아는 말이라곤
인기척 밖에 없었다.
집엔 부스러기들만 자꾸 생겨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