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글의 제목을 쓸 때 하마터면 '리뷰'라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할 뻔 했다. 다행히 '말모이' 영화를 보았기 때문에 우리말로 바꾸어 썼다. 이런 모습처럼 한글이 창제되고 576년이 지난 2019년 현재 우리의 말보다 외국의 언어가 더 편하게 들리는 상황이 매우 많아지고 있다. 또 최근에는 일본이 시끄럽게 하고 있는데 이 타이밍에 '말모이'를 보게 되어서 정말 의미 있고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되었다.
영화의 내용을 간단히 살펴 보면 김판수라는 평범한 인물과 조선어학회의 대표 류정환, 조선어학회 회원들이 1930-1940년대 일제가 우리 민족의 정신까지 지배하려던 시대에서 우리의 말과 글, 정신을 지켜내려고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영화의 제목 '말모이'의 뜻이 '말을 모아 놓은 것'인데 말모이를 위해 공청회를 열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중심 이야기이고 김판수 아들의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 친일파 아버지를 둔 조선어학회 대표의 이야기, 일제의 유혹과 거짓말에 모든 것을 잃은 한 조선어학회 회원의 이야기도 나온다. 영화의 끝부분에 나오는 해방 후 김판수의 아들과 딸의 모습이 매우 감동적이다.
말모이에서 계속 나왔던 조선어학회라는 단체를 한국사 시간에 들어본 적은 있는데 잘 알지는 못했었다. 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 잘 알게 되어서 좋았다고 생각한다. 조선어학회는 1921년 12월 3일, 우리말과 글의 연구를 목적으로 조직된 단체이고 연구발표회와 강연회를 갖고 한글의 우수성을 선전하는 활동을 했다. 이 영화의 결말처럼 29년의 <조선어사전> 편찬사업을 이어받아 1957년 6권의 <큰사전>을 한글학회라는 이름으로 완성한다. 영화 속 류정환은 가상의 인물이지만 1930년대 중반부터 이 조선어학회를 이끌어간 이극로 선생이 실제 류정환의 실제 모델이라고 한다. 이극로 선생은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검거되어 징역 6년을 선고 받고 복역하다가가 광복이 되어 풀려난 후 1948년 월북하여 국어학자, 정치학자로 활동 한 인물이다. 영화 중 류정환의 대사인 "말은 민족의 정신이요, 글은 민족의 생명이다."이 말도 이극로 선생이 실제로 한 말이라고 한다.
다른 나라의 언어와 다르게 한글은 매우 훌륭한 언어가 확실하다. 영어만 봐도 한 단어가 다양한 발음으로 읽혀서 많은 혼란을 주는 경우가 있고, 중국의 한자? 그 많은 것을 언제 다 익힐지 모르겠다. '말모이'를 보며 이런 훌륭한 언어를 푸대접 했던 나의 모습을 반성하게 되었고 지금도 푸대접 하는 중인 사람들에게 자신의 언어생활을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