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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타이틀 씨이퀀스
무지에서 음악 흐르면 빛 바랜 흑백의 사진들이 보이고 만든 이들의 자막이 차례로 뜬다. 갈래 머리를 따고 교복을 입은 여학생의 사진이 몇 장 보이고 카메라 흐르듯 이동하면 훤칠 하게 생긴 남자의 사진이 몇 장 보인다. 이어 하노이 130KM, 다낭 40KM 등의 표지판들이 놓여진 이정표 밑에서 담배를 꼰아 물고 M16을 든 남자의 모습. 다시 카메라 흐르듯 이동하면 초라한 결혼사진이 보이고 이어 아이를 들쳐 업은 여자가 멍하니 어딘가를 응시하면 병실에 누운 깡마른 남자의 얼굴이 보인다. 이어 남산만한 배를 하고 아이를 업은 소복을 입은 여자가 멍하니 한 곳을 응시하면 남자의 영정 사진이 보인다. 그 사진에서 카메라 천천히 빠져 나오면 액자의 프레임이 보이고 다음 씬의 장소인 사진관 벽에 걸린 사진과 겹쳐진다.
2.INT.사진관-DAY
:
음악 이어지면 흐르는 음악은 라디오에서 나오는 톤으로 바뀌고 위 사진과 자연스럽게 매치되는 벽면의 사진들. 카메라 벽면의 사진들을 훑으며 지나가다 데스크 쪽으로 이동하면 조그만 카세트 플레이어가 보이고 이어 구형 카메라에서 필름을 꺼내는 사진사의 손이 보인다.
사진사(O.S.): 어무이는 잘 계시나?
종현: : (O.S): 네.
종현: : 의 측면 뒷모습 너머로 보이는 사진사. 아직 종현: : 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종현: : 은 맞은편 벽면에 걸린 사진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사: 쪼매 기다리야 되는데 우짤래 종현: : 아.
종현: : : 고개를 사진사 쪽으로 돌리며)
얼마 즈음 걸리는데요.
:
사진사:
사진이야 기계가 뽑는 기고 실은 내가 볼일이 있어서·
종현: : :
기다 릴께요. 일 보고 오이소.
:
사진사가 데스크에서 빠져 나오면 종현: : 의 고개는 다시 원위치로 돌아 온다. 사이즈 넓어 지면 종현: : 이 우두커니 서서 무언갈 바라보고 있다. 종현: : 앞 소파 뒤로 벽면에 빽빽하게 걸린 사진들이 보인다. 사진사가 완전히 빠져 나와 프레임 아웃 하면서
:
사진사:
금방 갔다 오께~
:
하면 조금 포즈를 주고 종현: : 이 말한다.
:
종현: : :
이거· 아직도 있네요?
:
역시 조금 포즈를 주고 사진사가 대답한다.
:
사진사:: (O.S.)
아·그거·그냥·자꾸 손이 가네·
:
사진사 문 열고 나가는 소리가 들리고 종현: : 이 소파에 앉는다. 비로소 종현: : 의 얼굴이 보이고 카메라 천천히 종현: : 으로 다가간다. 훤칠한 게 한 눈에 봐도 잘 생겼다. 종현: : 은 마치 과거를 회상하는 듯한 표정이다. 다가간 카메라가 종현: : 을 지나 벽면의 사진쪽으로 더 들어 가면 가족사진이 보인다. 어머니로 보이는 아주머니와 초등학생 또래의 아이 두 명이 담긴 사진이다. 카메라 사진으로 들어 가면서 사진 속의 형제와 어머니의 얼굴을 각각 잡으면 주연 배우 세 사람의 타이틀이 차례로 뜨고 천천히 사진 사라지면 액자 속에 타이틀이 뜬다.
:
우리 형·
:
페이드 아웃 되고 멀리 서 들려 오는 싸움소리.
:
:
3.EXT.두식이네 식당 DAY
:
화면 밝아 지면 40대 초반의 두 아주머니가 머리를 산발로 하고 한 바탕 싸움을 하고 있다. 식당 주인인 뻬쌱 마른 아주머니가 조끼를 입은 아주머니에게 밀리는 분위기다. 머리채를 잡은 조끼 입은 아주머니가 벽쪽으로 밀어 부치자 밀리는 마른 아주머니. 테이블 위의 소쿠리에 담긴 숟가락과 젓가락들이 와르르 바닥으로 쏟아진다. 바닥으로 쏟아지는 숟가락과 젓가락이 클로즈업으로 잡히고 밀리던 마른 아주머니가 조끼 입은 아주머니의 가슴에 고개를 박고 밀어 부친다. 이내 서로의 머리채를 붙잡고 밀고 밀리는 두 사람. 그 너머로 동네 아주머니들이 웅성이며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서로의 머리채를 잡은 조끼 아주머니와 마른 아주머니가 가게 밖으로 나온다. 구경 하던 아주머니들이 두 사람을 말린다.
:
:
4.EXT.구멍가게-DAY
:
평상 앞에 서 있는 대머리 아저씨의 측면 뒷모습 너머로 길 건너 두식이네 식당 앞에 아주머니들이 몰려 있고 싸우는 소리가 들려 온다. 가게 쪽으로 시선이 향하며 혀를 찬다.
:
대머리:
동네 꼬라지 잘~ 돌아간다!
:
하더니 시선이 한 곳에 머문다. 사각형 아이스 크림 통에 머리를 박고 있는 두 아이의 뒷모습. 한 아이는 멀쩡한 옷을 입고 가방을 메고 있는데 다른 아이는 빨간색 보자기를 두르고 뒤통수에 로버트 태권V 가면을 쓰고 있다. 손이 프레임 인 하더니 냉장고 문을 닫아 버린다. 이빨이 돌출되고 인중에 반창고를 붙인 아이와 저능아로 보이는 아이가 깜짝 놀라며 바라본다. 성현이와 두식이다. 빼꼼히 쳐다보는 아저씨의 입에서 툭 하고 나오는 말.
:
느그는 새끼야, 좀 떨어지 댕기라.
동네 땅값 떨어진다. 그래 뭘 그리 찾아 쌓노?
:
성현:
빠,빠,빠,빠·
:
대머리:
빠삐코?
:
성현:
어,어,어,어,·
:
대머리:
없냐고?
:
성현이 고개를 끄덕거린다. 두식이도 따라 고개를 끄덕거린다.
:
없긴 왜 없어? 나와봐라!
:
아저씨, 아이스 크림 통을 뒤적거리자 아이들이 물러나 바라본다. 한참 뒤적이 더니 계면쩍은 표정을 지으며
:
느그·죠스바 묵은믄 않되나?
:
이때 아저씨와 아이들 너머로 다가오는 조끼 입은 아주머니의 모습이 보인다. 그 뒤로 마른 아주머니가 바가지에 담긴 소금을 뿌리면서 침 뱉는 시늉을 한다. 마른 아주머니가 가게 쪽을 보며
:
두식아, 두식아, 빨리 온나!
:
아이들이 고개를 돌리면 다가 온 조끼 입은 아주머니가 성현이의 손을 잡곤 끌고 가 버린다.
:
:
5.EXT.신발가게 앞-DAY
:
진열 되어 있는 축구화를 바라보는 아이의 뒷모습. 한 아이는 체육복을 입고 있고 다른 아이는 진열대 가까이에 쪼그려 앉아 있다.
:
아이:: (O.S.)
진짜 라니까·저기 홍명보 선수가 신는 기라니까·
내가 텔레비전에서 봤는데 저거 하고 똑 같더라.
:
카메라 뒤집어 지면 앉아 있는 아이 너머로 축구화를 바라보고 있는 똘똘한 아이의 얼굴이 보인다. 가지고 싶은 표정을 한동안 잡는다. 종현: : 이다.
:
:
6.EXT.집 마루-DAY
:
울상인 얼굴의 성현이 한 곳을 응시하면 들려 오는 목소리. 이후 성현은 형으로 표기.
어머니: :: (O.S.)
돈 빌리 달라고 싹싹 빌 때는 언제고·똑 같이 서방 없이 산다고
청승 떨어가 불쌍해서 빌리 줏드만·
:
마루에 앉아 조그만 상을 펴 놓고 장부에 뭐라 적는 어머니: . 그리곤 이내 돈을 세며
:
어머니: :
얼마나 내를 우습게 봤으면·어떤 돈인데·떼 물라고·망할 년이·
:
형:
어,어,어,머니, 아,아,안가면·
:
어머니: 가 쓰으 하며 혀 소리를 내자 형이 고개를 푹 숙인다. 어머니: 다시 돈을 처음부터 세는데 이때 종현: : 이 들어 와 마루에 걸터앉는다. 어머니: 시선을 두지 않고
:
어머니: :
실컷 놀다가 기 들어 오는 기 집이제?
:
종현: : , 어머니: 의 눈치를 살피더니 세고 있는 돈을 바라보며
:
종현: : :
엄마·
:
어머니: :
와?
:
종현: : :
저·내 있다 아이가·이번에·시시신발·
형:
어, 어, 어,어,머니·아,아,아,안가면·
:
종현: : 이 형을 보더니 인상을 팍 하고 그리자 형이 또 고개를 푹 숙인다.
:
종현: :
축구·거·.저·홍·명보·그·
어머니: 숫자를 세며 넘기 던 만원 권을 지갑에 집어 넣곤
:
어머니: :
홍 명보가 와?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니도 같이 가자!
:
종현: :
우데?
:
종현의 시선이 형에게로 향하면 형이 울상인 얼굴로 종현을 바라본다.
:
:
7.INT.병원-DAY
:
카터기에 누워져 수술실로 향하는 형. 울상이다. 어머니: 가 형의 이마를 쓰다듬으며
:
어머니: :
안 무섭제? 이번 수술만 잘 받으면 엄마가 니 사달라는
거 다 사주께. 우리새끼, 뭐 사주꼬? 수술만 잘 받아라이.
8종현이 형이 부러운지 눈을 흘기며 바라본다. 수술실 문이 닫히고 의자에 앉는 어머니: . 종현이 슬그머니 옆에 앉는다. 어머니: 가 눈을 감고 무어라 속으로 기도를 드리고 있는 듯하다.
:
종현: :
버버리 때문에 우리집 망하겠다.씨~
어머니: :: (눈을 뜨곤)
니 방금 뭐라켔노? 뭐 버버리?
종현: :
그라문 버버리를 버버리라 카지 뭐라 카노? 맨날 말도
버벅거리고 공부도 못하고 거기다 같은 4학년 아이가?
어머니: :
그거는 느그 형이 수술 한다고 그란기고.
종현: :
수술은 맨날하나?
어머니: :
이기 어디서 꼬박꼬박 말 대꾸고·(때리려다 말곤)니 집에 가서 보자.
다시 눈을 감는 어머니: . 눈치를 보던 종현이 다시 말한다.
종현:
엄마, 저·뭐 하나 물어 봐도 되나?
어머니: : (눈 감은 채)
뭐를?
종현: (입술을 뒤집으며)
대신 내가 수술 받으께 축구화 사주면 안되나?
어머니: 눈을 감은 채 손이 자동으로 종현의 머리로 날아 간다.
어머니: :
불쌍한 중생. 이를 우야꼬? 기도하자. 눈 감아라.(종현이 눈을 감으면)
따라라해라. 주여·어린 양 한 마리가 길을 잃었나 이다. 구원해 주소서.
종현:
주여 어린양 한 마리가 축구화가 필요 합니다. 사 주소서.
눈을 게슴츠레 뜨더니 어머니: 의 모습을 바라본다. 어머니: 의 주먹이 종현의 머리로 날아온다.
8.INT.안방-DAY
방바닥을 몇 번 내려치는 빗자루.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형과 종현: 너머로 어머니: 가 화난 얼굴로 아이들을 바라보며 말한다. 형은 자꾸 손등에 난 사마귀를 뜯고 있다.
어머니: :
말해라. 누가 그랬노? 어서 말 안 하나?: (형제 말이 없자)
종현이 니제? 니가 엄마 돈 훔쳤제?
종현:
아니요. 안 그랬어요. 저는 학교 갔다 와서 민구 집에서 숙제 했어요·
어머니: :
진짜가?
종현:
그·럼요. 민구한테 물어 보세요. 어머니: , 제가 안 훔쳤어요. 저는 몰라요.
어머니: :
종현: 아, 진짜로 니가 안 훔쳤나?
종현: (울먹거리며)
네. 어머니: ·저는, 진짜 민구 집에서 숙제 했어요.
어머니: :
성현아, 그라믄 니가 그랬나?
종현이 거의 울상이 다된 눈으로 형을 바라본다. 형제의 눈이 순간 마주친다.
형
자,자,잘·못 했습니다. 어,어,어머니: ·
어머니:
종현: 아 니는 나가라.: (종현: 머뭇거리자) 어서!
9.EXT.마루-DAY
종현이 방문을 열고 나오면 문틈으로 어머니: 가 형을 잡더니 사정없이 때리는 모습이 보인다.
어머니: (O.S.)
내가 뭐라 카드노? 니는 남하고 다르이까 공부도 잘해야 되고
뭘 하든가 다 잘해야 한다 안 카드나? 그란데 머리에 피도 안
마른기 도둑질을 해? 싹수가 노란 자슥은 필요 없다.
문을 닫는 종현이 벽 구석에 기대어 선다. 방안의 소리가 들려 온다. 형의 입에서 계속 잘못 했다는 말만 나오고 어머니가 형을 두들겨 패는 소리가 종현의 귀에 고스란히 들려 온다. 이때 방문이 열리며 어머니: 가 형의 손을 끌고 나온다. 옷이 벗겨진 채 울며 매달리는 형을 끌고 현관을 나가는 어머니: . 카메라 천천히 종현의 얼굴로 다가간다. 멀리 대문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형이 문을 두드리며 잘못했다는 소리도 들려 온다. 현관문을 들어 온 어머니: 가 안 방으로 들어가려다 벽에 기댄 종현을 보며
거짓말 하는 자슥은 내 자슥이 아이다!
하곤 방안으로 들어 가 버린다. 대문 밖 벽에 기대 훌쩍이고 있는 형/ 방안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어머니: / 벽에 기댄 종현의 얼굴이 각각 연이어 보여진다.
10.INT.방-NIGHT
이불을 덮고 누워 있는 형. 울음이 턱까지 차올라 계속 헉헉거린다. 앉은뱅이 책상 앞에 앉아서 공부를 하고 있는 종현: . 왼쪽 손이 슬그머니 책상 아래로 가면 축구화가 보인다. 고개를 돌려 형을 바라보면 형이 억지로 웃는 표정을 지어 보인다. 종현이 머뭇거리며
종현:
빙신, 누가·니 보고 상관 하라 카드나.
CUT TO
종현: 은 모로 누워 잠이 들어 있고 그 옆에 앉아서 아래를 내려 다 보는 어머니: . 카메라 뒤집어 지면 형. 어머니: 가 형의 이마를 한번 쓰다듬자 형이 눈을 뜬다.
형:
어,어,어머니: ·
일어나 어머니: 를 바라본다. 어머니: , 옆에 놓여진 그릇에서 마늘 하나를 골라 씹는다. 클로즈업 되는 형의 손등. 빨간 피딱지가 붙어있다. 손등에 올려지는 마늘. 반창고를 붙여주며
어머니:
미련 하기는·며칠 밤 자고 나면 없어 질끼다.
형: (인중을 손으로 가르키며)
어,어,어머니: . 여,여,여기에도 부,부,부,붙이면 없어져요.
어머니: 형을 보더니 씁스레 웃는다. 그리곤 형을 꼭 껴안아 주며
어머니:
아니 그거는 안 없어 진다. 웬줄아나? 그거는 하느님이 달아준
천사 징표거든. 그래서 안 없어 진다.
뒤 돌아 누운 종현의 얼굴이 클로즈업 된다. 눈을 뜨고 있다. 그 얼굴 위로.
성현아, 니는 공부 잘해야 된다. 남들이 무시 못 하구로 공부 잘해야 된다.
11.INT.사진관-DAY
어머니: 와 그 앞에 나란히 앉은 형과 종현: . 사진사가 포즈를 주문한다. 사진사는 1번 씬에서 나왔던 그 사진사다. 종현: 은 배를 내밀고 당당히 카메라를 바라보는데 형은 자꾸 고개를 돌린다. 형의 인중엔 반창고가 떼어져 있다. 상처도 이전 보단 조금 나아졌다.
사진사:
와 성혀이는 미남 됐네. 동생 맨치로 똑바로 봐야지.
어머니: 가 형의 턱을 손으로 돌린다. 형이 억지로 다시 카메라를 바라본다.
그래. 그래. 좋습니다. 하나, 둘, 셋.
형의 고개가 다시 옆으로 돌아가고 펑 하고 소리 나며 그대로 프리즈 프레임.
종현: (나레이션)
형은 두 번의 수술을 더 받게 되었다. 그 사이 우리는 중학교를
졸업했고 어머니: 의 바람대로 같은 고등학교에 배정을 받았다.
사진이 흑백으로 천천히 탈색 되어지면 초등학교 시절이 끝 난다. 서서히 페이드아웃.
12.EXT.학교 창고 뒤 소각로-DAY
화면 천천히 밝아지면 싸우는 소리가 들리고 교복을 입은 껄렁해 보이는 아이들 몇 명이 삐리한 투로 어딘가를 응시한다. 그 중 한 녀석 습관적으로 침을 찍찍 내 뱉는데 쫄바지를 입은 인상 더러운 놈이다. 카메라 뒤집어 지면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 두 명이 싸움을 하고 있다. 런닝을 입은 녀석이 덩치 좋은 녀석을 일방적으로 두들겨 팬다. 쫄바지를 입은 무리 맞은편엔 눈이 짝 째진 녀석 하나가 연신 손과 발을 움직이며 싸우는 모습을 따라 한다. 런닝 입은 녀석이 덩치 좋은 녀석을 완전히 때려 눕히곤 아이들을 한번 바라본다. 훤칠 하고 잘 생긴 종현이 다. 입에 고인 피를 뱉곤 쫄바지를 입은 녀석의 무리들을 바라보며
종현: (깡다구 있게)
이 씹새끼들아, 내 졸라 피곤 하거든. 다음에는 때로 덤비라 씨발 놈들아!
눈이 째진 녀석이 종현: 에게 웃옷을 걸쳐주며
단추구멍:
들었제? 다음에는 때로 덤비라 씨발·
쫄바지가 인상을 팍하고 그리자 목을 수그리며
·놈들아·같이가자, 종현: 아!
쫄바지 녀석이 종현의 뒷모습을 보며 실 웃더니 침을 찍 하곤 내 뱉는다.
13.EXT.등나무 넝쿨 아래-DAY
등나무 넝쿨이 아름드리 펼쳐져 있다. 넝쿨 사이로 투과된 빛들이 벤치 곳곳에 떨어지는데 그늘과 빛이 묘하게 공존하는 공간이다. 약간 바람이 선선하게 불고 있고 형이 앉아서 책을 보고 있다. 인중의 상처가 형 임을 알 수 있다. 상처가 많이 나아졌다. 주변에선 아이들이 말 타기를 하며 놀고 있다. 호각소리가 들리고 고개를 들어 바라 보는 형. 뒤뚱 거리며 뛰어 오는 두식이의 모습이 보인다. 큰 키에 체형이 비만이다.두식이가 말 타는 아이들에게 달려 가더니 점프 하자 아이들이 와르르 무너진다. 짜증난 표정으로 바라보는 아이들. 수위가 호각을 불며 뛰어 오자 두식이 퉤퉤퉤 하고 침 뱉는 시늉을 하더니 도망을 간다. 뒤를 쫒아 가는 수위. 형의 시선이 두식에게 머문다. 빙그레 웃는다. 이때 들려 오는 목소리.
단추구멍:
두식이 새끼 또 왔네. 와 사노? 와 살어? 인생이 불쌍하다.
종현: 과 단추 구멍이 걸어 오는 모습이 보인다. 종현이 형을 지나쳐 가며
종현:
퍼뜩 하믄 거기 앉아가 문 청승이고?
형의 시선이 종현: 에게 머문다.
14.INT.교실-DAY
한 무리의 학생들이 복도를 성큼성큼 걸어 오더니 문을 열고 교실로 들어 가면 어수선한 분위기. 한 녀석이 칠판에 2학년 문예부 선발 이라고 쓰자 대표로 보이는 녀석이
선배1: (교탁을 두드리며)
조용. 조용. 야! 야!: (잠잠해 지자) 우리 문예부는 전통을 자랑한다.
남자 고등학교 중에 가장 왕성한 여고와의 단체교류를 보장한다.
특별히 이번에 딱 두 명만 더 뽑는다. 우떴노? 안 들어 올래?
맨 뒷자리의 한 녀석이 손을 든다. 단추 구멍이다. 옆에서 도시락을 까먹고 있는 종현: .
단추구멍:
선배님, 제가 한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시선이 일제히 단추 구멍에게 가고 말없이 바라보는 선배의 입에서 툭 하고 나오는 말.
선배1:
새끼 진짜 억울하게 생깄네. 니 고등학생 맞나? 니는 안 된다!
단추구멍:
와요?
선배1:
삯았다 아이가 새끼야. 거울 좀 봐라. 니 자신을 알라. 소크라테스.
아이들 까르르 웃는데 선배가 종현: 쪽으로 시선을 주며
야, 거기 도시락·훤칠하네. 이름이 뭐꼬?
종현: (혼잣말로)
좃 까고 있네·
단추구멍:
김 종현: 인데에· 와요?
선배1:
니 한테 물어 봤나, 새끼야. 어이 니가 들어온나. 확실하게 밀어주께.
아이들 우와~ 하며 바라보자 종현이 관심 없다는 듯이 밥을 먹는다.
단추구멍:
이아, 글 못 쓰는데에·
선배1:
잘 생겼다 아이가?
선배2: (선배 1에게)
새끼야, 장난하지 말고.: (무리를 보며) 여기 김 성현이가 누고?
앞 자리에 앉은 형이 손을 든다.
니가 김 성현이가?
이번에 백일장 장원 먹은 김 성현이 맞나? 니가 들어온나!
형이 약간 더듬거리며 말한다. 형은 당황하면 말을 더듬고 눈을 껌벅거리는 버릇이 있다.
형:
저,저,저는·이미 들었는데요.
선배2:
어데?
종현:
아이씨바, 뭐가 이리 시끄럽노?
종현이 짜증난다는 얼굴로 고함을 치자 조용한 교실.
선배1:
저 새끼가·
선배2가 선배1의 귀에 대고 뭐라 속삭이자 선배1이 가만히 있는다.
15.INT.사진부 교실-DAY
형이 교실에 앉아있다. 참고서를 펴 놓고 공부를 하고 있다. 칠판에 특활활동 사진부 라고 써진 글자가 보인다. 선생이 지우개로 지우더니 큼지막하게 필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라고 쓴 뒤 돌아선다. 인상 좋은 얼굴이다. 이 선생의 말투는 느리고 잠이 오는 스타일이다.
오명세 선생: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
아이들은 잠잠 하다.
아무도 모르나?
공부를 하던 형이 올려 다 본다.
실은 이 말이 무슨 뜻인지는 나도 모른다. 일단 폼으로 쓴기다.
느그들 내 밸맹이 뭔 줄 아나?
학생:
수업이 지루해 가꼬 인간 수면제 아입니까?
아이들이 와 하고 웃는다.
오명세 선생:
새끼·대담하네. 아이다. 너무 수업이 좋아 가꼬 들으믄 잠이
온다 해서 인간 수면제다. 각설 하고 사진 이 포토 라는기 말이다·
(한 호흡쉬고) 와 이리 졸리노·
CUT TO
아이들 대부분이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다. 카메라 침을 질질 흘리며 책상에 엎드려 잠이든 아이들을 잡으며 이동한다. 교탁 옆 의자에 앉은 오명세 선생은 책을 읽고 있다. 어디 선가 코고는 소리가 들려 온다. 읽고 있던 책을 덮곤 아이들을 바라보며
완저히 전멸이네.
그리곤 시선이 형에게로 간다. 형은 공부를 하고 있다. 오 선생 형에게 다가가더니
니는 안 졸리나? 이런 시간에라도 자야지?
형:
그냥·
오선생 씩 하고 웃더니 참고서를 덮어주며
오명세 선생:
디비 자라. 잠이 보약이다.
16.EXT.슈퍼 앞-NIGHT
슈퍼 주인 아주머니가 머리를 산발로 하고 기가차다는 표정으로 앞을 바라보는데 벌써 한바탕 했는지 바닥에 물건들이 흐트러져 있다. 어머니: 가 종이 박스에 물건들을 담으며
어머니:
실컷 욕해도 상관없다. 내는 이자 만큼 물건 챙기 갈라니까
억울하믄 돈 주면 될 끼고·잘난 서방 나 뒀다 뭐하노? 돈이나 벌어오지·
동네 아주머니들이 우르르 모여 그 모습을 보며 혀를 차곤 지독 하다며 한마디씩 한다.
나온나 여편네 들아.
어머니: 아주머니들을 밀치며 걸어 가는데 건너편 두식이네 식당 앞에 두식이 엄마가 김치를 담그고 있다. 두식이는 입을 호호 불며 김치를 먹고 있다. 어머니: 모른 체 하고 지나간다.
17.EXT.버스 정류장-NIGHT
정류장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형. 그 옆에 앉는 종현: 과 단추구멍. 종현이 책을 낚아채며
종현:
뭐꼬? 토,토,에,에이씨(TOEIC)?: (대충 보곤) 지랄하네·
형이 씩 웃곤 책을 돌려 받는데 표지에 TOEIC 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니 또 일등했데?: (따분한 투로) 엄마 또 동네방네 자랑할 거리
생깄다고 좋아하겠다. 하기는 니가 공부라도 잘해야지. 니는 공부를
잘하고 내는 싸움을 잘하고 씨바 형제는 용감했다가 따로 없네.
형이 미소 지으며 바라보자
와? 뭘 보노? 떫나?
형:
조,종현: 아, 버,버스·
버스가 다가 와 멈춘다.
종현:
먼저 가라.
형:
어머니: 기,기,기 다릴 낀데·
종현:
먼저 가라 안 하나!
단추 구멍: (종현의 눈치를 보곤)
먼저 가라. 성현아.
형이 버스에 오른다. 멀리 뛰어 오는 학생들이 보인다. 형의 뒷모습으로 시선이 가는 종현: .
18.INT.버스 안-NIGHT
버스에 오른 형. 버스 안은 복잡하다. 형이 비집고 들어 가더니 종현이 내다 보이는 창 앞에 선다. 형 앞에 교복을 입은 여 학생이 앉아 있다. 얼굴은 잘 보이지 않는다. 창 밖을 바라보는 형. 종현이 힐깃 하고 형을 바라 본다. 카메라 밖으로 나와 창 밖을 바라보는 형의 모습을 잡는다. 이때 형의 맞은편에 앉아 있는 여자의 얼굴이 처음으로 보인다. 종현의 시선이 형에게 잠시 머물다 아래로 향한다. 미령이다. 한눈에 봐도 예쁘다. 미령이 종현의 시선을 느끼곤 누굴 보는가 싶어 옆에 서 있는 사람을 힐끔 하고 올려 다 본다. 형의 시선이 미령과 마주친다. 멈칫하다 재 빨리 고개를 돌리는 형. 버스 출발하고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창 밖을 바라보는 미령. 멀어져 가는 종현: . 그리고 종현의 시점으로 버스 안의 형과 미령의 모습이 점점 멀어진다.
19.EXT.버스 정류장-NIGHT
벤치에 앉아 있던 단추 구멍이 일어나 멍한 표정으로 넋 나간 듯이
단추 구멍:
와 심장이 멎었다. 봤제? 봤제? 항도 여상 퀸카 조 미령이·
그림에 떡 아이가·(앉으며 종현을 보곤) 저아, 오빠가
영춘이 행님 이라고 억수로 유명한 깡패거든. 찍쩝거리다
걸리믄 빼도 몬추린다.
버스 진행 방향으로 시선이 가 있는 종현의 표정에서 관심이 가는 느낌이 든다.
니 내가 와 문예부 들아 갈라고 했는 줄 아나?
종현:
와? 저 가시나도 문예부가? 어울리네·
단추구멍:
어울리기는·니, 저아 밸맹이 뭔줄 아나?
종현:
뭔데?
단추 구멍:
못 믿겠지만 벌통 아이가, 벌통. 보기에는 청순해 보이도 아가
조금 맹하거든. 살살 굴리믄 즈그 오빠 몰래 한 그릇 할 수도
있다 아이가?
종현:
진짜가?
단추구멍:
그래. 소문 못 들었나? 특기가 아다 따 묵는 기란다.
종현:
아다?
단추구멍:
그래, 아다!
종현이 단추 구멍의 멱살을 잡으며
종현:
우리는 내일부터 문예부다.
단추 구멍:
문예부???
20.INT.옷 가게-DAY
중간 크기 정도 되는 옷 가게다. 거울을 바라보며 잠바를 입는 형. 거울 옆 진열장 위에 잠바가 다섯 벌 정도 올려져 있다. 여자 직원이 짜증난다는 표정을 지으며 바라 보는데 어머니: 가 형에게 갈색 잠바를 입혀 주더니
어머니:
이기 어울리네. 보기 좋다. 이 걸로 하자. 이거 얼만교?
어머니: 가 카운터로 향하면 형이 탈의실 옆에 세워진 거울을 바라보며 매무세를 가다듬는다.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옆 진열장에 올려진 흰색 잠바를 앞에 대어 본다. 이때 탈의실 문이 열리며 예쁘게 생긴 여학생이 원피스를 입고 나온다. 형과 마주치는 시선. 미령이다. 얼은 듯 멈춰 서있는 형. 미령이 물끄러미 형을 바라보자 그제서야 자신이 거울을 가로 막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얼른 자리를 비켜 준다. 미령이 거울 앞에 서더니 매무세를 가다듬어 본다. 거울에 반사되어 바라 보는 형의 얼굴이 보인다. 둘 사이의 시선이 교차 되면 형이 흠칫 놀라더니 옆에 올려 진 곤색 잠바를 집어 들고 대보는 척 한다. 미령이 옷이 마음에 드는지 밝은 표정으로 뒤 돌아 선다. 형을 비켜 카운터로 향하면 형의 고개가 스르르 미령에게로 향한다. 형이 멍한 표정으로 미령을 바라보는데 어머니: 가 그런 형 옆에 다가 서더니
어머니:
뭘 그렇게 보노?
형이 마치 들킨 듯 한 표정으로 어머니: 를 바라본다. 어머니: 형이 손에 든 곤색 잠바를 보곤
와 그기 마음에 드나?
형이 엉겁결에 고개를 끄덕인다.
21.INT.방-DAY
형이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는데 연습장에 영어 단어를 쓰다 갑자기 뭘 생각 하는 듯 피식 거린다. 거울을 보며 무스를 바르던 종현이 그 모습을 바라본다. 또 피식 거리며 웃는 형.
종현: : (물끄러미 보더니)
야, 니 뽕 맞았나? 그만 좀 피식대고 버버리, 니 버버리 잠바
좀 가지고 와 봐라.
거울을 보며 가슴팍을 두드리는 종현: . 엄마가 형에게 사준 그 잠바다.
형:
그거 가짜다. 버버리는 B로 시작하는데 이거는 V로·
종현:
안다. 니 하고 내하고 차이가 뭔 줄 아나? 진짜도 니가 입으면
보스맨과 레나 아돌 후가드 作(작)
시간: 현재
장소: 남아프리카 스와트콥스 강의 진흙 갯벌.
개요
남아프리카 사람의 어투를 사용하는 무거운 짐을 꾸린 유색인 보스맨이 폐차조각이 산재한 언덕과 쓰레기 벌판을 제외하고는 황량한 배경을한 무대위로 올라온다. 그는 낡아빠진 골 함석을 뒤적이며 자기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운반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낡은 침대요라든가 담요, 낡아빠진 요리기구,누더기옷 등이다.
그는 한 장소를 택해 골함석을 내려놓은 다음 자기의 짐을 내려 그 옆 바닥에 털썩 놓는다. 그는 확실히 멀리 걸어왔다.
보스맨이 등장한후 에 이어서 아내가 등장하는데 그의 아내 레나는 남편과 마찬가지로 유색인이며 무거운 짐을 지고, 피로해 보이고 ,맨발이며 한쪽팔 옆에는 장작 꾸러미를 들고
있다. 그리고, 가난함을 표현해 주듯이 말라빠진 체구에 초라한 옷을 입고 있다. 쪼들리고 방랑의 생활 때문인지 그들의 나이를 확실히는 알수 없지만 대략 50대쯤 되어 보인다. 보스맨은 레나를 천천히 올려다 본다. 그는 그녀를 못 마땅하게 쏘아본다.
그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그녀는 무거운 짐을 지고 그의 뒤만을 오랫동안 따라오며 이런 상태에서 한쪽 옆에 앉아 있는 그를 못 마땅해 하면서도 동물적인 복종심만을 가진 벙어리가 되어 버렸으며 단지
짐꾸러미에만 의존해 왔다. 그녀는 자기가 그를 추월해 버린것을 알면, 아직까지 그들이 더 걸어가야 한다면 그에게 얼굴을 돌리지는 못하고 그냥 멈춰선다. 레나는 장작과 짐꾸러미를 내려놓고 천천히 앉아 안도의 숨을 내쉰다.
레나: 여기에? 이런 진흙인 스와트콥스에! 이제 너무 늦었어. 그러니 이 곳이라도 별도리 있어! (잠시 멈추고 새를 본다) 이놈아! 꺼져버리라구 이놈들아! 빨리 꺼지지 못해. 네녀석들의 그림자조차 무거워 땅바닥에 남겨놔! 내일 네녀석들을 바람에 매달아 놓고 조롱해야지. 우리는 진흙에 있을 거란 말이다. 더러운 놈들. (그녀는 보스맨을 본다.)
당신 무엇때문에 이렇게 힘들게 걷기만 하죠? 서둘러서 여기 도착 하려구요? 젠장, 보스맨! 여기는 무엇하는 데죠? 이것(그녀의 손가락 사이에 낀 진흙을 보며)--- 내일 하지 뭐.
그래. 이렇게 될줄 알았지, 제기랄, 세상은 썩어 버렸어. 편히 앉아요. 마지막 순간은 힘들었어요. 바람이 분다. 결코 당신은 걷는 것을 멈추리라고는 생각지 않았어요. 보다 더 걸으면 걸었지. 오늘 오후는 아침보다 힘들고 이 시간도 지난 시간보다 힘들어요. 그런데 또 앞으로의 사간이 다가오니 백인은 말하죠."꺼져 버리라고" (보스맨은 그녀를 악의와 혐오의 눈초리로 쳐다본다) 지난날을 기억해요? 세월도 빠르지. 우리 시간에 구애 받지 말아요. 보스맨, 우리 여기서는 골치 썩히지 말아요. 나는 더 이상 못가겠어요. 이봐요, 술이나 마셔요. (레나는 보스맨의 냉담한 눈총을 의식한 다음 그를 주시한다) 정말 너무해요. 나를 쏘아보지 말아요. 백인을 저주해요. 오늘 아침에 당신은 즐거웠잖 아요.
[나의 주인님, 그것을 밀어 부쳐 버려요! 감사합니다. 주인님! 우리는 잘 됐잖아요!]
모두 오두막집에서 자기들의 물건을 건지기 위해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가련한 사람들 말예요. 그때 당신은 한 바탕 웃었죠. 그런데 지금은? 우리 여기 앉아요. 이제 어두워지고 있어요. (그런데 보스맨은 다른 오두막집을 짓는 것에 관해 생각에 잠겨 있다.) 당신이 이처럼 앉아 있을때는 세상이 크게 느껴져요. 이제는 웃을 시간도 있구요. 우리를 보고 있잖아요. 또다시 지붕이 돼 줄 하늘을 갖고 있는 보스맨과 레나! 정말 우습죠. (잠시 멈추고--- 보스맨은 그녀를 응시한다.) 당신 무엇을 기다리죠?
보스맨: (마침내 침묵을 깨뜨리며 머리를 흔든다.) 제기랄, 레나! 내가 말하지만 우리 이제 걸어야 돼---
레나: 당신과는 말하고 싶지 않아요.
보스맨: 이제 걸어야 한다니깐!---
레나: 어디로요?
보스맨: ---그냥 계속 걸어야지. 나는 걷고 또 걸어야지---
레나: ---
보스맨: --- 몹씨 걸어서 당신이 지쳐빠져 입에서 말이 안나올때까지 말야! 보스맨은 바로 오늘 아침 백인녀석이 자기의 오두막집을 철거해 다른데로 가라고 강요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레나는 다르게 느꼈다. [너희들이 내쫓기에는 너무 이른 아침이니, 맨발로 그냥 먼지 속에 앉아 있어라!]
스와트콥스로 걷는 동안 레나는 강아지가 자기 뒤를 따라오리라 바라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그 녀석은 따라오질 않았다. 오늘 레나는 쓸모없는 폐물처럼 초췌해 보였다, 그리고, 모든 빈병을 상점으로 가지고 가는 도중에 보스맨은 레나가 빈병을 떨어뜨려서 3개를 깨뜨렸다고 사람들앞에서 때렸었다.
무감각하게 그녀는 보스맨을 따라서 여기
스와콥스진흙바닥까지왔던 것이다.
여기서 그들은 헌 빈병을 주워 생계를 위해 상점에 팔아 넘길 것이다. 보스맨은 짐꾸러미속에서 물건들 분류하기 시작한다. 그러는 동안 레나는 보스맨에게 여기 이 장소는 전에도 한번 온 적이 있었으나 쓸만한 물건들은 결코 없었고, 심지어 한번은 홍수가 주어 모은 것들을 모두 쓸어가 버렸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그러나 보스맨은 레나를 외면하고 오두막집을
세우기 위한 지점으로 낡은 요를 끌고간다. 그는 골함석을 지어 들고 어떻게 하면 지붕이라든가 하는 다양한 용도로
이용할까하고 그것을 시험한다. 보스맨은 레나가 오래전
처음으로 코애가에서 비플라스까지 걸은 이래로 끊임없이
지껄여왔다고 여기고 있다. 그리고 그 이후로 수없이 많은
떠돌이 여행을 해왔다. 레나는 다른 많은 장소도 이렇게 쓸쓸한
이곳보다는 더 나을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위에 사람이란 전혀없고 심지어는 강아지새끼 한마리조차
보이지 않는 이곳보다는 레나는 몸을 따스하게 할 술을 달라고
애걸하지만 보스맨은 그녀의 말을 듣지 않는다.
레나는 불을 피우기에 바쁘다. 그러면서 레나는 보스맨이
총끝을 들이대고 소유물을 내놓으라고 했을때를 기억한다.
페이지: 005
"그가 우리에게 총을 쐈을때 보스맨은 자기 깡통을 팽개치고
토끼처럼 그 길을 뛰어 달아 났지--- '주인님, 쏘지 마세요. 나
역시 다른 도리가 없잖습니까?' 내가 그를 발견 했던
곳은---진흙 속에서 였지. 우리가 또다시 우리의 모든것을
잃어버렸을 때는 지옥 같았지. 우리의 옷이라든가, 그밖의 모든
것을 말야, 결코 다시는 그것을 안 잃어버려야지. 다른 길로
달아나야지. 어떻게 그런일이 일어날까"
기억하는 일은 레나의 기분을 달래준다. 그녀는 집을 정돈하고
독에 물을 채우는 잡일을 하면서 콧노래를 흥얼 거린다.
보스맨은 오두막집을 만들때 이용 할 수 있는 잡동사니, 나무
몇조각, 버려진 자동차 문짝등을 모으면서 레나가 술을 손대지나
않았을까 하는 의심을 한다.-그러나 그는 술에 손을 안댄 것을
확인한다. 보스맨은 폐품이라든가 금속잡동사니를 가지지 않은채
오두막집을 짓기 위해 다시 돌아온다.
한편 레나는 자기들이 함께 이곳 저곳 떠돌아 다닌 순간들을
기억하려 애쓴다. 보스맨은 얄궂게 그녀를 혼란 시킨다.)
레나: 비플라스- 레드하우스- 코스텐? (잠시 멈추고) 여기는
스와트콥스. (그녀의 멍한 모습은 보스맨에게는 관심이 없다.
그는 지금 이렇게 웃으며 좋아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것을
가지고 지옥 에나 가요. 나는 당신 말을 안듣고 있어요. 나는
여기에 있어요!
보스맨: 어디에? 비플라스에?
레나: (눈을 감고) 난-여기 있어요. 내가 여기 도착해 있다는
것도 알고 있고요.
페이지: 006
레드하우스, 그런데 스와트콥스---(잠시 멈춘다. 그는
망각하고 있다) 잠깐! 레드하우스-스와트콥스---
보스맨: 계속해 봐. 베텔도르프도 잊지 말고 당신은 역시
거기도 가본 적이 있잖아. 그리고 미션베일도. 또 클라인스쿨도
말야.
레나: 보스맨! 혼동시키지 말아요.(그녀는 옛일을 뚜렷하게
기억하려 애쓰면서) 레드하우스-스와트콥스---그런데
비플라스---그리고---
보스맨: 틀렸어! (잠시 멈춘다. 그녀는 그를 처량하게 쳐다
본다. 그는 오두막집을 만드는 일은 그냔 두고 그녀에게 간다)
그래, 틀렸다구. 그래 지금 당신 무엇을 하고 있지?
레나: (그 여자는 주위를 왔다 갔다하며) 다시 뒤죽박죽이
됐네. 생각 났었는데!
(레나는 생각이 안 나서 보스맨에게 생각나게 자기를
도와달라고 한다. 그러나 그는 단지 그녀를 조롤한다. 그래서
그녀를 화나게 만든다. 앞으로 그녀는 자기가 어디에 와 있는지
또 자기가 누구인지 혼동 할 것이다.)
레나: 메리, 나는 메리가 되고 싶어. 당신은 누구지? (그
웃음이 보스맨의 말문을 막히게 한다) 그것은 내가 다음번에
물어 볼 말이지. 자, 당신! 이 사람 누구야? 그런데 나는
사라졌지. 안녕, 사랑하는 이여. 나는 오래 살았지. 그날 나는
사라졌지.
페이지: 007
보스맨: 당신이 호되게 맞은 그날을 알잖아.
레나: 나는 경찰에 갈거예요.
보스맨: 당신 전에도 그갰지만 그래 무슨 일이 생겼지?
"나으리 그녀는 내 여자입니다. 조금 그녀를 손 댔을 뿐입니다."
"그녀를 데리고 꺼져---" 라고 끝났잖아. 그들은 우리의 기질을
잘 안단 말야.
레나: 지금은 그렇지 않을 거예요. 이제 나의 이름은
메리예요. "나으리, 저는 이 사람을 모릅니다." 그래 당신
증거있어요?
보스맨: (주먹을 꽉 쥐며) 여기에!
레나: 조심해요! 당신은 언젠가 참혹한 벌을 받을 거예요.
사형선고 말예요.
보스맨: 당신 때문에?(조소를 던지며) 죄도 없어. 무죄야.
레나: 과장하지 말아요. 당신은 교수형을 두려워하고 있죠.
당신이 날 때리는 걸 그만 둔 것은 당신이 피곤하다든가 혹은 그
이상 무엇때문이 아니죠. 당신은 두려워하고 있죠. (잠시
멈춘다) 당신이 나를 때릴때 나는 두려움을 느끼죠. 마지막
순간까지---
당신이 때릴때 말예요.
나는 그것들을 세죠. 한번(한대)--- 또한번(한대)--- 다음은
기다리죠. (잠시 멈춘다)
당신은 정말 보스맨예요. 그것 자체가 중거죠.
내가 그것을 느낄때 알죠. 나는 레나.
보스맨: (힘주며) 그래 나는 보스맨이야.
레나: 보스맨과 레나.
보스맨: 그래! 보스맨과 레나는 당신의 모든 의혹적인
질문처럼
페이지: 008
무엇, 언제--- 어디서--- 왜! 라는 말들을 생각하는 자들이지.
레나: 보스맨과 레나.
(보스맨은 그의 오두막집을 검사한다. 비가 오면 스며들지
모른다는 걱정을 한다. 레나는 이 오두막집보다 더 나은 장소를
큰 소리로 떠들어 댄다.
그녀는 지금보다 더 나았던 때를 기억한다. 문짝이 정말
갖추어진 방에서 살때를 말이다. 지금은 춥고 축축하고 졀코
단잠을 잘수 있는 춤분한 술도 없고.
그러나 강기슭에서 누군가가 나오는 것을 보자 모닥불로부터
몇걸음 못미쳐 선다.
레나는 자기를 조롱하는 보스맨이외에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고픈 생각에 "여기 불 있어요"하며 그 이방인을 큰소리로
손짓하며 부른다.
이방인의 접근에 대해 서로가 경계하는 순간이 보인다. 레나는
보스맨의 옆쪽으로 주춤 물려선다. 그들은 함께 서서 그가
올때까지 기다린다.
늙은 아프리카인 (카퍼라고 부르는) 이 천천히 모습을 보인다.
그는 모자를 쓰고 있고 낡은 코트를 입고 있다.
좀 나이 들어 보이고 노쇠해 보인다.---
이것을 보자 레나는 실망해서 외면한다. 보스맨은 이것을 보고
한바탕 웃는다.
레나는 완강하게 보스맨의 조롱에도 불구하고 이 노인을
아무것도 아닌듯이 맞이한다.
그녀는 그를 불쪽으로 데리고 온다.
페이지: 009
확실히 그 노인은 여행을 해서 그런지 피곤한 흔적이 여실히
보인다. 그의 상태는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보스맨이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레나는 그 아프리카 노인을
불옆에 앉게 한다. 그리고 그에게 마실 물을 주면서 기분을
상쾌하게 돋군다. 그러자 보스맨은 믈을 낚아 챈다. "카퍼의
성품이 길거리에서 보스맨에게 물을 주었었다 할지라도 같았을
것이다."
레나는 그 노인을 아우타라 부른다. 그리고 갈색의 피부를
가진 우리들은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그에게 확신시킨다.
보스맨은 재빨리 레나에게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갈색인이 아니고 검둥이란 말이야" 그러자 레나는
"그들도 역시 감정을 갖고 있어요"라고 답한다.
레나는 아우타가 말을 꺼내기를 참을성있게 기다린다. 마침내
그는 코사어로 정중하고 친근한 태도로 말한다. 그러자
레나에게는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알아들을 수 없어
실망한다.
레나는 술병하나는 자기 것이라고 우기며 술을 달라고
보스맨에게 애걸한다. 그러자 보스맨은 단지 얼굴만 찌뿌린다.
보스맨이 화가 난 채 그자리를 떠나자 레나는 그 아프리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