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장산에서 발견된 반딧불이
개똥벌레 희망을 달다
반딧불이와 청정한 삶을 위한 장산반딧불이 보존동아리 출범
지난 2012년 9월 태풍이 지나간 장산은 청명했다. 장산습지를 중심으로 어둠이 깔릴 즈음 반딧불이를 찾으러 장산에 올랐다. 장산에 오르는 순간에도 또 생태체험장에 도착했을 때도 반딧불이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다. 어둠 속에 밤하늘의 별들만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서늘한 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들어 스산하기까지 했다.
한참동안 주위를 살피다 괜한 헛고생을 한다는 생각과 그냥 장산의 밤공기를 마주하는 것도 좋다는 위안을 함께 떠올리는 순간 어둠을 가르는 작은 불빛이 눈에 들어왔다. 함께한 사람들 모두 숨을 멈춘 채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눈을 의심했던가? 다시금 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돌아보니 또 다른 불빛이 허공을 갈랐다.
불빛만 바라보며 뛴 것으로 생각된다. 불빛을 추적하여 반딧불이 한 마리를 간신히 손아귀에 넣었다. 살포시 풀잎에 놓으니 반짝 반짝 빛을 발하고 있었다. 이날이 9월 17일이었다.
지난 23일 반딧불이보존동아리 창립총회 때도 이날의 감읍이 다시금 등장했다. 눈물로 그 사실을 되뇐 사람이 있었는가 하면 앞으로 더 많은 반딧불이의 개체수를 위해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도 있었다.
개똥벌레다. 개똥이란 아주 흔하다는 말과 실제 개똥을 먹는다고 생각한데서, 또는 개똥과 같은 냄새를 풍긴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반짝이는 불빛과는 달리 몸 냄새는 그다지 유쾌하지 못한 놈이다. 그렇지만 상당한 값어치를 하는 녀석이다. 어른들에겐 잊혀져 간 추억의 불빛이요, 아이들에겐 꿈 속의 불빛이다.
오랜만에 반딧불이가 장산에 모습을 드러낸 지 2년이 지난 지난해에는 제법 많은 개체수가 장산에서 관찰되었다. 제일 큰 원인으로는 소나무재선충으로 인한 항공방제가 사라진 탓이다. 항공방제가 행해지기 전만 하더라도 장산의 곳곳에 반딧불이가 발견되었다. 이는 장산군부대 군인들의 증언에서 그리고 여러 등산객들의 목격담을 통해 알 수 있다. 물론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면 모정원 주위와 멀리 청시포에서도 흔히 볼 수 있었다고 전해온다. 그 많던 반딧불이는 차츰 공해를 피해 산 속으로 숨어 들었다가 항공방제란 폭탄을 맞으면서 거의 자취를 감춰버린 것이다.
이런 반딧불이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한 결실이 반딧불이의 출현이란 결과와 함께 보존 동아리도 탄생시켰다. 이젠 장산반딧불이보존동아리와 함께 반딧불이의 보존과 개체수 증대를 위해 보다 체계적인 활동이 펼쳐질 전망이다.
반딧불이의 출현은 곧 ‘내 주위의 환경이 청정지역’이라는 사실이 된다. 또 반딧불이가 늘어감에 따라 ‘내 삶의 주변 환경도 더 깨끗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주위에 반딧불이를 날게 만들면 우리는 청정지역에 사는 건강한 삶을 영위하게 된다.
지난 1월 23일 장산반딧불이 보존동아리 창립총회 개최식
장산반딧불이 보존동아리 선언문
우리는 환경사랑과 학습을 연계, 생태체험학습의 경험으로 미래세대가 희망과 추억을 지니게 함으로서, 향토사랑의 긍지를 높이도록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우리는 장산에 서식하고 있는 반딧불이의 보존운동에 앞장선다.
▲우리는 도시속의 청정지역에 살고 있음을 자랑으로 여기며, 환경사랑을 위해 더욱 노력한다.
▲우리는 형설지공(螢雪之功)과 재송직화(裁松織火)의 뜻을 되새겨 옛 모습을 되찾는데 노력한다.
▲우리는 장산의 반딧불이 보존대책 마련으로 환경지표 깃대종으로서의 역할이 시민 개인의 건강유지에도 도움이 되도록 함께 노력한다.
/ 옥숙표 대표위원장 010-2831-7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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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반딧불이 보존동아리 선포식을 마치고
한 마리 보다 두 마리가 더 밝은 빛을 내듯…
장산 반딧불이보존동아리 선포식은 참으로 감명 깊었습니다.낮 2시에 가진 행사임에도 약 100여 명이 참가하여 반딧불이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음을 알았습니다.
먼저 회의장 벽면에 붙여진 장산 습지관련 자료와 반딧불이의 사진이 방문객들을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동안 습지보존과 동물, 곤충, 물고기, 도룡뇽 등 장산의 역사를 조사하고 장산이 훼손될까 노심초사한 옥숙표 대표위원장의 경과보고를 들으며 느낀 바가 많았습니다. 선포식의 감회가 새로웠는지 울먹이면서 제대로 말씀을 잊지 못하는걸 보고 숙연해지기까지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런분들의 노고가 이자리를 만든 것입니다. 이어진 김영주 신임회장의 노력은 또 어떠했습니까? 지난 15년 동안 반딧불이 보존과 증대를 위해 노력했다는 이야기는 또 다른 감동이었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는 장산을 보존하며 더 건강하게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주는 일은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산은 우리의 것입니다. 반딧불이 꼬리의 불빛은 우리의 희망입니다. 장산반딧불이보존동아리에 동참하는 작은 일이 우리의 허파를 더 건강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앞으로 회원들이 늘어나고 또 회원들의 헌신적인 동참이 있어야 장산이 아이들의 꿈의 체험학습장으로서 발전할 것이며 장산이 푸른 해운대의 진산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긴 세월동안 장산의 반딧불이를 위해 노력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저의 작은 힘이나마 반닷불이를 위해 보태겠습니다. 반딧불이가 하나보다는 두 마리가 더 밝은 빛을 내듯이 주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동참은 반딧불이가 해운대 전체를 밝힐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김귀옥 다음카페 장산반딧불이보존동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