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야생의 집을 짓다
방송일 2018년 1월 29일(월) ~ 2월 2일(금), 431번
집은 주인을 닮았다.
직접 터를 다지고 기둥 세워 지어 올린 집은
더욱 그 주인의 얼굴을 대표한다.
다음 생엔 집 있는 달팽이로 태어날 거야!
내 집 마련은 꿈꾸기 어려운 현실에서
내 손으로 야생의 집을 짓고 살겠다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산골로 찾아 들어간 사람들
어서 와, 이번 생에 집짓기는 처음이지?
모두가 낯설고 힘겹지만
세상 하나뿐인 나만의 집을 지으며 살아가는
산골 달팽이들의 집으로 떠나보자
·
제1부. 산골에 사는 까닭은
폭설이 그치지 않는 정읍시 소성면
쌓인 눈을 치우며 길을 내느라 바쁜 백운경씨는
함박눈이 내려도 언제나 걱정보다 설렘이 앞선다.
서울에서 내려와 집을 짓고 자리 잡은 지 어느덧 7년
급한 대로 지붕을 올리고 부랴부랴 입주한 그 날부터
지금까지 백운경씨네 집은 계속 진화 중이다.
아내와 단둘이라 아늑하고 작은 집을 계획 했건만,
자를 수 없이 멋진 금강송 때문에 이층집이 되어버렸다고 웃으며 말하는 백운경씨.
오늘같이 눈 오는 날이면 눈덩이를 등에 얹고 휘어진 대나무 터널을 건너 비밀 아지트로 향한다.
아무도 밟지 않은 하얀 눈을 건너면 나타나는 천연 눈썰매장.
이웃이 된 친구와 함께 경쟁하듯 즐기는 눈썰매 동네 올림픽은
환상적인 산골살이 즐거움을 전해준다.
뒤는 산이요, 앞은 강이니 산 좋고 물 좋은 임실의 어느 산골에 들어서면
아침부터 분주한 소리가 멈추지 않는 집이 있다.
아궁이 집만 지으면 군불 땐 아랫목에서
만화책 보면서 고구마 먹으며 살 줄 알았다는 공후남씨.
하지만 살수록 더 많은 손길을 필요로 하는 집 덕분에
오늘도 부부의 곡괭이질은 멈추지 않는다.
삽질, 망치질, 도끼질 안 해 본 게 없다며 자신을 선녀꾼이라 말하는 공후남씨와
나무꾼 남편 양찬규씨가 함께 쓰는 뚝딱뚝딱 산골일기를 만나본다.
제2부. 이모네는 두메산골
*영상보기->https://www.dailymotion.com/embed/video/k3eSuu6QNPzgjIq8vH2
함양군 백전면 두메산골에 자리 잡은 김지연씨네 집 앞마당은
밤새 내린 눈 때문에 들뜬 목소리로 가득하다.
올겨울도 어김없이 찾아온 조카들이 바로 그 주인공!
이번 방학엔 52일 동안 있을 거라는 조카의 귀여운 선전포고와 함께
김지연씨 부부의 겨울방학도 시작됐다.
천연 눈썰매장부터 메기가 가득한 마을 저수지까지.
놀 거리 천국인 이모 집에서 겨울 해는 야속하게 짧기만 하다.
온종일 눈싸움이 멈추지 않는 이곳에서,
아이들이 짠 듯이 다 같이 조용해지는 시간은 개봉박두
이모가 가마솥에 푹 삶은 닭고기를 꺼내는 바로 그 순간!
아기 새처럼 조용히 받아먹다 보면 이모부 몫은 챙기지도 못한 채 금방 동이 난다.
시골집에 그네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내의 말에
냉큼 분부 받들어 뚝딱뚝딱 말없이 그네를 만드는 남편 최선도씨.
시골집 벽체며 온돌, 대청까지 손수 수리해낸 실력을 발휘해 만드는
아내를 위한 그네는 오늘 내로 완성될 수 있을까?
시골 생활 4년 차. 아직은 모든 게 재미있다는 김지연씨에게
산골 사는 재미를 알려주는 최선도씨.
덕분에 오늘도 지리산 두메산골 이모 집에는 행복이 넘쳐난다.
제3부. 우리 집은 공사 중
*영상보기->https://www.dailymotion.com/embed/video/k6LMQM5OkHQnIVq8WeU
"티격태격 오늘도 다투려나?"
경상북도 예천군 보문면 매일 아침 집 지으러 출근하는 안희걸씨네 부부는
작년 여름부터 거의 매일이 아웅다웅 이다.
평생 한 번 해볼까 말까 한 집짓기에 과감히 도전한 부부는
모든 일이 낯설고 새로워 좌충우돌 중.
평생 집사람에게 해준 게 없다는 남편은 아내가
남은 인생 편히 지낼 수 있도록 손수 집 지어 선물하고 싶은 게 꿈이었다는데...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잘 알지만 집짓기는 초행길이다 보니 실랑이 벌이기 일쑤인 부부.
안희걸씨네 집은 무사히 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꽃을 든 남자가 어느새 굴착기까지 손쉽게 다룰 줄 아는 달인이 됐다.
황무지였던 지리산 피아골을 자신만의 놀이터로 만든
왕년의 꽃집 아저씨 이시마씨의 이야기다.
공중 위에 지어 올린 오두막집부터 집안의 싱크대까지
눈길 닿는 모든 것이 다 이시마씨의 작품.
무 팔러 간 전라도 총각이 무 사러 온 경상도 여인을 운명적으로 만나
부부 연을 맺게 됐다는 두 사람.
이제 막 사춘기 접어든 아들과 함께 피아골 왕국에서 그려가는 행복을 만나본다.
제4부. 겨울 숲에 세 들어 살아요
*영상보기->https://www.dailymotion.com/embed/video/k2Hvm2DULZ7HeGq9kLR
첩첩산중 덩그러니 놓인 너와집 한 채.
아침부터 굴뚝에 흰 연기가 자욱이 피어난다.
오늘도 어김없이 불을 때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김동율씨.
타닥타닥 나무 타는 소리 외에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이곳은
김동율씨가 손수 짓는 데 5년이나 걸린 정성 가득한 흙집이다.
폭설이 내려 꼼짝없이 집안에 갇혀 지내야 하는 날이면 김동율씨네 집은 사랑방으로 변신.
동네 사람들 삼삼오오 모여들면 잔치가 따로 없다.
산골 별미 멧돼지 샤부샤부가 오늘의 특별 요리!
야생의 집에서 만나는 야생의 고기 맛은 과연 어떨까.
치악산 자락 해발 580m.
치악산 골짜기 제일 윗집은 우복순, 강호철 부부의 보금자리다.
둘이서 꼬박 1년을 걸려 만든 나무집은 자연과 한데 어우러져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다.
마을회관까지 걸어서 한 시간.
하얀 눈길을 걸어서 오르내려도 불편함은커녕 마냥 즐겁고 재밌다는 부부
갑자기 얼어버린 수도관이 터져 말썽이지만 그쯤은 문제없다.
집수리에 의자 만들기까지 일사천리.
해 짧은 산골의 겨울이지만 바빠서 더더욱 짧게 느껴진다는
우복순씨의 집으로 향해본다.
제5부. 세상 단 하나의 집
*영상보기->https://www.dailymotion.com/embed/video/k2Hvm2DULZ7HeGq9kLR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웅장한 대문.
삼풍백화점 장식 기둥부터 서울대병원 옛 건물에서 온 돌들까지
시대별 한국 현대사를 장식한 건축물들 일부가 집안 곳곳에 숨어 있다.
마음 가는 대로 돌을 쌓았더니 집이 되었다는 여정수씨.
쓸모없이 버려진 것들도 제자리를 찾아주면 가치를 갖게 된다고 말하는 주인장 여정수씨는
오늘도 아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버려진 것들에 생명을 불어넣는 중이다.
제발 고물들 좀 그만 들여오라는 아내의 부탁을 여정수씨는 순순히 들어줄 것인가!
여정수씨의 못 말리는 돌 사랑, 골동품 사랑을 만나러 여주로 떠나본다.
남들이 기계로 터를 다질 때, 오직 삽과 곡괭이로만 대밭을 일구었다.
주부 10단에 나무꾼 경력 6년. 자칭 자연 사랑꾼 김광봉씨는 자연을 벗 삼아
누구보다 건강한 자연인의 삶을 누리고 있다.
원래 있던 보일러까지 없애면서 아궁이를 다시 살려내고,
너와지붕을 얹은 집에서 말이다.
오늘도 김광봉씨는 자연이 주는 반찬거리를 찾으러 바다로 나서는데,
과연 한 상 푸짐하게 차릴 수 있을까?
친구들에게 이 시대에 마지막 남은 원시인이라고 불리는 김광봉씨를 만나보자.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취향에 따라 집도 자신만의 색으로 염색하는 사람이 있다.
경기도 양평 최정희씨가 바로 그 주인공.
황토로 지은 집 안 곳곳 최정희씨의 취향으로 물들지 않은 곳이 없다.
집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며 손수 옷도 재단해서 만들고,
재단하고 남은 자투리는 집의 벽지로 갖다 붙인다.
매일매일 서로 닮아 가는 집과 안주인.
최정희씨의 하루는 오늘도 천천히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