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형민우 장아름 기자 = 정부가 전북 남원에 국립공공의료대학을 설립하기로 함에 따라 의대 유치를 추진하던 전남지역 대학들이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전남에서 그동안 순천대와 목포대가 의대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나 이번 결정으로 사실상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11일 국회에서 협의회를 열어 공공의료대학 설립을 포함한 공공보건의료발전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전북 남원에 국립공공의료대학을 설립하기로 했다.
신설되는 국립공공의료대학은 폐교하는 서남대 의대 정원(49명)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설립되며 국립중앙의료원을 비롯해 전북 지역 공공병원 등 전국 협력병원에서 순환교육을 시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서남대 폐교를 전제로 의대 유치를 추진해 오던 순천대와 목포대는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전북 남원에 공공의료대학이 들어서게 되면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을 늘리지 않는 이상 전남에 의대 설립은 힘들어지게 된다.
순천대는 순천시와 시의회, 지역 국회의원과 함께 의대 유치에 가장 적극적인 활동을 벌였다.
전남 동부권은 여수와 광양 등 산업단지가 많아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 대형 대학병원이 필요하다는 지역 여론이 거셌다.
순천시는 이런 지역의 요구에 따라 순천대가 의대를 유치하면 부지를 제공하기로 하는 등 의대 유치에 적극적이었다.
순천시의회도 순천대 의대 유치 지원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지원하는 등 지역사회가 모두 나섰다.
순천대 관계자는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지역에서는 대처하기 어려워 항상 대학병원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했는데 아쉽다"며 "국립공공의료대 설립 결정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고 여지가 있는지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30여 년간 의대 유치를 추진해 온 목포대도 정부의 이번 발표를 접하고 허탈해하고 있다.
목포대는 목포시, 지역 국회의원, 의료인 등과 함께 목포대 의대 설립 필요성을 전파하고 나서는 등 지역사회와 함께 유치전을 벌였다.
특히 지난해 말 올해 정부 예산에 목포대 의대 설립 타당성 조사 용역 예산 3억원이 편성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다.
목포대 관계자는 "정부 발표에 관해 확인 중"이라며 "전남에는 의대가 한 곳도 없는 데다가 섬이 1천 개에 달해 응급환자 발생 시 진료 시스템과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정부가 최종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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