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진, 「소」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1930년대 농촌 마을을 배경으로 ‘소’를 둘러싼 소작농 가족의 갈등을 그려 냄으로써 당대 농민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형상화한 희곡이다. 소는 국서네 식구들 간의 갈등을 매개하는 대상이지만, 결국 소를 차지하는 것은 국서의 가족 구성원이 아니라 제삼자인 논임자이고 소를 통해 욕망을 실현하려던 국서 가족은 몰락하고 만다. 이러한 사건의 이면에는 친일 지주 세력이 불합리한 소작 제도를 통해 농민들을 수탈하던 당시 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자리하고 있다.
◆주제 : 친일 지주 세력에 의해 수탈당하던 일제 강점기 농촌의 현실전체
◆줄거리
국서는 자신이 가진 소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소를 애지중지한다. 차남 개똥이는 아버지가 그런 소를 팔아 자신에게 만주로 갈 노자를 마련해 주기를 바라지만, 국서는 그런 개똥이의 청을 무시한다. 한편 장남 말똥이는 한창 손이 많이 필요한 시기에 농사일을 내팽개치고 게으름을 피우는데, 그 이유가 그와 혼약을 맺었던 귀찬이가 일본으로 팔려 가게 되었기 때문임이 드러난다. 국서는 귀찬이를 데려올 몸값을 마련하기 위해 소를 팔 결심까지 하지만, 마름이 나타나 밀린 소작료를 대신하겠다면서 소를 끌고 가 버린다. 결국 귀찬이는 일본으로 팔려 가고, 국서는 소를 되찾을 궁리를 하지만 논임자를 상대로 소송을 하더라도 득 될 것이 없음을 알고 단념한다. 혼인이 좌절된 말똥이는 화가 나서 논임자의 곳간에 불을 지르고 주재소에 체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