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피엔스가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지혜로운 인간이 지능형 휴대전화를 쓴다. 스마트폰은 인간의 욕망을 에너지로 하여 모든 것을 삼키고 있다.
스마트폰에는 내가 있고 가족과 사회가 있으며 세계가 있다. 그리고 기존의 휴대전화, 컴퓨터, TV, 라디오, 사진기, 녹음기, MP3, 전자사전 등을 집어삼키며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우리는 “폰 챙겼니?”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편을 넘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 필수적인 기능까지 담당하는 스마트폰은 인간 삶의 동반자이자 길잡이가 되고 있다.
끝없이 진화하는 스마트폰과 만족을 모르는 인간의 욕망이 합쳐지면 어떻게 될까?
2016년 여름에 미국의 빌 게이츠가 추천한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을 읽었다.
이 책은 ‘우리는 누구인가? 어디서 왔는가? 어떻게 해서 이렇게 막대한 힘을 얻게 되었는가?’라는 물음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호모 사피엔스는 인지 혁명과 농업혁명, 과학혁명을 거치며 지구를 지배하게 되었고 현대인은 자본주의와 소비지상주의의 이념을 즐기며 살아간다. 새로운 윤리가 천국을 약속하는 대신 부자는 계속 더 많은 돈을 버는 데 시간을 소비하고 대중은 갈망과 열정의 고삐를 풀어 놓고 점점 더 많은 것을 구매한다. 인간 최대의 적인 기아와 역병, 전쟁을 통제할 수 있는 현재의 인간은 무엇을 원하고 있을까?
지금보다 더한 행복과 불멸을 원하지 않을까?
유발 하라리는 「호모데우스」에서 ‘이 책의 목표는 하나의 결정적인 시나리오를 예측함으로써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넓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라고 한다.
데우스(Deus)는 라틴어로 신(God)이란 의미로 호모데우스는 ‘신이 된 인간’이다.
기아와 역병에서 벗어난 인간은 불멸과 행복, 신성을 꿈꾼다. 죽음과 전쟁은 다가오는 시대의 주력 사업이 되고 과학기술자들은 한순간도 쾌감이 멈추지 않도록 끊임없이 쾌감을 제공하는 제품과 치료법을 개발한다.
장기와 감정, 지능을 조작하는 일이 가능하게 되면 신과 같은 존재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이는 생명공학과 사이보그 공학, 비유기체 합성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호모 사피엔스는 사라지고 새로운 역사가 시작될 것이다.
인간은 유전공학과 나노기술,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훨씬 우수한 인간 모델인 호모데우스를 창조할 것이다.
유발 하라리는 생명공학과 인공지능이 인본주의를 위협하고 데이터 종교를 만들 것으로 예측한다.
데이터 종교는 인간의 욕망과 경험 대신 정보와 데이터를 숭배한다. 우주가 데이터의 흐름으로 이뤄져 있고 어떤 현상이나 실체의 가치는 데이터 처리의 기여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데이터 교도들은 만물 인터넷 데이터처리시스템이 완성되면 호모 사피엔스가 사라질 것으로 믿는다. 또한 자신을 알려고 산에 오르거나 음악을 듣는 대신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하고 모든 것을 온라인에 올려 '위대한 알고리즘'이 자신을 분석하도록 한다. 이미 인간은 자유의지보다 데이터에 자신을 맡기고 있다.
하라리는 이런 상황에 대해 사람들은 분노와 소외감, 두려움을 느낄 수 있지만 이는 예언이 아니라 예측일 뿐이며 하나의 가능성이라고 말한다. 과학기술은 그 자체로 사회를 결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산업혁명의 과학기술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에 똑같이 적용됐지만 결과는 다르다. 유토피아냐, 디스토피아냐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의 선택이다.
스마트폰은 어디까지 진화할까?
휴대전화가 스마트폰으로 진화하면서 손안의 작은 컴퓨터(Palmtop)가 되었고 고성능 카메라와 녹음 기능, AI 기능까지 추가되면서 진화의 끝을 알 수 없게 되었다. 1973년 휴대전화를 처음 개발한 ‘휴대전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마틴 쿠퍼가 “다음 세대는 귀밑에 심은 휴대전화를 갖게 될 것”이라 했고 과학기술자들은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뇌 이식 컴퓨터와 신체 이식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2024년 7월에 조사한 ‘한국 성인 스마트폰 사용률’은 98%다. 거의 모든 우리나라 성인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 영향권에 있다.
인간이 불멸과 신성을 위해 ‘호모데우스’를 만든다면 그 도구가 스마트폰이 될 가능성도 있다.
2024.8.28. 김주희
첫댓글 스마트폰의 진화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인간에게 대단한 편리함을 주지만 인간성 소멸이라는 불운한 일이 올 수도 있다는 걱정도 되지만 계속 발전 할 것 같습니다 사람이 잘 적응해야 좋을 것 같습니다